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울산지부]당신이 일한 하루, 동료들의 파업은 하루 더 늘어납니다!
[부산울산지부]당신이 일한 하루, 동료들의 파업은 하루 더 늘어납니다!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17.11.23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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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일한 하루, 동료들의 파업은 하루 더 늘어납니다!

 

 

 

   파블로 네루다의 시 '망각은 없다'는 이렇게 시작한다.

'나더러 어디에 있었느냐고 물으면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되었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저항시인이던 그는 라틴 아메리카의 운명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신념으로 그 자리를 지켰다.

 

   그런데 지금보다는 더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도 없고, 나의 희생이 값지게 대우받지도 못하는 곳에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이들이 있다. 이미 ‘식물사장’이 된 고대영 체제에서 방송을 만들며 그의 무능경영을 뒷받침 해주고 있는 일부 직원들. 지금까지 우리는 그들을 ‘동료’로 생각했고 설득하고 기다렸다. “속마음은 그렇지 않겠지”라며 이해했고 “업무 공백이 커지면 안 된다는 애사심 때문일거야” 좋게 해석하며 인내했다.

 

   하지만, 우리는 헐값에 공영방송 KBS의 자존심을 팔아넘긴 고대영의 행태와 친일행적 이사장의 망발, KBS를 식사비나 쌈짓돈 챙겨주는 곳 정도로 알고 있는 구 여권 인사들의 몰상식적인 태도를 목도했다. 변명하고 거짓말하고 삿대질할 때 부끄러움은 그들이 아닌 우리의 몫이 되었다. 그들이 KBS에 존재해서는 안 되는 이유가 만천하에 드러난 지금에도 일부 직원들은 여전히 행동하기를 주저하고 있다. 전국 2,200 새노조 조합원들이 똘똘 뭉쳐 고대영을 몰아내고 있는 지금에도 자신의 영달만 고민하는 이들이 있는가? 있다면 꿈을 깨시라. 궤변과 오만한 태도로 전국민의 웃음거리가 된 고대영과 운명 공동체가 된다면 부역자 취급을 받을 뿐이다. 고대영이 국정감사 출석하는 날 기자들 틈에서 플래쉬 세례를 받던 상황에서도 태연하게 다과를 드시는 본부장들 보시지 않았는가. 이미 고대영은 공영방송 사장으로서의 위신과 권위를 잃었다. 허수아비에게 미래를 맡기려는 그대는 누구인가.

 

   MBC파업 당시 프리랜서 작가들과 진행자들은 누가 시키지 않았는데도 펜과 마이크를 놓았다. 노조의 보호도 받지 못하는 그들에게는 밥벌이가 끊기는 생존의 문제였다. 하지만, 그들의 답은 단순하고 확실했다. "내 주변의 피디, 기자, 아나운서들이 공정한 방송을 만들기 위해 싸운다는데 그냥 있을 수 없었어요." 그들에게 '밥의 문제'보다 큰 것은 '양심의 가책'이었다. KBS를 지키겠다는 이들과 별다른 고민 없이 부역에 동참하는 이들에게 또 묻는다. 정말로 당신들이 지키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가? 슬그머니 사측과 야합해 꺼져가는 조직의 군불을 피우기 위함인가? 아니면 "파업이 어떻게 끝나든 난 내 자리를 지키겠지"라는 근거없는 자신감인가? 난파선에 타고 있으면서도 빠져나올 용기와 의지가 없는 여러분께 한 번이라도 양심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주시길 간절히 바란다.

 

   고대영과 이인호, 일부 비리이사들의 범법 사실은 처벌을 받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공영방송을 이끌 자격이 없는 고대영과 이인호를 조만간 반드시 내보낼 것이다. 내가 부역자로 공영방송 KBS 역사에 오점으로 기록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동료들은 무거운 어깨로 회사를 드나드는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힘들고 지난한 싸움이었지만 얼마 남지 않았다. 파업 조합원들 앞에 고개 숙이고 걷지 않고 떳떳하게 함께 투쟁하는 당신의 모습이 보고 싶다.  

    

 

   언젠가 누군가 당신에게 이렇게 물을 것이기 때문이다. 공영방송이 정권의 나팔수가 되어 비웃음과 조롱을 받으며 위상이 추락하고 한국의 언론자유 지수가 후진국 수준으로 떨어졌을 때 KBS에 다니던 당신은 어디에 있었는가라고.  

 

언론노조 KBS본부 부산울산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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