솜방망이 감사에 KBS 조직 피멍 든다
솜방망이 감사에 KBS 조직 피멍 든다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10.09.07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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솜방망이 감사에 KBS 조직 피멍 든다

김인규 사장은 공정방송 앞서 공명정대한 회사부터 만들라!

KBS에서 법보다 가까운 것이 주먹인가? 사규보다 앞서는 것은 권력관계인가? KBS에서 벌어져서는 안될 일이 벌어졌지만, 또 다시 ‘좋은 게 좋다’는 식의 솜방망이 감사로 폭력행위에 면죄부를 주는 시도가 재현되려 하고 있다.

바로 지난달 23일 인터넷신문 <미디어스>의 보도로 불거졌던 진종철 시청자권익보호국장 대리의 폭행사건이 그것이다. 사건이 보도된 뒤, 사측은 철저한 진상조사를 약속하며 요란을 떨었지만, 벌써부터 사내에서는 형식적인 감사를 통해 보직을 그대로 맡긴 채, 인사위원회를 열어 ‘경고’수준의 형식적인 징계를 내리는 것으로 마무리 할 것이라는 소문이 횡행하고 있다.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그동안 진종철 국장대리의 폭행사건의 처리를 유의깊게 지켜보아왔다. 김인규 사장부임 이후 전직 노조위원장에서 국장대리로 직속승진하고, 지금은 조직개편을 통해 KBS 선임본부가 된 시청자본부 내에서도 선임국장인 시청자권익보호국장 대리를 맡고 있을 뿐 아니라 수신료 현실화를 앞두고 출범한 KBS 사회봉사단 구성의 책임자이기에 더욱 그러했다. 그래서 많은 KBS 구성원들은 이번 사건의 처리야말로 KBS 내부의 자정능력을 시험하는 리트머스지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알려진 이번 사건의 진상대로라면, 부서 회식 자리에서 입사선배인 다른 팀장을 향해 유혈이 낭자할 정도로 마구 주먹을 휘둘러 피해자는 한동안 선글라스를 끼고 다녀야 할 정도로 큰 상처를 입혔다. 도저히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사건이었다. 더구나 수많은 목격자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몇 달 동안 감쪽같이 감추었다는 점에서 매우 악성인 사건이었다.

더 우려스러운 점은 이번 사건이 보도된 후, 진종철 국장대리가 과거 노조지부장 시절 행했던 유사 폭행사건 제보가 전국언론노조 KBS 본부에 잇따랐다는 점이다. 접수된 내용을 보면, 1999년 안동지부장 시절 해당 방송국장에 대한 폭행사건과 2001년 부서 회식과정에서 벌어진 해당 방송국 부장과의 폭언, 폭행의혹 사건, 그리고 최근인 2007년과 2009년에도 비슷한 폭언, 폭행 의혹 사건에 진 국장 대리가 등장했다. 상황이 이럼에도 불구하고 그토록 투명한 감사를 자랑하는 KBS 안에서 지금껏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는 점이 오히려 궁금할 따름이다.

아무튼 KBS는 시청자에 대한 서비스를 최우선시하는 방송사다. 공정하고 신뢰받는 방송을 통해 국민들이 낸 수신료에 보답하는 것은 KBS인 공통의 과제다. 브라운관을 통해 아무리 고품질의 감동적인 프로그램으로 보답한들 무엇하겠는가? 정작 KBS의 내부는 법과 원칙보다는 주먹과 폭언이 난무하고 권력관계에 따라 야만적인 폭력이 아무런 제지없이 용인되는 조직으로 인식된다면 정말 창피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미 이번 폭행사건이 보도됨으로써 KBS의 이미지는 땅에 떨어졌고 수신료 인상을 지고의 목표로 추진하고 있는 KBS의 앞날에 먹구름을 드리우게 했다. 내외의 시선이 집중된 이번 사건을 어물쩡 대충 넘어려 한다면 KBS는 물론 우리 KBS인들에게 두고두고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기게 될 것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김인규 사장이 진종철 국장대리 폭행사건을 어떻게 처리하는 지 똑똑히 지켜볼 것이다. 김인규 사장은 KBS가 공명정대한 방송사라는 것을 입증해야할 책임이 있다.

<끝>

2010년 9월 7일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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