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일 특검 결과 1꼭지로 때우기, 제정신인가?
90일 특검 결과 1꼭지로 때우기, 제정신인가?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17.03.07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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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일 특검 결과 1꼭지로 때우기, 제정신인가?

     

박근혜 최순실 일당 비호 보도를 노골화하던 KBS뉴스9가 도를 넘어도 한참 넘어섰다. 어제 KBS뉴스990일간 진행된 특검 수사 결과 발표 내용을 단 1꼭지로 뭉개버리는 신공을 선보였다. 삼성 총수를 구속하고 현직 대통령의 수백억 수뢰 혐의를 파헤친 미증유의 수사 결과를 달랑 리포트 하나로 처리했다. 기가 막힐 따름이다.

방송 순서도 8번째로 밀어내 뒷전으로 취급했다. 그나마도 수사결과 1꼭지 바로 뒤에는 박근혜 대리인들이 주장하는 혐의 부인과 특검 폄훼를 대등한 1꼭지 리포트로 이어붙였다. 수사 인력 105명이 투입돼 13명을 구속하고 30명을 기소한 방대한 수사 결과를 박근혜 대리인단의 일방적 주장 몇 마디와 대등하게 다룬다는 게 말이나 되는가?

     

결과 발표 다수 누락, 검찰 수사 과제 모르쇠

     

무리하게 한 꼭지로 때우려다보니 꼭 들어갔어야 할 내용이 죄다 빠졌다. ▲전경련 동원 친박 단체 68억 지원 ▲ 박근혜, 최순실과 573회 통화 ▲박근혜, 문체부 하나은행 인사 불법개입 등 적나라하게 드러난 박근혜-최순실게이트 실체를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국정농단 정점에 대통령 박근혜가 있었다는 특검수사결과 핵심 메시지를 지워 버린 것이다.

또한 ▲세월호 7시간 ▲우병우 혐의 ▲이재만∙안봉근 연루의혹 ▲SK ∙롯데∙CJ 혐의 등 향후 검찰 수사 과제가 무엇인지를 짚어주는 보도도 없었다. 특검 수사 종료로 국민의 눈과 귀가 향후 검찰 수사에 쏠려 있는 상황에서 이렇게 막 나가도 되는가?

     

미사일 보도 10꼭지, 핵전쟁 공포 조장도

     

반면 어제 북한 미사일 발사는 톱부터 내리 7꼭지를 방송하며 총 10꼭지로 물량 쏟아내기식 보도를 보였다. 특검 수사 결과를 마지못해 찔끔 다룬 것과는 달라도 너무 달랐다. 게다가 난데없는 핵무기 해설 꼭지들을 530초가 넘도록 이어붙여 당장 핵전쟁이라도 날 듯한 공포분위기를 조성했다. 북한 미사일 발사를 기화로 안보위기감을 고조시키려는 시커먼 속이 너무 뻔히 들여다보인다.

어떻게든 박근혜 최순실 일당의 죄상을 덮거나 감싸고 틈틈이 안보불안감을 자극할 북한 관련 아이템에 광적으로 매달리는 KBS보도 책임자들의 편집 태도는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그러나 최근 들어 그 정도는 위험수위를 넘어섰다. 당장 지난 주말만 해도 국정원이 탄핵심판중인 헌재를 사찰했다는 충격적 의혹이 제기됐지만 뉴스9에서는 사흘이 지난 어제까지도 단신 한 줄을 내지 않았다. 4당이 국회 정보위 소집을 요구하며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나섰고 대선주자들도 강한 어조로 비판하고 있다. 못했는지 안했는지 팩트 확인이 안 된 무능은 둘째치더라도 정치권에서 나오는 격렬한 반응까지 이렇게 입 싹 씻고 무시해도 되는 것인가? 또다시 대선 국면에서 불거진 국정원 사찰 의혹을 이렇게 덮어놓고 깔아뭉개는 건 무모함인가 뻔뻔함인가?

KBS뉴스9는 앞서 친박 세력들이 박영수 특검 집을 찾아 야구방망이로 협박하고, 탄핵 인용시 아스팔트에 피를 쏟는다는 등 막말을 내뱉은 사실도 입 다물었다. 대통령 대리인단이 세월호 당일 중대본 차량돌진 사고증거라며 거짓 동영상을 헌재에 제출했다가 자진철회한 소동도 침묵했다. 그러면서 북한 관련 사안이 발생하면 있는 뉴스 없는 뉴스까지 죄다 끌어모아 방송하는 작태를 보이고 있다. 언제까지 같은 수법으로 시청자들에게 역겨운 뉴스를 제공할 것인가? KBS보도 책임자 당신들의 죄상은 낱낱이 기록으로 남고 있다.

     

     

     

2017년 3월 7일

전국언론노동조합 KBS 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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