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파업 Day64] 더 이상 공범자이고 싶지 않아서 하는 파업 (야합절대금지! to anybody)
[총파업 Day64] 더 이상 공범자이고 싶지 않아서 하는 파업 (야합절대금지! to anybody)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17.11.12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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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친소] 유재우 공추위간사 (a.k.a 파봉단장)


2017.11.6 총파업 D+64

 

- 성재호 위원장 발언

- KBS 10개 직능협회장 공동성명 발표

- 후원물품 배포] 귤 & 초코파이

- 우리 구역을 소개합니다] 제작기술구역

- 파친소] 유재우 공추위간사 (a.k.a 파봉단장)

- KBS 아이히만 집중 타깃 파케팅

 

KBS 새노조 총파업 64일차 요약 영상 클릭

 

같은 파업 프로그램인데 참 있어보이는 제주

그냥 피켓 들고 좀 걸었을 뿐이데

딱 영화 쀨~

시원한 바다, 맑은 하늘, 뽀샤시한 영상에 산뜻한 BGM

눈이 호강하고 귀가 시원해지는

제주지부 올레축제 걷기행사 피케팅 영상 클릭

 

 

새노조 총파업 10주차가 시작됐습니다. 그야말로 방송계는 격동기에 들어섰습니다. MBC는 지난 2일 열린 정기이사회에서 고영주 전 이사장 불신임 및 해임안건이 통과됐고, 오는 수요일 김장겸 사장 해임안 처리를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새 방문진 이사장, "김장겸 M사장 해임안, 8일 논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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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소식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YTN은 주주총회를 통해 최남수 전 머니투데이방송 사장을 차기 사장으로 내정했다고 하는데요. 전국언론노조 YTN 지부에서 강하게 반대하는 인물로 전해집니다.

 

YTN 노조는 왜 최남수 신임 사장 내정자를 반대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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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비가 교차하는 이 와중에 비겁하게 중국으로 피신했던 고대영 사장, 조용히 귀국해 몰래 출근 했다지요. 그러고도 오자마자 한다는 짓이 연합뉴스 대주주 이사 추천권을 행사해 논란이 일고 있네요. 도덕성에 심대한 하자가 있는 인사가 또다른 공영언론의 이사를 추천하다니요! 집안에서는 제대로 대접 못 받고, 권한 행세도 못하는 셀프 위리안치 "식물사장"인 상황에서 오지랍 한번 넓으십니다. 얼마 남지 않은 시간, 스스로 나가지 않는다면 끌려 나갈 수 밖에 없습니다. 지난 9년간 KBS에 저지른 본인 악행에 대한 책임은 하나도 지지 않으려는 모습, 하지만 본인 이름 석 자에 대한 책임은 질 수밖에 없을 겁니다. KBS 역사상 가장 치욕스러운 이름으로 남게 될 그 이름 고.대.영.으로 말입니다. 투쟁.

 

고대영 KBS 사장, 연합뉴스 대주주 이사 추천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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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재호 위원장 발언

 

오랜만에 뵙는다. 목요일에 지역 갔다가 금요일에는 다들 같이 영화 보셨겠지. 나는 영화 못 봤다. 그 시간에 검찰 조사 받았다. 아시다시피 고대영 사장 국정원 200만원 수수 건으로 고소인조사 받았다. 기자협회장과 공동으로 수사의뢰한 지 일주일 만이다.

 

7시간 정도 긴 조사였다. 뭘 그렇게 많이 물어보던지. 조사받으며 검찰이 고대영 사장 한 사람만 바라보고 하는 거 아니라는 걸 느꼈다. 화장실 가다 보니 어느 한 팀은 댓글조작팀 수사 받고 있고, 그 옆방은 MBC 사람들 와 있더라. KBS 관련한 수사도 본격화 될 것 같다. 단지 고대영사장의 200만원 수수 뿐 아니라 지난 10년간 KBS에서 펼쳐진 방송 인사 경영 모든 부분의 비상식적인 것들에 당시 정권이 국정원 통해 개입했는지 여부를 따질 것이다. KBS안에 많은 사람들이 긴장해야 할거다. 경기대 총장으로 가 있는 김인규 전 사장, 얼마 안 있으면 검찰청에서 부를 거다. 이 싸움이 단순히 고대영 사장 하나 내쫓고 바꾸자는 것 아님을 다시 한 번 분명히 느꼈다. 진작 좀 그렇게 하지. 약간의 슬픔도 느꼈다.

 

 

지금 이사들도 세게 버티고 있다. 자진사퇴 할 것을 강하게 요구해 왔는데 몇몇 이사들이 갈등 겪으면서도 버티고 있다. 우리가 언제까지 기다리지는 않는다. 자수기간은 한정되어 있다. 자수해서 광명 찾아야 한다. 딱 이번 주까지 시간 드린다. 이번 주 지나서 계속 사퇴하지 않는다면 끌어내립시다! 이사회 해임시킬 겁니다!! 200만원 수수의혹 있는 이런 형편없는 비도덕적인 사장 뽑아놓은 책임, 그동안 KBS 망친 책임 분명히 있다. 몇몇 이사는 개인비리 마저도 의혹이 제기된 상황이다. 강규형 이사 한 사람뿐만이 아니다. 지난주 수많은 이사들이 감사원 직원들 앞에 직접 불려나와 강도 높은 수사 받았다. 더 큰 수모 당하기 전에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라고 본다. 

 

 

 

“방송법 개정을 통해 경영진 교체하는 것이 맞는 것 같다. 해서 방송법 개정이 빨리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 한다”

- 이인호 이사장

 

최근 이인호 이사장 만났는데 이런 얘기 하더라. 참 익숙한 이 주장, 언제 했더라? 작년에 우리가 그렇게 방송법 개정해서 경영진 교체, 고대영 퇴진 이루자 외쳤을 그때, 이인호 이사장 뭐라고 했나? 방송법 개정은 한사코 결단코 반대한다고 공개 비공개적으로 주장했었다. 그랬던 이인호 이사장이 바뀌었다.이런 곳 또 있다. 어디? 바로 자유한국당이다. 작년에 그렇게 법안상정 반대하고 심사 반대하고 방송법 개정이 한치라도 진전될까 발목잡던 자유한국당 바른정당이 이제야 한번 해보자고 팔 걷고 덤빈다. 이인호 이사장과 똑같은 주장을 한다.

 

방송법 개정, 해야 한다. 그러나 지금 제출되어 있는 방송법 개정안에는 지배구조개선의 문제만 있는 게 아니다. 그 안에는 어떤 사장이 오더라도 내부구성원들이 어떻게 싸울 것인지, 싸울 무기, 제도, 장치도 함께 들어있다. 부칙조항에 현 이사회와 경영진이 바뀔 수 있는 조항이 들어있다. 그런데 한번 물어보자. 부칙조항에 따르먄 이 법률은 국회 통과로부터 3개월 후에 시행된다. 그리고 또 그 시행일로부터 3개월이 지나 이사진을 새로 뽑은 후 새로운 사장을 뽑게 되어있다. 기본 6개월이다. 지금 이사들 내년 8월, 고대영 사장은 내년 11월이면 임기 끝난다. 방송법 개정 통한 고대영체제 청산 가능한가? 불가능하다. 지금 이 시점에서 그런 주장 하는 사람들은 사기 치는거다. 되지도 않는 얘기를 하고 있다. 다시 말한다. 방송법 개정은 여전히 유효하고 해야 한다. 하지만 이인호 이사장이 지금 와서 방송법 개정을 언급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방송중립, 특정 노조에 휘둘리는 노영방송 벗어나야

(혈압주의) 뉴데일리TV 기사 클릭

 

정우택 인터뷰, 공영방송 장악 포기 사과 선행되어야

(혈압주의) KBS 1라디오 뉴스 기사 클릭

 

국회에서도 논의 안 된다. 자유한국당이 '방송법개정안 추진합시다' 하면서 부칙조항 그대로 살려두겠다고 얘기한 적 있나? 입장 바꾼 적 없다. 아마 다 없앨거다. 노사동수 편성위원회, 편성규약 강제실시, 벌칙조항 실시... 자유한국당은 절대 못 받는다. 받을 리가 없다. 왜냐? 이 방송법이 노조가 회사 좌지우지하는 노영방송법안이네 뭐네  그렇게 비난해왔던 자유한국당, 바른정당이기 때문이다. 방송법 부칙 다 없애지 않으면 통과 안될거다. 얼마 전에 최선욱 조합원이 얘기한 것처럼, 여야간에 이렇게 첨예한 이견이 대립하는 경우에는 법안 통과되지 않는다. 제가 알기로는 자유한국당도 조만간 법안 또 내 놓을거고 다른 당에서도 준비 할거다. 그러면 뒤죽박죽 되는거다.

 

 

언론장악방지법보다 '적폐청산'이 먼저인 이유

기사 클릭

 

방송법 개정 해야지. 그러나 그것과 고대영 퇴진, 아무런 관계 없다. 다시 말하면, 지금 방송법 개정에 천착하는 것은 고대영 체제를 인정하고 존속을 기도하는 것과 같다. 흉흉한 소문이 회사 안팎으로 돌고 있다. KBS 노동조합이 그런 선택 하지 않을 거라고 본다. 더 중요한 것은 KBS 노동조합이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여기 있는 우리 조합원들은 흔들리나요? (아니요) 목소리 작은 거 보니 흔들리는 거 같은데? (웃음) 흔들리면 안 됩니다. 이 싸움 곧 끝날 것이고, 우리가 이길 겁니다. 지치지 마시고 지금처럼 함께 끝까지 싸웁시다. 투쟁!

 

 

◆ KBS 10개 직능협회장 공동성명 발표

 

믿기지 않는 이야기가 들려왔다. KBS노동조합에서 비대위를 열고 단협체결을 거론하며 파업을 철회한다는 거다. 사실이 아니길 바란다. 고대영 사장 퇴진을 외치면서 파업을 시작했는데 그 고대영 사장을 협상 상대로 인정해서 단협을 체결한다? 이게 얼마나 말이 안 되는 것인가! 이 기회를 통해 사리사욕을 챙기려는 것 아니냐 하는 시각으로 볼 수밖에 없다.

 

누가 꺼져가는 고대영 체제의 생명연장을 시도하는가

성명서 클릭

 

 

고대영이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가. 국정원으로부터 200만원을 수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의혹이라지만 국가기관에 증거 문서가 남아있고 국정원 직원의 증언마저 구체적이다. 이런 사람과 협상 테이블에 앉는다는 것이 국민들에게 대체 어떻게 보여질 것 같은가? 공영성 회복, 공정성 쟁취를 위해 석 달째 파업하고 있는 우리 노력과 열정, 헌신이 한순간에 '밥그릇 싸움'으로 변질되는 것이다.

 

우리의 직장이 어떤 곳인가, 공영방송은 국민들의 신뢰와 사랑이 없으면 끝이다. 당장의 푼돈, 눈앞의 이익을 위해 국민의 사랑과 신뢰를 잃어버린다면 KBS에 미래는 없다. KBS를 되살리려는 우리의 뜨거운 열정을 욕되게 하는 결정을 KBS 노동조합에서 내리지 말 것을 강력히 호소한다. 오늘 10개 직능협회 장들이 조금의 주저함도 없이 한 마음 한 뜻 모아 성명서를 게시했다. 여기 계신 모든 분들이 ‘추천’꾹 눌러 주시라. 10개 협회장 이하 협회원들은 새노조와 함께 이 싸움 승리하는 그 날까지 한치의 흔들림 없이 함께 할 것이다. 투쟁!

 

 

 

◆ 후원물품 배포] 귤 & 초코파이

 

오늘도 우리 총파업 응원위한 다양한 후원물품이 도착했습니다. 먼저, 제주 강정마을 익명의 귤 농가에서 상큼한 햇귤 세 상자 보내주셨고요, 다음으로는 KBS 드라마 <비밀> <눈길>의 유보라 작가님께서 초코파이와 비타500을 각각 500개씩 보내주셨습니다. 잘 먹고 잘 싸우겠습니다. ^^

 

"상식을 위해 싸우는 여러분을 응원합니다"

- 유보라

 

 

◆ 우리 구역을 소개합니다] 제작기술구역

 

애초보다 쬐끔~ 길어지고 있는 파업에 활력 주려

파업영상기획단과 제6구역 전술영상제작센터가

새로운 파일럿 프로그램을 하나 런칭합니다.

바로 <우리 구역을 소개합니다!>

선풍적인 인기를 몰고 있는 <파친소>의

스핀오프 버전이라고나 할까요 ^^

각 구역 저마다의 사연과 투쟁 모습을 나누는 시간

어느 구역이 그 첫번째 주자가 될까요?

 

우리가 몰랐던 제작기술구역의 이야기

영상 클릭  

 

 

"그때 문득 깨달았어요.

나도 공범자구나..."

- 제작기술구역 차설희 조합원

 

익명의 집회 정리자일 뿐인 저,

영상 보다가 코가 시큰 하더니, 급기야 울어버렸네요.

설희씨 마음, 내 마음!! ㅠㅜ

 

PD가 유익한 프로그램 만들고

기자가 좋은 리포트 쓰는 것처럼

AR VR 만들고, 음향 입히고, 생중계 하는 등등

KBS 구성원이 하는 그 모든 일들이 부끄럽지 않도록

거울 앞의 나에게 스스로 떳떳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나'를 성찰하는 이들이 모인 곳

우리 새노조가 자랑스럽습니다.

 

지금 왜 무엇을 위해 파업 하는 걸까

새삼 일깨워 준 제작기술구역 조합원분들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경의를 표합니다.

 

이 영상 꼭 보세요.

두 번 보세요! 그리고 얼굴 기억했다가

오가며 마주치는 제작기술 조합원께 꼭

따뜻한 인사 건네주세요. 제발!! 한번 더 영상클릭

 

 

◆ 파친소] 유재우 공추위간사 (a.k.a 파봉단장)

 

이 감동 그대로 이어서 파친소로 가 봅니다.

오늘은 아주 '큰'인물 소개합니다.

휘하 인원 규모로 보자면 2천조합원 이끄는 성재호랑이 바로 다음순위인데요. 매일 100여명의 대 조직을 지휘하고 있는 유재우 파봉단장 모십니다.

 

"시간은 우리의 제 1 규율이야"

"5분 늦을거면 차라리 빠져"

"지각은 동료를 위험에 빠트리는거야"

엄부자모 위용을 한 몸에 두루 갖춘 파봉단장

유재우조합원 활약상 영상 클릭

 

 

반갑습니다. 파봉단장 유재우입니다. <추적 60분> 프로그램 오래 했는데 ‘몰래 찍히는 기분이 이런 거구나‘  느껴지네요. 5분 늦지 말라고 그토록 강조했던 이유는 뭐냐하면, 파봉단 첫날 저희가 했던 일이 신관 6층 흡연구역에 올라가서 고대영 퇴진 대형 현수막을 늘어뜨리는 거였는데, 파봉단원은 많이 없지, 조합원들 올 시간은 다 되어 가지, 시큐리티들은 지켜보고 있지... 그때 제 손이 다 덜덜 떨리더라고요. 파봉단 단톡방에 최고 많을 때는 100명, 드나듦이 있는데 평균 70여명 정도로 직종 뛰어넘어 같이 일하고 있습니다. 저희 집회에 기본 규모가 있기 때문에, 이 멤버 수가 결코 많은 게 아닙니다. 주어진 그날그날의 이벤트를 여유있게 진행하고 안정성을 확보하려면 절대 늦으면 안 됩니다. 그런데 하필 그때 조장이 매번 늦었어요. 그래서 잔소리를 좀 했습니다. ^^

 

개인적으로 파업 이끄는 두 동력이 있다면 하나는 명분이고 다른 하나는 동료애라고 생각합니다. 9년 동안 수차례 파업 해 오면서, 같이 늙어가는 동료 선후배 보습 보면 서로를 아끼는 마음에 참여하게 되잖아요. 또 후배들이 열심히 일하는 거 보면서 선배들이 자극받게 되고. 그렇게 저희들이 불쏘시개 역할을 하고 있지 않은가 생각합니다.

 

 

 

아까 제작기술구역 영상을 보면서 ‘나도 공범자가 아닌가 생각 들었다’라며 울먹이는 후배 모습에 저도 몹시 부끄러웠습니다. 그렇게 치면 저는 아마 수괴급의 공범자일겁니다. 제 지금 노조 직위가 공추위, 공정방송추진위원회 제작부문 간사인데요, 지금이 임기 말인데 2년이 다 되도록 지금껏 제 손으로 안건 올린 것, 한 건 밖에 없습니다. 첫 번째 이유는 제가 게을러서이고 두 번째는 제 스스로 검열을 했던 것 같습니다. 구역에 어떤 문제가 있어도 이걸 한번 ‘함께 해결해 보자’ 하는 의지가 없었던 거죠. 계속 그런 상태가 유지된다면 회사에 더 이상 희망이 없을 것 같아서 이번 파업에 좀 더 열심히 참여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번 파업에서 제 마음이 울렁거렸던 극적인 순간이 몇 개 있는데요, 그 중 하나가 초반에 돌마고 할 때 예은이 아버님 유경근씨가 KBS 직원들 호통 쳤을 때에요. 이후 안산 세월호 가족들 만나서도 또 쓰레기라고 욕먹었죠. 시사교양 PD로서 여러분들 앞에서 미안하다는 말씀 먼저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요즘 새벽에 예능구역이나 나와서 시위하시는 것 보면 파업을 더욱 열심히 지원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안타까웠던 것은, 예전 2012년에 97일 파업할 때 그때도 똑같이 쌍용자동차 파업현장 가서 노동자분들 뵙고, 방송 잘 못해 죄송하다고 사과하고 똑같이 했었어요. 그 때 제가 <시사360>이라는 시사프로그램 했었는데, 파업하는 노동자 애먹이려고 노동자들이 점거한 공장 단수하고 단전했던 그 현장에 들어갔을 때 풍경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아요. 방송 일곱 회 정도 했는데 물론 부족했겠죠. 이후 파업하면서 쌍용 현장 찾아가 사과했을 때, 그분들은 너그럽게 앞으로 돌아가면 좀 신경 써 달라 서로 다독이고 왔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그로부터 5년 지난 지금, 예은이 아버님 호통에 고개를 못 들고 있는 우리 동료 후배들을 보니까 제가 너무 미안해졌습니다. 

 

 

솔직히 좀 억울한 마음도 있었습니다. 마침 그 때 파업봉사단 일 하느라고 무대 뒤쪽에 있었는데, 예은이 아버님이 말씀 마치고 내려와 횡단보도 앞에 서 계시더라고요. 제가 속이 좁았던 걸까요, 한번 가서 따지고 싶어졌어요. 기자나 PD들이 힘든 상황에서 아무것도 안한 건 아니거든요. 예를 들어 세월호 방송을 저희가 작년 12월에 하면서 보도국 자료를 많이 봤거든요. 현장을 다 찍었더라고요. 뉴스 CP본 말고 촬영원본에요. 촬영기자분이 이 자리에 계신지 모르지만, 비록 방송엔 안 나갔더라도 유가족들에게 이리 저리 치이면서도 그 현장을 찍었을 누군가를 생각하면 너무 가슴이 아프더라고요.

 

저 역시 작년에 세월호방송을 했습니다. 물론 순탄하지는 않았지요. 세월호 인양이 작년에 큰 이슈가 될 것으로 생각해서 초기부터 열심히 붙었어요. 뉴스타파 JTBC 미디어몽구 이렇게 현장 오래 지켜봤던 분들에게 막 부탁도 하고 자료도 받았어요. 창피한 게 어디 있어요. 그러다 보니 점점 신뢰 얻고 때로 어떤 현장은 저희 <추적 60분>만 촬영하기도 했어요. 그렇게 열심히 했는데 결국 방송이 막혔어요. 당시 간부가 갑자기‘세월호가 인양되고 진상조사 이루어지고 정부 발표가 나면, 그걸 먼저 보고 촬영을 계속 할지 말지 결정하자’ 이러시더라고요. 그럼 그때까지 찍었던 영상들은 뭐가 되죠? 동거차도 왔다 갔다 할 때 마다 한 80만원씩 뱃값 내고 다니는데, 제 돈으로 개인촬영 한 거 아니잖아요. 다 결제 받고 다닌 건데 왜 갑자기 말을 바꾸는 거냐고요. 제가 하도 답답해서 당시 한겨레21 기자 인터뷰할 때 하소연하면서 더 이상 촬영 못할거 같다, 정부 발표 이후 보자고 했더니 기자가 딱 일침을 놓더라고요.‘유PD님, 그럼 언론이 왜 있습니까?’

     

 

어찌저찌 최순실 여사가 갑자기 딱 나타나고 상황이 많이 바뀌는 바람에 우여곡절 거쳐 방송이 나갈 수 있었어요. 세월호 인양되기 전에요. 그리고 방송 후에 본격 인양 되었거든요. 그러면 관련된 거니까 또 하면 되잖아요. 그런데 제가 다시 하기는 싫더라고요. 저도 사람인지라 그게 뭐라고 제작하면서 8층 사무실이 떠나가라 소리지르며 간부하고 척지고, 유가족들한테도 좋은 소리 못 듣고, 자다가 새벽에 벌떡 깨서 담배 피우고 있고... 어렵게 모은 자료들 가득한 걸 후배PD에게 넘겨줬어요.

     

파봉단 하느라 무대 앞에 나와 있으면 앉아계신 여러분들을 보게 됩니다. 한 3~400 분 앉아 계신데 여러분들 중에서 나중에 간부자리 데스크지위에서 밀려날지언정, 다시 현장에 봉고차 타고 나가게 될지언정, 이런 건 후배들에게 정말 못 시키겠다, 혹은 후배들이 하고 싶은 거 하라고 내가 정말 막아주겠다 하면서 초개와 같이 보직을 버릴 수 있는 이런 간부 딱 100명만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또 저처럼 힘들다고 현장 떠나고 외면하지 않고 끈덕지게 붙어있는 PD 기자들 딱 100명만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그 어떤 이상한 대통령이, 못된 사장이 와도 우리가 면역력을 가지면 됩니다. 이번 파업에서 꼭 승리합시다. 감사합니다.

 

 

 

◆ KBS 아이히만 집중 타깃 파케팅

 

> 강서구 주민들과 함께하는 고대영 사장 자택 앞 피케팅

> '불후의 명곡' 녹화 기다리는 국민들과 예능국 피케팅

> 고대영의 아이히만 KBS 임원 집중 타깃 피케팅 

 

 

2017년 11월 6일

강한노조! 정의로운노조! 연대하는노조!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7대 집행부 본부장 강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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