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1.24 총파업 D+82
- 축! 사필귀정!! 감사원 결과를 환영하며
- 영상] 비리 이사 척결을 위한 80일의 투쟁
- 팩트체크] 감사원 감사 결과, 남은 과제는?
- 역사에 길이 남을 노사 밀약 단협체결
- 위원장 발언
- 연대발언] 김환균 전국언론노조위원장
- 연대발언] 윤창현 SBS본부장
- 연대발언] 방송작가유니온 이미지 작가
- 우리 구역을 소개합니다] 영상제작구역
- 파친소] 박성주 영상제작구역 조합원
- 구역별 간부 타격 정밀 피케팅
KBS 새노조 총파업 82일차 영상 클릭
새노조 총파업 82일차에
삼청동 감사원에서 들려 온 반가운 소식!
고대영 사장과 그를 비호하는 적폐이사들과의
치열했던 80일 간의 싸움이 열매를 맺었습니다.
이인호 이사장을 포함한 9명 비리 혐의 이사들에 대해 임명권자인 대통령에게 해임을 건의하고, 방송통신위원회에는 차후의 인사조치 방안을 마련하라는 통보. 너무도 지당한 결과입니다. 매일 출근도 하지 않는 비상임 이사들이, 개인이름 새겨진 기명 법카도 아닌 KBS한국방송 이름으로 발급된 법인카드를, 제 개인 용돈 쓰듯이 원칙도 기준도 없이 마구 유용한 것은 엄연한 범죄 입니다.
이 감사결과에 따른 후속조처까지 디딤돌 삼아 공영방송 KBS는 국민 품으로 한발 더 가까워지기 위한 힘찬 도약을 할 것입니다. 그 중심에 새노조가 서 있을 것입니다.
KBS 이사진 업무추진비 집행 감사요청사항
[축! 감사원 결과발표]
비리 이사 척결을 위한 80일간의 투쟁 영상 클릭
◆ 감사원 감사 결과, 남은 과제는?
- [법무법인 준범] 팩트체크
감사원이 이사에 대해 해임하라는 의견을 냈지요. 그 이후는 어찌 될까요? [법무법인 준범]의 김준범 대외협력국장이 간단히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MBC같은 경우는 12월 7일에 방문진이 새 사장 후보를 추전하고, 그날 바로 주주총회 열어서 그 사장을 임명까지 한다고 합니다. 굉장히 신속하죠. MBC가 걸어 온 길이 KBS와 유사합니다. 이사들이나 사장이 스스로 물러났다고 하면 간단한데, 버티고 있으니 일단 문제 있는 이사 퇴출 먼저 하고, 그 자리에 대표성 있는 이사 새로 선임해서, 그렇게 새로 구성된 이사회가 사장을 새로 뽑는 과정입니다. 그런데 법을 보면 살짝 다릅니다. MBC는 방문진법, 우리 KBS는 방송법 적용을 받지요.
MBC는 상법상 주식회사기 때문에 방문진 이사회가 새 사장을 추천하면 주주총회가 사장을 임명하는 2단계 구조인데 반해, KBS는 KBS 이사회가 결정하면, 방송통신위원회가 제청해서, 최종 대통령이 임명하거나 해임하는 3단계 구조입니다. 때문에 이사 해임 요구가 나오게 되면, 감사원이 방통위에 대해 처분기관이므로 특정 이사 해임을 요구하는 공문을 방통위로 보낼 겁니다. 우리 마음같아서는 방통위가 바로 처리해주면 좋겠지만, 이곳도 절차가 있으니까, 해임 조치를 받은 이사를 불러 소명도 듣고 혹시 억울한 점 없는지 해명도 듣고 해서 최종 판단 합니다. 그렇게 꼼꼼히 본 후 방통위가 대통령에게 의견을 제청하고요, 그렇게 문제 있는 이사들이 해임되면 새 이사들이 선임되어 구성될 거고 그들이 고대영 사장을 해임하는 구조가 됩니다. 이후 새로운 사장 선임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사회 추천 -> 방통위 제청 -> 청와대가 임명하는 과정 거쳐야 합니다.
이런 구조는 시간도 시간이지만, 우리가 지금 단계까지 올 수 있었던 촛불시민들의 힘, 새노조 조합원들의 의견 등이 받아들여 질 절차가 공식적으로 없다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저희들이 노력해서 사장추천위원회가 되었든, 기타 다른 형식이 되었든 진정한 국민의 방송으로 거듭나기 위한 시민과 노조의 공식적인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절차를 좀 만들어 나가야 하지 않을까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조합원분들께서 계속 단결된 모습으로 굳건히 뜻을 모아주신다면 우선 방통위 해임안 제청을 시작으로 그 시간을 단축시켜 나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투쟁!
◆ 역사에 남을 밀실 야합 알박기 단협체결
어젯밤 목요일 늦은 시각, 너무나 어처구니없는 일도 있었습니다. 사측과 구노조 사이에 역사에 길이 남을 야합이 이뤄지고야 만 것입니다. 교대노조 만료 겨우 한 달을 앞두고, 타 노조에 교섭일정조차 통보하지 않은 채 심야에 몰래 알박기로 맺은 밀실 단협! 무엇을 위한 단협입니까? 누구를 대변하는 단협입니까? 한때는 KBS를 대표하는 자랑스러운 노조, 언론 민주화의 상징이었던 KBS노조가 이 지경까지 이르고 말았다니, 참으로 참담합니다.
노동자 권리를 저당잡아 사측과 거래한 저 어용노조의 민낯을 보라! 식물사장과 야합한 KBS노조 영상 클릭
이 소식을 전해듣고 KBS 많은 구성원들이 기막혀 하고 분노하셨을 겁니다. 하지만 가만 생각해 보면 차라리 고마운 일입니다. 저들은 우리가 옳은 길을 가고 있음을 분명히 증명해 주고 있습니다. 새노조의 기세에 눌리고 껍데기만 남은 교섭대표노조라는 자들의 몰락 과정, 마지막 발악이라 생각합니다. 네. 지금 당장은 그들이 교섭대표 노조가 맞습니다. 그러나 곧 우리가 교섭대표노조가 됩니다. 식물사장과 어용노조가 맺은 단체협약- 전적으로 무효입니다. 우리 새노조, 한 치의 흔들림도 없이 묵묵히 계속 싸워나갈 것입니다.
KBS노조-회사 간 단협체결이 '야합'으로 비판받는 이유
고대영과 손잡고 스스로 적폐임을 증명한 이현진 노조
새로운 교섭대표노조 건설을 선언한다!
◆ 여의도 호랑이, 성재호 위원장
전날 감사원 촉구 광화문 집회 끝나고 선배분들과 오랜만에 술 한잔 하다가 조금 일찍 집에 들어가고 있었어요. 그러다가 KBS노동조합이 갑작스럽게 야밤에 단체협약을 체결할지도 모른다는 소식 듣고 집행부와 온라인 소통을 통해 재빨리 여러 대응을 했습니다. 여러분, 실망하실 것 없습니다. 한 달 가량 남은 교섭권 가지고 겨우 그 정도 한 겁니다.
개늑시- 자고 일어나 딱 눈을 뜨자마자 이 단어가 생각났어요. 왜, 개새끼인지 늑대새끼인지 구분이 안 가는 그런 시간. 우리 편인지 아닌지 잘 모르겠는 사람들. 승리의 순간이 다가오면 참과 거짓이 드러나는 것 같아요. 특히 오래된 싸움, 그 싸움의 결과가 더욱더 중요할 때는 그동안 감춰졌던 본질들이 확연히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 차라리 잘 됐습니다. 저 개인적으로 2008년 2009년 KBS노동조합 집행부를 겪으면서 그 순간이 지금도 반복되는 걸 느낍니다. 그나마 그때는 이런 저런 이득이라도 챙기는 구나 싶었지, 지금은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조차 모르겠습니다.
우리 싸움이 단지 이명박 박근혜 세력이 방송장악 하려고 심어놓은 적폐 사장들만 몰아내는 것이 아니라 사실은 우리 안에 그들과 협력해서 부역질 해 온 KBS 내 모든 이른바 부역세력 적폐세력들과의 싸움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됩니다. 80일 넘게 모든 치부가 다 드러나는데도 불구하고 저들이 이렇게 버틸 것이라고까지는 미처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우리 예상 뛰어넘게 그들은 질겼고 그 뿌리는 더욱 단단히 깊히 박혀있었습니다. 어쩌면 우리 KBS는 MBC와 달리 협력자, 부역자들이 훨씬 더 광범위하게 보이지 않게 퍼져서 숨어있기 때문에 우리의 싸움이 길어지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도 해 봅니다.
오늘 드디어 우리가, 새노조가 만들어낸 감사청구의 결과가 나왔습니다 KBS도 우리의 감사청구에 대해 책임질 일이 있다는 것이고요, 방통위도 감사원 처분에 대해 해야 할 일이 있다는 뜻입니다. 강규형 이사 같은 사람, 공영방송 이사로 단 하루라도 놓아둘 수 없습니다. 다음 달에도 그에게 법인카드 쥐어지고 연구자료비 입금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방통위는 감사결과에 따라 신속하게, 당장 비리이사들 해임시키십시오. 대통령에게 해임 건의하십시오. 경찰이 도와줬습니까, 검찰이 밝혀냈습니까? 다 우리 스스로 만들어낸 것 아닙니까? 우리가 만들어낸 이 감사결과 가지고 다음 주 과천 방통위로 가겠습니다. 가서 함께 당당하게 이 감사결과 즉시 이행하도록 강력히 촉구해 나갑시다. 좀 추워졌지만 끝까지 함께 싸워서 승리의 교두보 만들고 우리 반드시 적폐이사장 적폐사장 끌어내고 승리의 교두보 만듭시다!!!
◆ 연대발언] 김환균 전국언론노조위원장
오늘 전국언론노조는 제10차 중앙집행위원회를 소집했습니다. 원래 투쟁시기에 가장 중요한 의제는 승리를 어떻게 이끌 것인가 입니다. 오늘 KBS지부에서 연구동 회의실에서 언론노조 중집회의 열 것입니다. KBS 싸움을 승리로 이끌기 위해, 더 빠른 승리로 이끌기 위해 우리가 할 일이 무엇인지 의논할 것입니다. KBS동지여러분들이 선봉에 서셔서 82일 동안 정말 잘 싸워주셨습니다. 누가 도와줘서 이뤄낸 게 아닌, 여기 KBS동지들, 시민들, 그리고 전국에 있는 언론노동자 동지들의 연대로 이뤄낸 결과입니다. 여러분이 자랑스럽습니다.
이제 적폐세력들은 스스로 한 몸이 되었습니다. 이인호 이사장이 긴 입장문 읽음으로서, KBS노조가 사장과 단협 체결함으로서 스스로 자기 존재가치를 증명하고 있습니다. 이제 날이 밝아오고 모든 것이 명확하게 구분될 겁니다. KBS동지들이 원하는 제대로 된 공영방송 국민의 방송으로 거듭나기 위해 남은 시간이 얼마 되지 않습니다. 파업 첫날 우리 중앙집행위원들이 와서 인사드린 적 있지요? 오늘 이 자리에 다시 중집위원들이 모인 것은 이제 끝날 때 되었다는 신호입니다.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지죠. 우리의 꿈은 현실이 될 겁니다. 그 현실을 만끽했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은 자랑스러운 사람들입니다. 감사합니다.
◆ 연대발언] 윤창현 SBS본부장 (방송노조협의회 의장)
자주 뵈니까 정이 깊어지는 듯합니다. 제가 어제 KBS 때문에 아침부터 굉장히 마음 불편했습니다. 아 글쎄, 어려울 때 친구가 진짜 친구라면서 민경욱의원이 후원금을 보내달라고 저한테 문자를 보내왔지 뭡니까. ‘야, 대단하다~ 5월 달에 SBS찾아왔을 때 그렇게 개망신을 당하고도 후원금을 보내달라니, 나에게! 정말 어려운가보다.’ 18원 후원금이라도 보낼까 잠시 생각하다가 그 수고로움마저도 저 자에겐 과분하다 싶어 무시하고 넘어갔습니다.
SBS노조, 자유한국당 의원 항의방문에 "나가 달라" 기사 클릭
그렇게 오전을 보내고 저희 회사 임명동의제 관한 업무를 보던 중 우편물 하나가 도착했습니다. KBS노동조합이 보낸 노보였습니다. 방송법 개정논의가 시작됐다고 대문짝만하게 써서 보냈는데, 저는 굉장히 심한 모욕감을 느꼈습니다. 저 양반들이 전국언론노조 동지들을 자기들과 같은 반열에 있는 사람들로 착각하고 있구나. 분명히 명토박아 말씀드립니다. 저는 어제 KBS노동조합과 고대영 사장이 합의 싸인 한 단체협약체결은 스스로 적폐임을 인정하고 고대영과 같이 늪으로 가겠다는 것을 예약한 특급열차 표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들이 이를 증명해 주십시오.
그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지금 이 자리에 언론노조 중집위원분들 다 와 계시지만 KBS 싸움은 KBS만의 싸움이 아닙니다. 아마 KBS노동조합과 고대영 사장은 아마 ‘우리가 단협 체결했으니 새노조는 고립될 거야’라고 생각할지 모릅니다. 맞습니까? 여러분 주위에 언론노조가 있습니다. 우리 뒤에 아직까지 마음속에 촛불 간직하고 있는 시민들이 계십니다. 다 여러분들 편입니다. 고립된 건 그들입니다. 스스로 고립을 선택한 것을 그들입니다. 개와 늑대가 가려질 것입니다. 멀지 않았습니다. 끝까지 함께하겠습니다. 투쟁!
◆ 연대발언] 방송작가유니온 이미지 작가
지난 11월 11일 출범한 방송작가유니온 이미지 작가라고 합니다. 제가 KBS 1라디오에서 시사프로그램 작가를 했었는데요, 그 시점이 공교롭게도 2012년 대선때였습니다. 지금은 방송작가유니온 지부장으로 이 자리에 서 있지만, 당시 KBS새노조가 그 무너지는 정점에 있던 KBS를 지켜내려고 얼마나 노력하셨는지를 옆에서 지켜봤던 목격자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희 방송작가유니온은 하루빨리 공영방송이 정상화되는 데 온 힘을 다 해 돕겠습니다. 그래야 저희 방송작가들도 좋은 방송 만들 수 있으니까요. 여러분의 행복이 저희들의 행복입니다. 감사합니다!
◆ 우리 구역을 소개합니다] 영상제작구역
"저는 한번도 후배들에게 새노조에서 함께 하자고 직접 말로 해본적이 한번도 없어요. 너무 눈에 보이는 가시밭길이니까....."
KBS의 화면을 담아주는 울트라 고퀄 인간 렌즈 영상제작구역. 즐겁고, 가열차고, 행복하게 싸우고 있는 KBS카메라감독님들의 속마음 이야기. 그 안에는 눈물겨운 사연도, 깊은 성찰도, 따뜻한 인간애도 마구 뒤섞여 녹아 있습니다.
영상제작구역 파업이야기 (감동주의) 영상 클릭
◆ 파친소] 영상제작구역 박성주 조합원
영상제작구역의 가슴 따뜻해지는 이야기, 파친소로 자연스럽게 이어가보겠습니다. 2010년 리셋원정대 투쟁 등 파업현장에서 언제나 앞장서 싸워온 분. 새노조 첫 중앙위원 맏으며 굳게 먹은 결심 있었지만 다행히 구속은 면하신, 영상제작구역의 든든한 맏형 박성주 조합원 모셔봅니다.
어제 급작스런 단협소식에 많이들 화 나 있으시죠? 저는 구노조에게 얼마나 감사한지 몰라요. 어제 제 아들이 수능 봤거든요. 그런데 가채점 하고 점수 때문에 굉장히 속상해 하던 상황에서 구노조 단협 체결 소식 듣는 순간, 아들과의 갈등이 순식간에 싹 사라졌습니다. 마음이 고요해 지면서 한 가지 생각만 들고... 제 마음에 평화를 준 구노조에게 씁쓸한 감사를 전합니다.
아까 영상에 나왔던 리셋원정대 얘기를 조금 더 해볼게요. 제가 사실은 환자입니다. 오른쪽 연골이 거의 없어요. 저 당시에 리셋원정대 가겠다고 어떤 후배가 덜컥 지원을 했어요. 선배들하고 상의도 없이. 그런데 당시 관리자가 엄청 협박했거든요. 무계결근 세 번이면 해고될 수 있다고도 하고. 해서 영상제작국 선배들끼리 모여서 얘기를 했어요. 혼자 가게 두지 말고 선배들이 곁에서 막아주면서 고통분담을 하자고. 그럼 누가 가지? 음... 중앙위원이고 당시 2직급이었던 제가 갈 수 밖에요. 다리는 성치 않았지만 3일만 걸으면 되니까. 그래서 갔어요. 그런데 첫날 제가 쓰러졌어요. 그 후배, 이윤정 조합원은 완주를 했고. 그 출구 없는 리셋원정대를 그렇게 완주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리셋원정대, 국민께 걸어갑니다
리셋원정대에서 돌아왔더니 소감 묻는 인터뷰를 진행하더라고요. 태어나서 그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환영받은 게 처음이었어요. 그때 그 말 했죠. “걸을 땐 마음이 편했는데 신관 건물이 보이니까, 우리가 걷는 걸음 이제 끝내도 되는가, 우리가 끝낼 준비가 되어있는가 겁이 나더라” 지금도 사실 같은 마음이에요. 계속 몇 주째 승리가 눈앞에 왔다고 같은 말씀 하잖아요. 우리 스스로도 또 서로에게 격려에게 하는 차원의 말이라고 생각하는데, 예전 기분이 자꾸 듭니다.
저는 지금 파업은 그때와 다른 파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새노조가 막 생겼을 때, 또 그 이후의 파업은 우리가 더 망가지는 것을 막아보려는 저항, 할 수 있는 만큼만 각자 위치에서 하는 파업이었죠. 그러나 사실 이번 파업은 끝날 때 접수하러 들어가는 파업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고대영이 오늘 내려올까 내일 내려올까, 이인호가 스스로 사퇴할까 아닐까, 그것에 너무 집중하면 더 큰 그림 못 보는 것 아닌가 하는 의문도 들었습니다. KBS 다시 현업 돌아가면 우리가 접수 할 분위기 되어있는지 스스로에게 계속 물읍시다.
고대영에게도 사실 감사한 부분이 있습니다. 되게 큰 배라고 할 수 있는 KBS가 지금 굉장히 엉뚱한 바다에 떠 있는데, 그 배 고대영이 혼자 끌고 갔나요? 그렇게 능력 있는 사람 아니기 때문에 그 큰 배 거기까지 못 가져갑니다. 그럼 강규형이 법인카드 이상하게 썼다지만, 그것이 우리 배 엉뚱한 데 까지 오게 하는 데 과연 얼마나 역할 했나... 그 고뇌의 시간을 가져보는 것이 이 파업의 시간이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사실 걱정되는 것은 갑자기 고대영 사장이 덜컥 내려오는 겁니다. 우리가 미처 준비 덜 되었을 때.
지난 주 어떤 조합원이 ‘파업은 우리의 근육을 만드는 시간인 것 같다’는 얘기를 해서 굉장히 큰 공감을 했는데요. 우리는 뭘 준비해야 할까요? 전 촬영하는 사람이니까 촬영 기법 얘기 하나 할게요. 미속촬영이라고 있어요. 상황이 급하게 변하지 않기 때문에 사진 한 장 한 장 천천히 찍었다가 한꺼번에 쫙 모아 보면 구름이 지나가는 거라든지, 해가 뜨고 지는 것이 멋있게 보입니다. 그런데 그걸 한 컷씩 보면 잘 모릅니다. 모아서 봐야 보입니다. KBS도 그랬던 거 같습니다. 배가 원래 거기 있었던 것도 아니고, 고대영이 저기 엉뚱한 데로 점프시킨 것도 아니고. 고대영은 예수가 아니잖아요. 우리 모두가 제 자리 못 지킨 거 다 책임 질 사람 아니잖아요. 강규형이 우리 실수 다 안고 가는 거 아니잖아요. 덜컥 사장이 바뀌기 전에, 이곳을 다시 접수할 사람들은 근육을 키우거나, 반성을 하거나 해야 합니다.
원래는 조합이 하나였을 때를 생각해 봅시다. 새노조가 생기고 난 뒤에 온 후배들은 모르죠. 내 또래 그 비슷한 경험 한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은 게 있습니다. 지금 구노조 되게 악마 같잖아요. 어제 그 사장이라 악수하는 사진도. 그게 번쩍하고 나온 게 아니에요. KBS라는 배가 어느날 보니 멀찍이 엉뚱하게 떠 있는 건, 조금 덜 선한 방법들을 조금씩 선택해 온 우리들의 행동들을 붙여서 재생해 보니 그렇게 해가 뜨고 지고, 구름이 흘러가는 미속사진처럼 그런 결과가 되어버린 게 아닌가 싶습니다. 이 파업 끝나기 전에, 우리 생각 해 두었으면 좋겠어요. 이제 곧 들어갈 겁니다. 그걸 의심한 적 없어요. 어떻게 운용할 것인가를 생각하셨으면 좋겠어요. 항상 카톡에 올려놓고 되뇌어보는 글이 있어요.
좋은 말인데, 남들에게 쓰지 말고 자기 자신에게 적용해 보십시다. 우리 스스로의 느슨함을 체크해 봅시다. 이제 우리 들어가면 고대영도 강규형도 없습니다. 이후 벌어지는 모든 것은 고스란히 우리의 책임입니다. 말이 길어졌습니다. 파업 끝나기 전에 우리의 근육들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구역별 부역 간부 타격 정밀 피케팅
감사원이 기쁜 소식을 물어다 줘도
구노조가 화나는 소식을 전해 줘도
꾸준하게 제 자리에서 제 몫을 수행하는
구역별 타격 피케팅, 동참 호소 피케팅은
오늘도 계속 됩니다.
며칠 전부터 시작된 기제교양 10년차 미만 PD들의 중간 간부 타깃 피케팅 . 보직간부PD들의 사퇴를 촉구하며 피케팅과 함께 면담을 진행했습니다. 김영국본부장, 한창록 윤태호 정재학 국장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누어보았다고 하는데요. 간부들의 '허심탄회'한 응대가 후배PD들에게 아주 인상 깊게 남았다고 합니다.
김영국 본부장
"나는 후배들에게 정성과 사랑으로 대하고 있어.
그런데 고대영 사장은 무슨 잘못이 있지?"
한창록 국장
"후배들의 고생을 잘 알고 있다. (반복)"
윤태호 국장
"편성 담당자로서 블랙바를 띄울 순 없다"
정재학 국장
"(손톱을 깎으며 단호하게) 나는 자리를 지킬 것이야"
최성민 담당
"기명하지는 않았지만 이미 보직사퇴를 했다.
이번주 일요토론 진행 후 다음주 부터는 결방 시키겠다.
미안하다"
등촌동 고대영 사장 집은 몹시 응달지고 칼바람 부는 언덕받이라 겨울 피케팅이 결코 쉽지 않은 곳입니다. 그러나! 주민분들의 한결같은 관심과 성원과 지지로 훈기가 절절 끓는다고 하네요. 이날도 따끈한 베지밀을 손에 쥐어주고 가신 분 계셨다고... 감사합니다!
2017년 11월 24일
강한노조! 정의로운노조! 연대하는노조!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