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10년 차 미만 시사교양PD ] 적폐PD 조인석, 그건 당신 생각이고
[KBS10년 차 미만 시사교양PD ] 적폐PD 조인석, 그건 당신 생각이고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17.11.22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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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10년 차 미만 시사교양PD 성명]

적폐PD 조인석, 그건 당신 생각이고 

 

 

 

지난 10월 26일, 국정감사에 참석하는 조인석 부사장에게 후배 기자가 물었다.

“고대영 체제 부역자로 남고 싶지 않으시잖아요?” 당신은 비웃으며 답했다.

     

“그건 네 생각이고”

     

당신은 존경받던 선배였다. KBS 스페셜 <도자기> <누들로드> <인간의 땅> 등 KBS의 고품격 다큐를 책임지던 후배PD들에게 실력으로 존경받던 선배였다. 당연히 따르는 후배들도 많았다. 그런 후배들에게 가르쳤다. KBS PD는 이 사회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우리 사회의 ‘시대정신’을 따라야 한다고, 그것이 PD의 본령이라고.

그런 당신은 승진했다. 연속해 승진했고 또 승진했다. 모두들 기대했다. 당신의 승진이 KBS의 성장으로 이어지기를. 당신의 시대정신이 KBS를 바르게 이끌 수 있기를. 애써 기대했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확실히 안다. 지금 조인석 부사장 당신의 시대정신은 고작 ‘고대영 지킴이’에 불과하다는 것을.

 

 

             

     

지난 10년간, 우리 KBS는 망가졌다. 이 사회의 목소리를 듣기보다 KBS의 목소리를 내기에 바빴다. 정부 오더에 따른 정책찬양, 현실과 동떨어진 거대담론, 편향된 역사인식과 왜곡. 오로지 KBS가 옳다는 편협함에 빠져 사회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았다. 제작 PD들이 가뭄에 콩 나듯 이 사회의 목소리를 담아내려 하면, 당신은 기계적 균형을 내세워 싹을 잘라버렸다.

부끄럽게도 시청자가 KBS를 외면한 것이 아니라, KBS가 시청자를 외면해왔다. 조인석 부사장 당신이 그 살아있는 증거다. 적폐 ‘고대영’은 사퇴하라는 이 사회의 거센 요구를 향해 “그건 네 생각”이라며 머리를 꼿꼿이 들고 있지 않은가. 당신이 가감 없이 드러내고 있는 그 편협함. 그것이 우리 KBS를 망쳐왔다. 당신은 아마도 ‘고대영 사수’가 KBS를 지키는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잘난 당신은 그리 생각할 수 있다. 못난 우리는 미처 생각지 못하는 당신만의 시대정신일 것이다. 하지만 이제 우리는 말한다.

     

“그건, 조인석 당신 생각이고”

 

                  

     

“KBS스페셜 팀장 – 기획제작국 EP – 다큐멘터리국장 –

 광복70년방송기획단장 – TV본부장 – 제작본부장 – 부사장”

     

조인석이 기획제작국 EP를 거쳐 2011년 김인규 체제의 다큐멘터리국장이 되면서부터 문제가 드러났다. ‘백선엽 예비역 대장’과 ‘이승만 전 대통령’을 미화한 다큐의 제작을 강행해 논란의 중심에 서더니, 이사회의 문제제기로 방송 직전 불방 결정이 내려진 ‘정율성 다큐’ 문제를 다룬 공방위에서는 “방송내용을 꼼꼼히 챙기지 못한” 자신으로 인해 빚어진 일이라며 이사회를 비호했다. 이는 사실상 이사회의 개입으로 방송이 불방된 첫 사례로 기록, 이후 정권이 이사회를 통해 방송에 수시로 개입할 수 있게 한 계기가 되었다. 그 물꼬를 터준 사람이 바로 조인석이다. 그렇게 조인석은 자신을 낮추면서까지 윗분들의 눈에 들며 철저한 부역의 길로 들어섰다. 이후 그는 광복70년방송기획단장, TV본부장, 제작본부장까지 오르며 승승장구했고, 급기야 후배들의 만류와 읍소에도 눈 감고, 귀 막으며 고대영의 부사장직 제안을 냉큼 받아들였다.

그가 애정을 가장해 프로그램에 깊숙이 개입할수록 KBS 시사교양은 한없이 추락했다. 정권의 눈에 띌 만한 주요 프로그램들을 시사하느라 정작 해야 할 일들은 거의 못했던 식물본부장 시절. 그를 본받아 감투를 쓴 자 모두 시사만 하겠다고 달려들면서 KBS 시사교양은 병 들었다. 모두가 숟가락을 얹고,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니 KBS 방송에는 연출자의 주제의식도 개성도 취향도 미학도 없다. 철저한 부역의 대가는 KBS 프로그램의 질적 저하로 돌아왔다. 그렇게까지 승진하여 출세하여 그가 이루고자 했던 것이 고작 지금의 KBS인가. 고작 고대영인가. 지금의 영달을 위해 과거 본인이 일구었던 KBS프로그램의 찬란한 영광을 스스로 무너뜨린 이, 바로 조인석 부사장이다.

     

어쨌든 조인석 당신은 대한민국 공영방송 KBS의 사원으로 시작해 부사장까지 올랐다. 성공한 직장인이다. 그리고 당신의 그 화려한 성공 앞에서 700여 명의 PD가 방송을 멈추고 2,000여 명의 사원이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80일간 고대영 퇴진을 외치고 있다. 당신은 그 성공이 자랑스러운가?

당신은 성공한 직장인일지 몰라도 성공한 PD는 아니다. 오히려 한때 훌륭했던 PD가 어디까지 타락할 수 있는지 극명하게 보여주는 비극적인 사례일 뿐이다. 우리 KBS PD 사회의 망신이다.

우리는 절대 당신과 같은 성공을 바라지 않는다.

     

하여, 우리는 분명하게 선언한다.

조인석, 당신은 우리의 선배가 아니다.

우리는 조인석 당신 같은 PD가 되지 않겠다.     

         

    

 

우리는 정말 할 일이 많다.

제발 우리의 앞길을 막지 마라.

물러나라 조인석, 제발 물러나라.

 

     

2017년 11월 22일 파업 80일

KBS 10년 차 미만 시사교양 PD 일동

 

2010년 입사/37기

김민정, 김아리, 유경현, 유희진,

이지희, 전진, 최진영, 하동현

2011년 입사/38기

길다영, 김은곤, 김가람, 문지혜,  박병길, 박상욱,

상은지, 이승문, 이원식, 임효주, 최승현

2012년 입사/39기

강민채, 김민회, 김희선, 이해돈, 배선정,

장민석, 전혜란, 조나은, 조현웅, 최지훈

2014년 입사/41기

구상모, 김승용, 이다솔, 이은규, 이인건, 최윤영, 최현정

2015년 입사/42기

문경원, 박정환, 이상혁, 조애진, 정승안

2016년 입사/43기

서지원, 이승민, 이이백, 이지웅,

이현정, 장민구, 전아영, 최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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