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오늘]KBS 또 성금방송 논란…'발열조끼 전방에 보내자?'
[미디어오늘]KBS 또 성금방송 논란…'발열조끼 전방에 보내자?'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11.01.19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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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또 성금방송 논란…'발열조끼 전방에 보내자?'
김인규 사장 지시로 '급조'…"공영방송 할일인가"

2011년 01월 19일 (수) 13:52:57조현호 기자 ( chh@mediatoday.co.kr)

KBS가 전방에서 고생하는 군장병에게 발열조끼를 보내자며 성금 모금방송을 해 정권을 위한 앵벌이 방송이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내부에서는 배달의 기수 시절로 되돌아갔다며 자조하고 했다.

KBS는 지난 14일 1TV를 통해 오전 10시부터 2시간 동안 ‘특별생방송-대한민국 국군, 우리가 응원합니다’라는 성금모금 생방송을 내보냈다. 성금모금의 이유는 “전방에서 추위에 고생을 하는 국군 장병들에게 이른바 ‘발열조끼’를 보내자는 것”이었다. KBS는 이밖에 경품까지 내걸고, 격려 문자 보내기 행사까지 벌여 모두 4500여 건이 접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여의도 KBS 본관 시청자 광장에 8000여 만 원과 6000여 건의 ARS성금 전화까지 합쳐 모두 2억 원이 모인 것으로 나타났다.

무엇보다 이날 생방송엔 정부 여당 인사들이 줄줄이 출연해 성금을 내며 TV 전파를 탔다. 이에 반해 민주당은 출연을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자식들의 병역면제로 곤욕을 치른 이회창 자유선진당 대표에, ‘행방불명’ ‘보온병 포탄 발언’의 주인공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 등이 카메라 앞에 등장했다.


▲ 지난 14일 방송된 KBS 1TV <특별생방송-대한민국 국군, 우리가 응원합니다> 생방송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공정방송추진위원회는 19일 발표보고서를 통해 “기계적 중립을 못 맞추면 불공정방송 아니냐는 논리를 옹호할 생각은 없지만, 오해받기는 딱 좋게 됐다”고 꼬집으며 “70년대 ‘배달의 기수’를 연상하게 하는 계도성 모금 방송”이라고 평했다.

KBS본부 공추위는 이번 방송의 내외부 평가에 대해 “‘뜬금없’을 뿐 아니라 ‘국군의 날’도 아니고 연말도 지났는데 웬 모금방송이냐는 것”이라며 “더구나 구제역 창궐로 전국의 축산농가와 일선 공무원들이 피눈물을 흘리고 있는 이 상황에서 왜 방위성금 모금 방송인가”라고 소개했다.

KBS본부 공추위는 “정부 예산으로 해야 하는 일을 왜 공영방송사가 앞장 서 서민들의 호주머니 돈을 털어서 대신하려고 하는가”라며 “연평도 사건 이후 현 MB정권에 대해 ‘안보무능 정권’이라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공영방송 KBS가 나서서 국군들의 ‘옷을 사 입히자’는 모금방송까지 하니 의혹의 시선이 쏠리는 것이다. 방위성금 모금방송은 공영방송사가 할 짓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한편, 이런 모금 방송은 김인규 KBS 사장의 지시로 급조된 것으로 알려졌다. KBS본부 공추위에 따르면 김 사장이 얼마 전 교양국 PD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이번 국군 특집 방송은 자신이 직접 아이디어를 냈고 길환영 콘텐츠본부장에게 지시했다고 밝혔다.


▲ 지난 14일 방송된 KBS 1TV <특별생방송-대한민국 국군, 우리가 응원합니다> 생방송

KBS본부 공추위는 “이 말이 사실이라면 우선 방송법에 규정한 ‘방송 편성의 독립’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KBS는 김인규 사장 취임 이후 이 같은 대형 ‘계도성’ 아이템이 급조돼 방송된 적이 적지 않다. 가깝게는 ‘G-20 특집 방송’이 그렇고, ‘천안함 희생자 성금 모금 방송’의 경우엔 수차례나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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