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보도참사 관련 7대 취재 제언
대통령 비선실세 최순실의 국정 농단을 둘러싼 새로운 의혹들이 봇물 터지듯 쏟아져나오고 있다. 지난 25일 뒤늦게 최순실 의혹 취재 전담 T/F가 발족했지만 KBS의 관련 보도는 여전히 타사 단독 보도 따라가기에 급급한 참담한 상황이다.
더구나 메인 뉴스에 마땅히 보도해야 할 아이템을 방송에서 빠뜨리는 작태도 여전한 실정이다. 당장 27일 어제 부산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을 상대로 하야를 촉구하는 대학생들의 기습 시위가 벌어졌다. ‘민주주의를 사수하고자 하는 경북대학교 교수 일동’ 88명은 같은 날 시국선언문을 발표하고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했다. 그러나 당일 KBS 뉴스9에서 이같은 국민적 분노의 목소리는 철저히 무시당했다.
그 뿐만이 아니다. 27일 KBS 뉴스 페이스북 계정에서는 41년 전 최태민 종교행사에 박근혜 당시 대통령 영애가 등장한 자료화면을 공개해 수만 명이 조회하는 등 큰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해당 영상은 당일 뉴스9에서는 찾아볼 수가 없었다. 그나마 타사에 비해 차별화된 영상을 공개했다는 호평을 받았으면서도 정작 메인 뉴스에는 쏙 빼놓은 것은 도대체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혹 아직도 사태의 심각성을 은폐하고 국민적 분노를 물타기하려는 속셈을 깨끗이 버리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언론노조 KBS본부는 지난 성명을 통해 작금의 보도 참사를 일으킨 보도 책임자들에게 모든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스스로 물러나라고 요구한 바 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땅에 떨어진 KBS 보도의 위상과 후배 기자들의 사기를 일으켜 세우기에는 부족함이 많다고 판단하며, 보다 적극적으로 이번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이 7가지 사항을 제안하며 이에 대한 충분한 취재와 보도를 촉구한다.
1. 세월호 참사 당일 7시간 박근혜 잠적 최순실 연루설
2. 집회 시위, 시국 선언 등 국민적 분노 충실한 전달
3. 박근혜 최태민 최순실 과거 자료 화면 발굴 보도
4. 개성공단 폐쇄, 통일 대박론, 탈북 권유 등 대북 정책 최순실 농단 의혹
5. 위안부합의 등 외교 개입 및 농단 의혹
6. 재벌, 고위공직자 친인척과 최순실 연루 '8선녀’설
7. 사드 배치, 차세대 전투기 등 대규모 국방사업 최순실 개입 의혹
부실하기 짝이 없는 대처로 종편 뉴스 베끼기에 급급한 현 상황은 보도 참사 그 자체다. KBS에 쏟아지는 조롱과 멸시를 도대체 어떻게 극복할 셈인가? 보도본부 기자들을 비롯한 내부 구성원들의 비참한 심정과 땅에 떨어진 사기는 어떻게 되돌려 놓으려 하는가? 만회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국민적 의혹을 속시원히 풀어줄 차별화된 방송 뿐이다. 우리 모두가 적극적으로 취재와 제작에 나서야 할 때다.
2016년 10월 28일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