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리도 원칙도 없다, 주먹구구 '직종통폐합'을 당장 중단하라!
논리도 원칙도 없다, 주먹구구 '직종통폐합'을 당장 중단하라!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11.01.28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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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리도 원칙도 없다,

주먹구구 ‘직종통폐합’을 당장 중단하라!

이런 막무가내는 본 적이 없다. 단체협약을 위반하고 노조와의 사전협의 절차도 없이 연말에 직종통폐합 안을 발표하더니, 이제 시행일이 다가 온다며 어쩔 수 없다고 수정안을 밀어붙이고 있다. 이번 직종통폐합으로 KBS라는 조직에 어떤 장점과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지는 사측에 중요하지 않다. 사측에게 중요한 것은 ‘시간에 맞춰’ 직종통폐합 안을 시행하는 것뿐이다.

이런 주먹구구는 본 적이 없다. 기자·피디의 직무와 완벽하게 겹치는 방송저널리스트(이하 BJ)라는 직종은 옥상옥일뿐더러 신입사원들의 정체성 혼란만 가져온다고 KBS본부에서 지적하니까, 사측은 아예 기자·피디 직종을 없애고 BJ로 통합시켰다. 여기에 KBS본부가 다시 항의하니까 곧바로 기자·피디를 직종을 살려 놓고 BJ를 직류에 편입시켰다. KBS의 조직과 인력의 핵심 설계도가 지향점도 없이 춤을 추고 있는 셈이다. 애당초 지난해 연말에 사측이 내놓은 직종통폐합안이 얼마나 날림으로 만들어졌는지를 단적으로 말해주고 있다.

사측이 내세우는 논리도 모순투성이다. 사측은 ‘직류’(직종의 하위 개념)라는 새로운 개념을 도입하고, 기존의 ‘직종’과 같은 의미로 쓰이니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한다. 하지만 여전히 인사규정에서 ‘전직’은 ‘직류의 전환’이 아니라 ‘직종의 전환’이라고 돼있다. 쉽게 말해 ‘전직’이라는 절차 없이도, 간단한 인사 발령으로 ‘직류’ 간의 이동이 가능해진다. 사측의 인사재량권은 높아지겠지만, 노동자들은 예측 불가능한 인사로 불안에 떨어야한다.

게다가 정작 ‘인사규정’에는 직류라는 개념이 존재하지도 않는다. 규정에는 없는 개념이 하위규정인 시행세칙에만 있는 셈이다. 이사회를 통과해야하는 인사규정은 놔두고, ‘인사규정시행세칙’으로 직종통폐합을 진행하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다. KBS 인사와 조직의 근간일 뿐만 아니라 조합원들의 근로조건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직종 통합’을 KBS 최고 의결기구인 이사회를 거치지 않고 은근슬쩍 추진하려는 꼼수다.

사측의 직종통폐합에는 원칙도 없다. 이번에 콘텐츠 직종을 행정으로 통합시키면서 콘텐츠직종은 업무상 방송보다 행정에 더 연관성이 높다고 말한다. 2004년 콘텐츠 직종을 방송직군으로 옮길 때 “방송과 긴밀한 연관관계가 있다”고 사측이 스스로 밝혔던 것을 아무런 설명도 없이 정 반대로 뒤집는 것이다. 자기모순이다.

사측은 이번 직종통폐합을 수신료 인상 국면에 맞춘 대국민 선전용이라는 것을 숨기지 않는다. 하지만 이렇게 눈 가리고 아옹 하는 것으로 국민들에게 수신료 인상을 설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직종을 무조건 9개 혹은 10개로 줄이는 것보다, 어떻게 하면 KBS라는 조직을 생산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지를 생각해야한다.

KBS본부는 현재 벌어지고 있는 주먹구구식 막무가내 직종통폐합을 받아들일 수 없다. 사측은 지금 추진 중인 직종통폐합 시행안을 즉각 중단하라. 그리고 KBS본부, 나아가 조직 구성원들의 의견을 합리적으로 청취해 장기적인 비전을 갖춘 직종개편을 준비할 것을 요구한다.

2011. 1. 28.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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