경영 위기라며 신사옥 건립 강행? 졸속 추진 중단하라!
경영 위기라며 신사옥 건립 강행? 졸속 추진 중단하라!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16.10.20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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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대체 무슨 돈으로 신사옥을 지을 것인가?

경영 위기라며 신사옥 건립 강행? 졸속 추진 중단하라!

     

 고대영 사장이 취임 직후 내놓은 연구동 부지 신사옥 건설 사업을 놓고 사내·외로 사업 타당성과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져가고 있는 가운데 어제 이사회에서는 임시 회의를 열고, 이른바 '미래방송센터' 건립 안을 통과시켰다. 11명의 이사 가운데 6명만이 찬성한 결과이다. 이에 사측은 내년 말까지 설계 및 인허가 절차를 마무리하고 공사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한다.

     

도대체 무슨 돈으로 신사옥을 지을 것인가?

  무엇보다 가장 큰 우려는 무슨 돈으로 신사옥을 건설하느냐는 것이다. 올해 상반기 우리 경영 실적을 보면 방송광고 수입이 전년도 대비 560억이나 줄어들었다. 그나마 콘텐츠 판매 등의 호조로 일정 정도의 수지 균형을 겨우 맞추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수천억 원이 소요되는 신사옥 건설 강행이 타당하냐는 문제 제기는 당연한 일이며, 신중을 기해 체계적이고 현실성 있게 준비해야 할 것이다. 신사옥, 이른바 '미래방송센터' 건립을 위한 총사업비는 무려 2,835억 원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계획만 가지고 추진하는 무모함...

  문제는 돈이다. 사측이 현재까지 세운 신사옥 건설을 위한 자금 조달 계획은 '유휴 자산을 처분하고, 정부에 대한 KBS자본금 938억을 확충하며, KBS 부동산을 활용한 수익 사업'이라고 한다. 그런데 문제는 이 계획대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냐는 것이다.

회사는 일부 송·중계소 부지를 매각해 천4백억 원 이상의 신사옥 자금을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그렇지만 현재 매각을 통해 자금 마련이 확실한 돈은 150억 원 뿐이고 나머지는 매각 협상이 진행 중이거나, 내년부터 매물로 내놔 일정 정도의 자금을 메꾼다는 계획이다. 그야말로 계획만 가지고 실행에 옮기는 무모함을 공영방송KBS가 저지르고 있는 것이다.

     

정부 자본금 확충? 고대영 사장의 태도로는 어림도 없어!

 또한 회사는 정부 자본금 3000억 원 가운데 정부가 아직 납입하지 않은 938억 원을 출자토록 요청한다는 계획을 밝히며 내년 봄 방통위, 기획재정부 등과 협의해 2018년 정부 예산에 반영토록 한다고 한다. 계획은 세울 수는 있다고 본다. 문제는 현재와 같은 고대영 사장의 경영방식으로는 실현이 어렵다는 것이다. 현재 방통위원들, 특히 야권 추천 방통위원들은 하나같이 수신료 문제가 우선이라는 입장이며, 재원 공영화는 뒷전으로 한 채 신사옥 건설을 위해 돈이 필요하니 기재부에 미납 자본금 출자 요청부터 해달라는 것은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생각이다. 더구나 고대영 사장의 그동안의 막무가내 행보와 태도에 불만이 높아, KBS의 새로운 재원 마련에 대해 여·야 추천을 막론하고 모든 위원들이 매우 부정적인 분위기이다. 설령 방통위가 KBS를 위해 자본금 납입을 요청하고 이를 기재부가 받아들여 예산안에 편성한다 하더라도 여소야대 국면의 국회에서 KBS 관련 예산안이 통과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국감 현장에서 국회를 무시하는 등의 '답변하지마' 태도 등은 차치하고라도, 야당은 KBS의 공정성과 제작 자율성 논란을 극복할 수 있는 구체적인 대책을 스스로 마련하라는 것을 우선적으로 요구하고 있어 신사옥 건설을 위한 정부 추가 납입금 출자 예산은 현 국회에서 살아남기 어렵다.

     

수익모델이 제외된 개발? 피해는 고스란히 직원들이 떠안아...

  지은 지 40년이 넘은 연구동의 개발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심각한 경영위기를 들먹이며 제작비를 일방 삭감하고, 조합원의 임금까지 쥐어짜는 지금의 상황에서는 보다 심각하고 철저하게 생각해야 한다. 특히 신사옥의 개발은 내부 자산 위주보다는 수익모델을 포함한 개발 방향으로 설정하는 것이 맞다. 별관 개발과의 연계성도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것이다. 그러나 수익 모델 창출도 없이 자산 매각과 자본금 확충과 같이 공허하고 허울 좋은 계획만 가지고 추진하다가는 막대한 건축비 조달을 위해 직원들에 대한 엄청난 압박이 몰려 올 것이며, 이는 한두 해를 넘어서 장기간의 위기를 불러올 것이라는 것은 불 보듯 뻔하다. 지금 KBS의 심각한 재정 위기는 공간이 문제라서 야기된 것은 결코 아니다.

     

막무가내 신사옥 강행, KBS 위기를 자초할 수도...

  고대영 사장의 막가파식 불통 경영의 책임은 결국 남은 직원들의 몫이 될 것이며, 사옥 건축비를 빌미삼아 향후 수년간 직원들의 임금과 복지 등을 옥죌 것은 당연한 수순으로 보인다. 번듯한 건물 지어 '방송과 한류의 중심이 되고 직원들에게 자신감을 부여하는 계기가 된다.'는 황당한 회사의 논리는 무슨 자신감에서 나오는 것일까? 경영이 어렵다며 회사의 수익 확보를 그렇게 외치면서도 수익 모델조차 없는 신사옥 건립을 왜 이리 성급하게 강행하는지 답답하기만 하다. 결국 '수신료'라는 근본적인 문제에는 눈감은 채 뜬구름식 재원 마련 방안을 고집하는 고대영식 경영으로는 아무런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며, 향후 '수신료 현실화'를 포함한 공영방송 KBS 정상화에도 큰 걸림돌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 조합은 경고한다. 신사옥 건립의 무리한 추진을 중단하고, 향후 계획에 대해 원점에서 당장 재검토하라.

     

2016년 10월 20일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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