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축소’ MBC는 ‘누락’, 이게 뉴스인가?
삼성은 ‘축소’ MBC는 ‘누락’, 이게 뉴스인가?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17.08.10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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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은 ‘축소’ MBC는 ‘누락’, 이게 뉴스인가?

     

박근혜 최순실 국정농단 보도 참사 주범들인 KBS보도 책임자들이 우수수 빠져나간 자리를 새 보도본부장 등 고대영 순장조들이 메운 지 일주일 남짓 지났다. 처음부터 기대도 없었지만 새 보도 책임자들이 내놓고 있는 뉴스는 목불인견이다.

     

이재용 구형 <뉴스9> 23분대 배치, 최악의 삼성 비호

     

지난 7일 KBS뉴스9는 최악의 삼성 비호 보도로 얼룩졌다. 온 국민의 눈과 귀가 삼성그룹 1인자 이재용에 대한 특검의 구형 소식에 쏠린 날, SBS와 JTBC, MBC 모두 탑부터 내리 서너 꼭지씩 이재용 징역 12년 구형 소식을 상세히 보도하고 분석했다. 이튿날 조중동을 비롯한 주요 일간지들도 예외없이 1면 주요 꼭지로 보도했다. 이론의 여지가 없는 당일 탑뉴스였다.

그런데 KBS뉴스9는 어떠했나? 당일 뉴스9는 톱부터 내리 6꼭지를 우리 정부 및 주요 우방국간의 북한 제재 압박 논의, 그리고 북한의 위협 등으로 도배했다. 바로 이어 폭염과 가뭄 소식으로 4꼭지를 더 채웠다. 대한민국에 지금 더위 모르는 사람이 누가 있단 말인가? 그 뒤에도 공관병 갑질 파문 속보 관련내용으로 세 꼭지를 더 채우고 나서야 비로소 이재용 뉴스가 등장했다. 23분대, 13번째 꼭지였다. 그나마 분량도 타사 절반 수준인 두 꼭지였다.

네 꼭지 다섯 꼭지로 다뤄도 시원찮을 내용을 어거지로 쳐내고 줄이다보니 부실하기 짝이 없다. 이재용이 구체적으로 무슨 혐의인지도, 박근혜 재판에는 뭐가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 건지도 타사 보도와는 비교가 안 된다. 이게 말이나 되는 일인가?

     

이건희 관련 압수수색은 ‘간추린 단신’

     

그게 전부가 아니다. 이 날은 경찰이 서울 한남동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 자택 관리사무소를 압수수색한 소식도 각종 인터넷 포털사이트 등을 뜨겁게 달궜다. 이건희 회장이 자택 인테리어 공사비로 삼성 계열사 돈 100억 원을 지불했다는 거액의 횡령 정황을 수사중인 엄중한 사건이다.

게다가 이 의혹은 KBS가 지난 5월 31일 추적 60분 <재벌과 비자금 2편 - 한남동 수표의 비밀>을 통해 사실상 단독으로 발굴 보도한 바 있는 의제이기도 하다. 언론사로서 힘을 실어줘도 모자랄 발굴 의제를 우리 뉴스9는  말미에 단신 한 줄로 때우고 넘어간 것이다.

위 두가지 삼성 관련 소식은 그나마 보도라도 했다. 충격적인 삼성 관련 소식 또 하나가 당일 7일에 터져나왔지만 KBS는 아예 침묵하고 말았다. 주간지 <시사인>은 장충기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차장이 언론사 편집국장 등으로부터 받은 낯뜨거운 각종 청탁 문자메시지를 낱낱이 폭로했다.  

     

삼성 임원 상대 언론사 간부 청탁문자 ‘침묵’

     

시사인 폭로 내용을 보면 그야말로 가관이다. 자녀 취업 청탁, 광고 수주 청탁 등 삼성의 금권 앞에 개처럼 굴복한 언론사 관계자들의 적나라한 민낯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우리 사회 강자로 군림해온 재벌과 언론권력의 비열한 결탁이 그 일단을 드러냈음에도 KBS뉴스9에서는 당일은 물론 폭로 사흘이 지난 10일 오늘까지도 방송은 물론 인터넷 기사마저 한 줄 찾아볼 수 없다.

삼성 총수 일가에 대한 부정적 뉴스만 나오면 꼬리를 내리고 비호하기에 급급한 작태를 도대체 언제까지 반복하겠다는 것인가? 이러고도 수신료를 내는 국민들 앞에 고개를 들고 떳떳이 뉴스를 내놓을 수 있는가?

     

공영방송 촬영기자 ‘블랙리스트 파문’ 모르쇠

     

기가 막힌 일은 8일도 벌어졌다. MBC 카메라기자 65명을 대상으로 ‘언론노조 영향력 하에 있는 자’, ‘파업을 주동한 자’ 등을 기준으로 4개 등급으로 나눈 블랙리스트를 언론노조MBC본부가 폭로한 것이다.

박근혜 파면의 주된 사유 가운데 하나가 문화계 인사에 대한 블랙리스트 파문이었음은 온 국민이 아는 바다. 대한민국 양대 공영방송 중 한 곳에서 노동조합 활동 등을 기준으로  버젓이 배제 명단을 만들고 실행한 의혹이 터져 나왔는데 당일 뉴스9에는 단신 한 줄이 없다. 이게 시청자들의 알 권리를 제대로 충족시키는 뉴스인가?

     

고대영-이인호 체제 종식만이 해답

     

고대영의 순장조들이 지휘하는 뉴스가 무엇인지 그 실체는 똑똑히 드러났다. 삼성에 불리한 뉴스면 감싸고 축소하기 급급하고, 국정농단 공범들의 죄상이 드러나면 입을 다물어버리는 뉴스다. 하긴 고대영 본인이 대기업으로부터 골프 접대나 받던 버릇이 어디 가겠는가? 1급 언론부역자가 사장으로 있는 방송사 뉴스가 제 모습일 리가 있겠는가?

고대영 순장조 보도책임자들에게도 똑똑히 경고한다. 고대영 이인호 퇴진 뒤 닥칠 추궁과 처벌을 더욱 가혹하게 만들지 마라! 당신들이 반성하고 사죄할 수 있는 시간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2017년 8월 10일

강한 노조! 정의로운 노조! 연대하는 노조!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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