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호] 특집전쟁 EPISODE 177 관제 특집의 습격
[34호] 특집전쟁 EPISODE 177 관제 특집의 습격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11.03.31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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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보는 관제 특집을 좋아해
●● 2009년 말 김인규 사장 취임 이후 지금까지 177편에 이르는 특집프로그램이 방송됐다. (6·25특집, 추석 특집 같은 ‘계기성 특집’, 이나 <아침마당> 등 정규 프로그램을 동원해 G20 등을 홍보한 ‘내용특집’, <차마고도>같은 대형기획 등은 제외). 줄잡아 한 달에 무려 11편 이상이 방송된 셈이다.
이중에 헌혈 방송이나 각종 모금 방송은 39편에 달한다. 한 달에 3편 가까이 이른바 ‘앵벌이’ 방송을 내보내고 있는 셈이다. G20 홍보 특집은 45편에 이른다. 짧은 기간에 이렇게 많은 기획 특집 방송을 내보낸 사례가 있을지 의심스럽다. 천안함 특집도 15편이다. 대부분 애국심을 고취하는 관제성 내용들이다.

‘선행의 달인’, ‘노출의 달인’ 김인규 사장
●● 180여 편의 특집 중 헌혈이나 발열조끼 모금, 일본지진돕기 같은 모금방송이 40여 편을 차지한다는 사실은 의미심장하다. 모금방송은 정치인들이나 고위관료들이 무척이나 선호하는 장르다. 성금 봉투 하나만 들고 나오면 자신의 선행을 널리 홍보할 수 있으니 좋고, 방송사도 높은 분들이 나와 자리를 빛내주니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일이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의도라도 너무 과한 것 아니냐는 내외부의 비판이 끊이지 않는다. 사내에서는 ‘KBS가 보건복지부 소속이냐?’, ‘사장 인맥 쌓기 프로젝트냐?’는 냉소 섞인 자조가 나오고 있다.
특히 김인규 사장 자신이 이런 특집 프로그램에 빈번히 나온다는 것이 더 볼썽사납다. 김인규 사장은 KBS에 입성한 직후 연탄배달하는 모습을 화면에 비춰 화제가 됐다. 지금도 각종 모금 방송 등에 꾸준히 출연을 하고 있다. 너무 자주 나온다.


 

밤 10시, 황금의 프로파간다 타임
●● 각종 모금방송 외에 특집방송의 주류를 이루는 것이 천안함, G20, 녹색성장 등 정부와 관련된 아젠다를 다루는 관제성 내용들이다. 김인규 사장이 취임을 한 후 2010년 1월 1일 신년특집으로 G20의 의미를 홍보하는 <대한민국의 힘 세계경제의 중심에 서다>가 방송됐다. 통상 신년특집 생방송에서 정부정책을 이렇게 노골적으로 홍보하는 것은 금기시돼 왔었지만 그 금기가 간단히 깨져버린 것이다. 그 이후 <기획특집 한국형 원전 세계로(2010.1.5)>, , <밴쿠버 동계올림픽 결산. 대한민국이 행복합니다(2010.3.6)> 등 제목만 들어도 손발이 오그라드는 정부정책 홍보성 특집프로그램들이 난무하고 있다.
이런 관제성 특집 중에 세종시, G20, 청해부대 아덴만 작전 등 정부의 업적을 집중 홍보하는 프로그램은 황금시간대인 밤 10시대에 편성되고 있다. 밤 10시면 타 방송사에서 미니시리즈나 주말 드라마를 하는 최고의 황금시간대이다. 그런데 건수만 생기면 <가요무대>, <소비자고발>, <시사기획 KBS10> 등 10시대의 정규 프로그램을 죽이고 정체불명의 관제성 특집방송을 내보내고 있다.

정국전환용 시선 돌리기
●● 지난해 9월 26일, 17세 이하 여자 축구 월드컵대회에서 한국 대표팀이 일본을 꺾고 우승을 했다. 그러자 그날 이 결방되고 <특집. 태극소녀들 세계정상에 서다>가 방송됐다. 이미 방송이 끝난 직후 9시 뉴스에서는 무려 20분간을 축구 우승 소식으로 깔았다. 우승은 분명 기쁜 일이긴 하지만 을 결방시키면서까지 급조한 프로그램을 내보내는 것은 과도하다는 반응이 많았다.
그런데 당시 안원구 전 국세청 국장이 ‘MB 도곡동 땅 전표’ 폭탄 선언을 한데다 김황식 총리후보의 병역기피 의혹, 배춧값 폭등으로 정국이 한창 시끄러울 때였다. 결과적으로 이런 편성이 정부여당에 쏟아지는 비판여론을 어느 정도 누그러뜨리는 역할을 한 것만은 사실이다.
최근에 방송된 1,2편은 그 의도가 좀 더 의심스럽다. 원래 3월 초에 나갈 예정이었던 이 프로그램은 수차례 일정이 오락가락하다 3월 11일과 13일, 이틀에 나눠 방송하기로 결정됐다. 그런데 13일, 제2편의 방송시간은 일요일 저녁 7시 40분으로 을 결방시키고 그 시간에 편성됐다. 긴급한 아이템도 아닌데 굳이 을 결방시킬 아무런 이유가 없었다. 그런데 13일 저녁 8시에 아랍에미리트를 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의 유전 확보 기자회견이 있었다.
사측은 극구 부인하지만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물리기 위해 그 시간대에 편성을 했다는 의심이 들지 않을 수 없다. 그날 일본 대지진이 발생해 에너지 특집은 연기가 됐다. 하지만 대통령 기자회견은 꿋꿋하게 생중계했다.


관제성 특집 대량생산의 신종 수법-‘외주를 동원하라’
그런데 이런 특집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일까? 사실 한 달에 11편 정도면 상당수 제작진들이 정규프로그램에서 손을 놔야 할 정도로 무지막지하게 많은 양이다. 그런데도 대량생산이 가능한 것은 상당수의 특집프로그램들이 외주를 동원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외주를 동원하면 사측이 원하는 대로 컨트롤하기가 훨씬 수월하다. 반면 완성도나 균형 잡힌 시각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더 큰 문제는 연평도 사건이나 구제역 같은 민감한 시사 아이템을 외주에 맡겨 제작을 한다는 사실이다. 연평도 포격 직후 방송된 <긴급진단 한반도 끝없는 북한도발>은 외주사가 통으로 제작을 했고, 구제역이나 에너지 특집 등 상당수 생방송이 VCR은 외주가 맡는 식으로 제작이 됐다. KBS의 입장을 표명하는 시사프로그램을 아무런 책임이 없는 외주로 제작하는 위험천만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3면 [공방위결과 보고]사측“취재진 안전은 ‘작은’문제”...망언

88%불신임 본부장, 마지막 외유?

제4차 대의원대회 오늘 개최

4면 <공정방송추진위원회 주간보고서>천안함 사건 1주기 KBS뉴스9 모니터

- 추모와 분노는 넘쳤지만, 진실규명에는 눈감아

5면 괴물방송...종합편성채널을 해부한다-1

6면 부서평가 개인 반영에 반대한다

(시론)김인규 사장은 무엇을 준비하고 KBS에 왔는가

- 김인규 체제의 조직을 말한다

재잘재잘 twitter세상

7면 <<만두양이 만난 사람>> “내 걱정 말아요. 앉아서 걱정들 한다고

승리가 지 발로 찾아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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