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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의 압수수색을 규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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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0.24  16:5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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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의 <KBS 진실과 미래위원회> 압수수색을 규탄한다!

 

경찰이 어제(10월23일) KBS 진실과 미래위원회(이하 KBS진미위, 혹은 진미위)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시도했다. 아무리 봐도 무리한, 정치적 배후가 의심스러운 수사다. 극우 보수 성향의 소수노조인 KBS공영노조의 고발로 시작된 이 사건의 본질은 진미위 조사관들이 피조사관들의 이메일을 불법적으로 열어봤느냐는 것이다. 경찰은 그 본질만 파헤치면 된다. 하지만 그동안 경찰의 행보는 여러모로 석연치 않다.

 

KBS 공영노조의 이메일 사찰의혹 고발 관련 진행과정

7월26일 공영노조 ‘이메일 사찰 의혹’으로 KBS진실과미래위원회 고발

8월30일 성창경 공영노조위원장 고발인 조사

9월 초 경찰 압수수색 영장 신청

9월8일 검찰 압수수색 영장 기각

“이메일 사찰에 대한 물적 증거 없고 증언에 의한 자료뿐”

9월13일 피고발인 조사

9월20일 법원 증거보전 명령

10월2일 법원 증거보전명령 집행(KBS 본관 전산실에서 이메일 로그 기록 추출)

==>경찰은 참여 거부

10월19일 KBS 국정감사

10월22일 KBS사장후보자 3배수 압축

10월23일 KBS 주관 세계공영방송총회 환영리셉션

10월23일 경찰, KBS진실과미래위원회 압수수색 시도

 

▲피고발인 조사도 진행하기 전에 영장부터 신청?

 

영등포경찰서가 이 사건과 관련해 처음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한 것은 9월 초이다. 그런데 그 때는 아직 피고발인, 즉 KBS진미위에 대한 조사도 진행하기 전이었다. 며칠 전이었던 8월30일 고발인인 공영노조 성창경 위원장에 대한 고발인 조사만 마친 채 곧바로 영장을 신청한 것이다. 이에 대해 검찰은 9월8일 “이메일 사찰에 대한 물적 증거가 없고 증언에 의한 자료 뿐”이라며 경찰의 압수수색 영장을 기각했다.

 

압수수색 영장은 강제 수사의 한 방편으로 통상 고발인 조사와 임의제출 요구 등이 이뤄진 다음에 진행된다. 경찰은 왜 이렇게 무리하게 영장을 신청했을까? 압수수색이 기각된 뒤 야당의 원내대책회의에서는 압수수색 영장이 기각된 것에 대한 성토와 검찰을 압박하는 발언이 터져 나왔다.

 

▲경찰은 왜 이메일 서버 증거보전 과정에 참여를 거부했나?

 

공영노조측은 KBS 전산 서버의 데이터가 지워질 수 있다며 법원에 증거보전을 신청했고 법원은 9월20일 이를 받아들였다. 10월2일로 예정된 증거보전명령 집행을 앞두고 KBS는 공정성을 높이고 쓸데없는 시비를 피하기 위해 경찰에게 입회해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경찰은 이 요청을 거절했다. 이에 따라 KBS는 공영노조 측 변호인과 참관인 IT전문가의 입회하에 전산 자료를 추출하고 이를 법원에 제출했다.

 

이메일 서버의 기록은 경찰 수사에서도 핵심이다. 당연히 경찰도 이 자료를 확보해야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에 앞서 압수수색 영장까지 신청했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경찰은 당시 이 과정에 참여하기를 끝내 거부했을까?

 

▲ 고발인에게 “압수수색할 곳이 어디에 있냐”고 물은 황당한 경찰

 

이날 경찰이 KBS 시설 내에 진입하면서 제일 먼저 찾은 사람이 있다바로 공영노조위원장인 성창경이다압수수색을 지휘한 수사팀장이 고발인에게 전화를 걸어 진미위 사무실 위치를 물었다고 한다황당한 일이다

     

  더욱 어처구니 없는 것은 고발인인 KBS공영노조가 압수수색이 시도됐던 23일 17시 35분에 사내 인트라넷인 KOBIS에 올린 성명서다공영노조는 성명서에서 경찰이 당일 오전 11시에 압수수색을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고 적었다경찰이 압수수색을 위해 진미위 사무실에 들어간 시각은 오전 11시 25분 경이다공영노조 성명서 대로라면 공영노조가 경찰의 압수수색을 사전에 파악한 셈이다

     

 

KBS공영노조 성명서 (10월 23일 17:35분 게시) 중 일부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전담반 15명을 투입해 10월 23일 오전 11시 경에 KBS본관 옆 진 미 추진단 사무실에 들어가 복진선 추진단장 등 13명에 대한 노트북 등을 압수수색할 방 침이라고 밝혔다

 

▲ 사장후보 압축되자 ‘압수수색’ 시도

 

경찰이 압수수색을 시도한 시점도 절묘하다. 현재 KBS는 사장 선임 과정에 있다. 10월22일 이사회는 11명의 사장 후보 신청자 중에 3명의 최종 후보를 발표했다. 앞으로 10월27일 시민자문단 평가, 그리고 10월31일 이사회의 최종 심사를 앞두고 있다. 즉 컷오프가 끝나고 본격적인 사장후보들의 경쟁이 시작되는 첫날인 10월23일 오전, 전격적인 압수수색 시도가 이뤄진 것이다. 경찰이 10일 전에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둔 상태에서 왜 하필 이날 영장 집행을 시도했는지도 의문이다.

 

게다가 압수수색 시도 나흘전인 10월19일 KBS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보수야당 의원들은 성창경 공영노조위원장을 참고인으로 불렀다. 성창경과 보수 야당은 마치 잘 짜여진 한 팀처럼 진미위를 집요하게 협공했다. 자정을 조금 앞둔 밤 11시50분까지 진행된 이날 국정감사에서 야당의 주 공격 대상은 이메일 사찰 의혹과 진미위 위원장(KBS부사장)에 대한 자격 시비였다. 또 진미위 설치를 사장 취임 공약으로 내세웠고 연임에 도전하고 있는 현 양승동 사장에게 노골적으로 진미위 해산을 요구했다. 이는 당장 진미위 활동을 위축시킴과 동시에 개혁을 앞세운 사장 후보를 찍어 내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경찰은 양승동 현 사장을 포함해 사장 후보자가 3명으로 압축되자마다 보란 듯이 압수수색을 시도함으로써 진미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덧씌우는데 한 몫 단단히 거든 셈이다. 실제 경찰의 압수수색이 시도된 어제(23일) KBS공영노조와 KBS노조(구노조) 등이 성명서를 내고 양승동 사장을 공격하고 나섰다. 뒤이어 오늘(24일) 오전에는 극우단체회원 수백여 명이 KBS 본관 앞에 몰려와 시위를 벌였다. 경찰과 보수야당, KBS내 특정 노조, 그리고 극우성향의 시민단체가 한 팀을 먹은 셈이다.

 

▲ KBS는 일관되게 수사협조 의지를 밝혔다.

 

‘KBS 진미위’는 이미 수사 초기부터 적극적이고 성실하게 수사에 협조하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공개적으로 밝혔다. 오히려 더 신속하게 수사를 진행해달라고 요청하기까지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찰은 증거자료협조 요청도 없이 곧바로 강제수사의 일환인 압수수색을 택했다. “진미위 조사관들이 내 이메일을 들여다본 것 같다“는 조사대상자의 주장에만 근거한 KBS공영노조의 고발장 한 장만을 근거로 KBS 서버와 보조서버, 진미위 조사관들의 개인 PC까지 모조리 들여다 보겠다니 기가 찰 노릇이다.

 

이메일 로그기록이 필요하다면 본사 메일 서버의 전산자료를 보는 게 맞다. 이는 법원이 이미 확보한 자료를 확인하면 될 일이다. 최소한 그것이 먼저다.

 

▲ 경찰의 압수수색 시도, 또 다시 ‘정치경찰’이 되려는가?

 

우리는 이번 경찰의 압수수색 시도를 정치적 수사로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경찰이 KBS 사장 선임에 노골적으로 개입한 것으로 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KBS 구성원들은 지난 2008년 8월 8일 KBS를 짓밟은 경찰의 폭압과 그 당시의 치욕을 잊지 않고 있다. 정연주 당시 사장을 내쫓기 위해 열린 이사회를 성사시키기 위해 동원됐던 경찰의 만행은 결코 잊을 수 없다. 뒤늦게나마 당시 KBS를 유린했던 경찰의 폭력에 대해 10년 만에 재조사가 이뤄지고 있다. 과거를 반성하기는커녕 오히려 한 술 더 떠서 이번에는 보수야당, 특정노조와 한 편을 먹고 KBS개혁을 훼방 놓는 정치경찰의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경찰에게 요구한다.

 

- 경찰은 황당한 고발을 근거로 KBS를 유린하려는 시도를 당장 중단하라.

- 경찰은 공영방송 KBS 사장 선임에 개입하지 마라!

- 경찰은 특히 수사팀과 고발인 사이에 부적절한 연락과 협조가 있었는지

전모를 밝혀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책임자를 문책하라.

 

 

2018년 10월 24일

강한 노조! 정의로운 노조! 연대하는 노조!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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