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적폐 청산은 정치가 아니라 역사의 문제입니다.
언론적폐 청산은 정치가 아니라 역사의 문제입니다.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17.11.10 10:13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언론적폐 청산은 정치가 아니라 역사의 문제입니다.

 

최근의 한 칼럼니스트의 글 제목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지금 역사의 중요한 한 획을 긋는 싸움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거룩한 싸움을 자꾸 정치판으로 끌어들이려는 자들이 있습니다. 얼마 전 여당과 야당들은 공영방송 보궐 이사 자리를 놓고 서로 자기들에게 추천 권한이 있다고 설전을 벌였습니다. 정당이, 정치권이 공영방송 이사를 추천한다는 아무런 법적 근거조차 없는데도 떼를 씁니다.

 

이번에는 고대영 사장이 정치권을 끌어들였습니다. 자신의 진퇴를 방송법 개정을 빌미로 삼아 정치권에 맡기겠다고 합니다. 적폐 이사들도 똑같은 논리를 들이대며 자진 사퇴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KBS노동조합마저 덩달아 장단을 맞추고 있습니다. 정말 안타깝고 서글픈 상황입니다. 공영방송 KBS는 그렇게 정치권의 당리당략과 이해관계에 따른 다툼 속에 만신창이가 됐습니다.

 

지난해 민주당이 발의한 방송법이 있습니다. KBS의 이사를 아예 여당과 야당이 직접 뽑고 이른바 ‘특별다수제’를 두어 한쪽에 치우치지 않도록 견제장치를 두자는 게 골자입니다. 하지만 이 법안은 국회에서 단 한 번의 심사조차 하지 못한 채 1년 5개월째 진행이 멈춰있습니다. 정치권이 국민과 시청자가 아닌 오직 자기들의 이익만을 위해 다투다보니 그렇게 됐습니다. 특히 담당 상임위원회는 이 문제 때문에 다른 법안도 거의 처리하지 못하는 식물 위원회가 됐습니다.

 

생각해 봅시다. 이 같은 우리의 정치 현실을 볼 때 정치권이 직접 뽑는 공영방송 이사들은 그들과 다를 것이라고 생각합니까? 제2의 이인호, 제2의 강규형, 제2의 차기환, 조우석 등이 또 공영방송 이사로 오지 않는다는 보장이 어디 있겠습니까? 이러한 사람들이 서로 논의하고 토론해 오직 시청자와 KBS만을 위해 봉사하는 사장, 경영진을 선출할 수 있을까요? 저는 지난 1년여 정치권을 지켜보면서 우리 현실에서 아직은 불가능한 것이라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이대로 통과될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만의 하나 이대로 시행된다면 KBS 자체가 정치판이 돼버릴 것임을 지난 1년여 동안 정치권 스스로가 입증했습니다. 

 

고대영 사장의 퇴진은 우리 스스로의 힘으로 이뤄내야 합니다. 고대영 사장은 지난 세월 KBS 적폐의 가장 상징적인 인물입니다. 우리 스스로, 우리 힘으로 퇴진시켜야 합니다. 이인호 이사장 등 적폐 이사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투쟁하며 밝혀낸 온갖 비리 혐의들 때문에 몇몇 적폐 이사들은 곧 단죄를 받을 운명에 처해 있습니다. 그 날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KBS의 적폐 청산은 정치가 아닙니다. 우리가 만들어 나가야 할 역사적인 과업입니다. 정치권에 맡기거나 정치권이 끼어든다면 KBS는 권력의 손아귀 안에서 쳇바퀴 돌 듯 빠져나오지 못한 채 유명무실한 존재로 전락할 것입니다. 

 

KBS 선, 후배 동료 여러분! 우리와 함께 해 주십시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의 투쟁에 참여해 주십시오. 이미 2천명이 훨씬 넘은 KBS 구성원들이 함께 하고 있습니다. 내년부터는 우리가 교섭대표 노조로 나설 것입니다. 얼마 남지 않은 승리의 그날까지 단 하루라도 함께 싸웁시다. 그래서 우리 모두의 손으로 거룩하고 영광스러운 KBS의 역사를 만들어 나갑시다! 감사합니다.

 

2017년 11월10일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위원장 성재호 올림


  •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7대 집행부 본부장 강성원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여의공원로 13 KBS누리동 2층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