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7 재보선 공정방송추진단 종합평가서
4.27 재보선 공정방송추진단 종합평가서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11.05.03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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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7 재보선 공정방송추진단 종합평가서

그 어느 때보다 관심을 끌며 뜨겁게 달아올랐던 4.27 재,보궐 선거가 끝났다. 승패가 가려진 지금, 정치인들은 승패의 손익계산에 골몰하겠지만 우린 스스로의 선거 보도를 성찰해야 하는 시점이다. 단순한 기계적 균형은 책임 회피 혹은 또 다른 편파와 같은 말일 수 있으므로, 시민의식의 성숙이 좀더 높은 수준의 객관성과 균형을 요구하므로, 진실을 진실의 비중에 걸맞게 전달해 한국 사회의 여론이 제대로 형성되고 작동되도록 하는 것이 공론의 장을 제공하는 공영방송의 역할이므로, 끊임없는 성찰은 우리의 자세이다.

이에 KBS 기자협회와 PD협회 그리고 언론노조 KBS본부는 지난 재,보궐 선거에서 있었던 우리 보도와 방송을 냉철하게 평가해 공정한 선거 방송을 구현하기 위한 초석으로 삼는다.

후보 동정만 좇는 ‘기계적 중립’ 보도

4.27 재,보선 공정방송추진단은 4월18일과 21일 두 차례에 걸쳐 발표한 모니터 보고서를 통해 ‘기계적 중립’이라는 틀 속에 가둔 KBS의 선거보도에 대해 비판해 왔다. KBS의 ‘기계적 중립’ 보도는 다음과 같은 매우 단순한 구조와 내용을 담고 있다. 즉 ‘여당 후보의 움직임 + 여당 후보 인터뷰 + 야당 후보의 움직임 + 야당 후보 인터뷰’의 틀에 박힌 구조 속에 내용 역시 후보의 선거운동과 언론용 인터뷰를 여,야 후보 차례로 반복한다.

이 과정에서 유권자는 생략된다. 정작 표를 행사하는 유권자의 관심과 인터뷰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이다. 유권자가 아닌 후보를 중심에 놓고 선거를 보도한 결과다. 그러다보니 해당 지역 또는 선거의 이슈가 무엇이고, 유권자가 무엇을 원하는 지를 우리 보도를 봐서는 전혀 알 수가 없다. 또한 단순한 기계적 중립은 여,야에 대한 유·불리만을 따지므로, 취재 사안을 그 자체로 가치평가해서 보도하는 길을 막아버린다. ‘야권의 후보 단일화’, ‘투표 독려행위의 선거법 위반 논란’과 같은 살아 숨쉬는 선거 이슈는 그래서 9시 뉴스에서 보기 힘들다.

이처럼 공정성을 위한다는 명분 아래 ‘기계적 중립’ 보도만을 강조하다보면 오히려 민감한 쟁점을 배제시킴으로써 결과적으로 편향된 방송이 될 수 있으며, ‘진실 보도’라는 언론의 본령과도 부합되지 않는다.

불법 선거 ‘기계적 중립’, 결론은 물타기

이번 재보선 선거 보도 과정에서 KBS의 ‘기계적 중립’ 보도는 선의로 해석하더라도 오해받을 소지를 스스로 제공했다. 기계적 중립 보도가 여권의 불법, 관권 선거운동 의혹을 철저하게 여,야 간의 정치적 논란 거리로 전락시키는 도구적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강원도지사 선거운동 과정에서 한나라당 엄기영 후보 측의 불법 펜션 전화홍보원 동원 의혹이다. 선관위와 경찰에 의해 적발된 근래에 찾아보기 힘든 대규모 불법 선거운동이었지만 우리 KBS 뉴스는 상대인 민주당 최문순 후보 측의 허위 문자메세지 발송 건과 함께 묶어 여,야의 정치적 공방으로 처리했다. 상식적 차원에서 비중을 따지면 여권에게 치명적인 불법 선거 악재를 ‘기계적 중립’ 보도 를에 가두다 보니, 결과적으로 ‘물타기’가 돼버린 것이다.

경남 ‘김해 을’ 선거구에서 불거진 특임장관실 직원 선거 개입 의혹도 마찬가지다. 유권자 동향과 선거 전략 등을 적은 특임장관실의 수첩이 발견됐지만 침묵으로 일관하다가 결국 민주당의 정치적 공세와 정부의 반박을 묶어 정치적인 논란거리로 취급했다.

불법 선거운동에 눈감은 KBS 선거 보도

KBS가 지고지순한 가치처럼 떠받드는 ‘기계적 중립’ 보도의 틀조차도 무색하게 할 만큼, 노골적인 축소와 왜곡 보도도 잇따랐다.

우선 강원도지사 선거에서 한나라당 엄기영 후보 측의 불법 펜션 선거운동원 동원 의혹을 보도하면서 KBS 9시 뉴스는 적발 주체인 선관위와 경찰을 언급하지 않았다. 적어도 사실은 사실대로, 주장은 주장대로 보도해야하지만 이를 야당의 일방적인 의혹 제기인 것처럼 보도한 것은 원칙의 위배다.

또한 이틀 뒤인 4월24일 9시 뉴스는 해당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이를 단신으로 축소하는 것도 모자라 이미 나온 최문순 후보 쪽의 문자메시지 발송 건을 엮어 보도했다. 자막마저 [‘강원 지사 보선’ 불법 선거운동 조사]라고 적어 여권의 선거 악재에 대해 물타기 자세를 보였다.

‘김해 을’ 특임장관실 관권 선거 의혹과 관련해서도 4월24일 9시 뉴스 보도 당시 이미 발각된 특임장관실 수첩의 주인이 누구인지 알려진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직원을 파견한 적이 없고, 수첩도 선물용으로 배포된 것’이라는 얼토당토 않는 정부의 입장을 그대로 내보냈다.

뿐만 아니라 공식선거운동 기간 초반에 불거진 ‘한나라당 원내대표의 김해 을 야권 후보에 대한 마타도어 논란’과 ‘이광재 전 도지사 부인의 기자회견’ 등은 전혀 전파를 탈 수 없었다.

언론노조의 특정후보 지지에 대하여

지난 4월21일 전국언론노동조합은 강원도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강원도지사 야권 단일 후보인 민주당 최문순 후보를 공식 지지한다고 선언했다. 언론노조는 지난 2004년과 2007년에도 특정 정당의 후보에 대해 지지 선언을 한 바 있다. 헌법적 권리이며 합법적 활동이고, 우리 사회가 이를 합법화한 것도 사회적 필요성이 인정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유독 이번 최문순 후보에 대한 언론노조의 지지 선언에 대해 사내 일각에서 문제를 삼고 나섰다. 언론노조가 특정후보를 지지했기 때문에 해당 조합원들의 공정 보도에 의심이 간다는 단순 논리다. 그런 차원이라면 대통령 특보를 역임한 김인규 특보사장 체제의 KBS는 선거 보도를 해서는 안된다. 노동조합의 합법적인 활동, 정치적 의사 표현의 자유라는 헌법적 권리 등 수많은 대응 논리에도 불구하고 정치를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정서와 의식 수준에 비추어 볼 때 이번 논쟁은 소모적이 될 우려가 크다. 따라서 이 같은 소모적인 논쟁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언론노조의 특정 후보 지지가 과연 현 시기에 바람직한 것인지는 다시 한 번 되짚어 봐야 할 것이다.

KBS 기자협회와 PD협회 그리고 언론노조 KBS본부는 지난 4.27 재보선과 관련해 2주 동안 공동의 감시 활동을 펼쳐왔다. 사전적 대처 부족으로 만족할 만한 선거 보도를 관철시키지는 못했지만 성과도 있었다고 본다. 보도, 제작 관련 단체와 노동조합이 사상 처음으로 협업을 통해 선거보도 감시에 나섰다는 점이다. 이번 활동을 반석삼아 내년에 있을 총선과 대선에서 보다 철저하고 효과적인 공정선거 보도 활동을 벌여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2011년 5월 3일

4.27 재보선 공정방송추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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