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호] KBS를 더 이상 망치지 마라!
[39호] KBS를 더 이상 망치지 마라!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11.06.02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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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31일 제9차 임시공정방송위원회가 오후 4시반부터 본관 제1회의실에서 열렸다. 안건은 노측이 임시 공방위 개최를 요구하며 제기한 4건으로 다음과 같다.

 

1. 추적60분 ‘4대강 편’ 관련 제작실무자 징계의 건

2. 5.6 개각 검증보도 실종 및 편파 보도의 건

3. 친일파 ‘백선엽’ 다큐 제작의 건

4. 5월30일 대통령 주례연설 사실 왜곡 및 노동자 폄하의 건

 

노측, 추적 60분 징계 무효 및 사과 요구

 

우선 노측은 모두 발언을 통해 시청자와의 약속을 어기고 추적60분 ‘4대강 편’이 두 차례나 불방된 것과 관련해 제작실무자 2명을 징계한 것은 지난해 12월 22일 공방위에서 사측이 불방 책임을 인정한 노사 합의문을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측은 이와 관

련해 즉각 징계를 무효화하고 사과할 것을 강력히 요구하였다.

 

노측, 5.6 개각 관련 보도 부실, 편파 보도 집중 추궁

 

이어 5.6 개각 보도와 관련한 안건에 대해 노측은 ①공직 후보자 검증 보도의 실종 ②후보자들에게 이미 제기된 의혹마저 전달 부실 ③박재완 기재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논문 이중게재 및 연구비 수령규정 위반 특종 취재 건 보도 누락 등에 대해 따졌다.

이에 대해 사측은 ①공직 후보자 검증 보도는 취재 기자들이 알아서 잘 했을 것이며, TF 등과 같은 대응은 이번 개각이 소폭인데다, TF 구성의 어려움 등을 들어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②또 KBS9시 뉴스의 경우 SBS와 MBC 등 타 지상파 방송 메인뉴스와 비교해 개각 및 인사청문회 보도 횟수가 더 많다며 부실 보도를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③이와 함께 박재완 후보자 관련 취재의 경우 박재완은 이미 노동부 장관이 되면서 검증을 받은 인물이며, 해당 취재 사안이 작다고 판단하여 보도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박재완 앞에 서면 작아지는 KBS

 

하지만 노측은 박재완의 경우 지난해 이미 드러난 논문 이중게재의 건이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 또 다른 논문의 이중게재가 드러난 것은 상습적으로 논문 이중게재를 벌여온 부도덕한 행위로 결코 작은 문제가 아니며 특히 삼성 연구소 연구비 수령 규정 위반의 경우 단순한 규정 위반을 넘어 최악의 경우 횡령 행위에 해당할 수도 있기 때문에 장관 임명을 앞두고 두 차례나 기자의 단독 취재를 묵살한 것은 명백한 편파보도이자 정권 비호 행위라고 비난했다.

또 이번 개각에 대해 이틀에 걸쳐 3꼭지나 의미를 부여하는 리포트를 하면서 정치적 반대세력인 야권의 개각 관련 멘트가 단 한 줄도 보도되지 않은 점, 야당의 반발 속에 일부 후보자의 청문회 보고서가 여당 일방으로 채택된 점 등을 보도하지 않은 것도 명백한 편파보도이며, 정치적으로 서로 다른 의견을 균형있게 보도해야 하는 심의 규정과 방송 강령을 위반한 것이라고 노측은 지적했다.

 

사측, 공직자 검증 보도 준칙 제정 거부

 

노측은 차제에 공직자 또는 공직 후보자에 대한 검증 보도와 관련해 향후 노사 간 논의를 통해 준칙 또는 매뉴얼을 만들자고 제안했지만, 사측은 이를 거부하였다. 다만 사측은 이번 5.6 개각 보도와 관련한 문제 제기를 계기삼아 앞으로 방송강령과 방송심의규정을 준수할 것임을 구두로 밝혔다.

 

사측 위원들, 공방위 회의장에서 일방적으로 퇴장

 

이어 노측은 다음 안건인 대통령 주례연설과 ‘친일파 백선엽’ 건으로 논의를 이어려했지만 사측은 사전에 안건 상정에 대한 노사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저녁 8시쯤 공방위 회의장에서 일어나 일방적으로 퇴장하였다. 이에 노측 위원들은 사측 대표인 조대현 부사장실에 찾아가 8시 반까지 회의장으로 복귀하지 않을 경우 공방위 결렬과 향후 노사 관계 파탄의 책임을 져야 할 것임을 엄중히 경고했지만, 사측 위원들은 끝내 나타나지 않음으로써 제9차 공정방송위원회는 사측의 막장 행태로 인한 파행 끝에 중단됐다.

“우리는 이 안건이 공방위의 대상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이미 노조가 성명서에서 다 밝혔고...”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초헌법적 발언과 반노동자적 선동으로 물의를 일으켰던 ‘제66차 대통령 라디오 연설’을 언론노조 KBS본부가 공정방송위원회 안건으로 제시하자 사측은 이 같은 답변과 함께 집단 퇴장했다. 초유의 일이다. 무엇이 그들에게 그렇게 두려운 것일까?

3년 전 대통령 라디오 연설은 이미 이 같은 우려 속에서 탄생했다. 처음엔 청와대의 요청으로 일회성이라더니, 불과 며칠 만에 대한민국의 기간채널 KBS 1라디오를 통해 격주로 전국 방송을 하게 되었다. 그 과정 속에 라디오 조합원들의 격렬한 반대가 있자, 사측은 청와대로부터 ‘제작과 편성의 자율성, 독립성을 보장한다’는 합의문까지 받아와 KBS 구성원들을 설득시키려 했다.

하지만 대통령의 인정 여부에 상관없이 방송 제작과 편성의 자율성, 독립성은 방송국 본연의 권리임에도 굳이 합의문까지 쓴 것을 보면, 어떻게든 이 방송을 구현하려는 자와 이를 허용케 한 자들은 ‘대통령 라디오연설’이 방송국 마음대로 할 수 없음을 역설적으로 표현했던 것 같다.

 

KBS, MB의 정책 홍보·선전 도구로 전락

 

실제로 지난 3년 동안 대통령 라디오연설은 당리당략적 선전도구로써, 정부의 실정에 대한 변명의 창구로써, 일방적인 정책 홍보의 장으로써 충실히 역할을 해 왔다. 그리고 그러는 동안 KBS는 제작과 편성의 자율성, 독립성이 거세된 채 권력의 확성기 역할을 해 온 셈이다. 청와대에서 오라는 날짜에 가 충실히 녹음을 했고, 이따금 자체적으로 녹음한 파일을 던져주면 그걸 받아 고스란히 약속된 시간에 송출했다. 각하의 말씀에 가위질 하는 일은 생각조차 못했다. 이렇게 충실히 청와대의 심부름을 한 대가로 그 방송을 성사시키고 연출한 이들은 모두 이 회사의 간부가 되어 한자리씩 꿰차고 앉았다.

그렇게 누군가에게 확실한 보답을 안기며, 권력에 너그럽게 허용된 시간이었지만 그 결과, 허위 사실이 주입되고, 초헌법적 권리가 당연시되고, 고용자의 시각으로 노동자를 길들이는 방송이 무비판적으로 국민에게 전달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그것도 국민의 수신료로 운영되는 공영방송에서 말이다.

백선엽은 A급 민족반역자. 그런데 왜 KBS가..

 

우리는 지금 해방 이후 최악, 최대의 역사왜곡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는 것을 목도하고 있다. 현 정권과 조중동을 비롯한 보수우파 진영이 친일과 독재의 역사를 미화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 2008년 광복절을 건국절로 바꾸려는 시도를 비롯해 이승만, 백선엽, 김창룡, 박정희 등 친일·독재 인물 되살리기 작업이 바로 그것이다. 항일세력을 탄압하고 친일파를 등용한 이승만이나 그 자신이 친일파였던 박정희도 반공과 함께 명목상으로는 반일을 국시로 내세웠던 만큼 친일인사들을 이렇게 드러내놓고 미화하지는 않았다. 전두환, 노태우 정권 때도 유신 독재를 노골적으로 ‘혁명’이라 부를 수는 없었다. 하지만 지금 뉴라이트를 비롯한 보수우파 세력들은 이러한 금기를 모두 벗어던지고 헌법정신을 무시해가면서까지 친일·독재세력을 무덤에서 불러내는데 혈안이 돼 있다. 그런데 문제는 대통령 특보 출신인 김인규 사장과 몇몇 간부들이 이런 역사왜곡 행위에 동조하기 위해 KBS를 동원하고 있다는 것. 이들은 이승만 특집도 모자라 이제는 친일파 출신인 백선엽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강행하고 있다.

백선엽이라는 사람에 대해 다시 한번 살펴보자. 그가 활동했던 만주국의 간도특설대는 항일세력에 대한 무자비한 탄압으로 악명이 높았다. 친일인명사전에는 피해상황에 대해서만 간략히 서술돼 있지만 당시 간도특설대의 만행을 겪었던 사람들의 증언은 더욱 처참하다. 연변 작가 류연산이 쓴 ‘일송정 푸른 솔에 선구자는 없다’에서는 간도특설대의 만행을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다.

 

- 1939년 7월 자신들의 충혼비에 제사를 지내기 위해 전사한 항일부대원의 배를 갈라 내장 을 꺼내 빈 통조림통에 넣었다.

- 1941년 겨울 포로로 잡힌 항일부대원의 머리를 군도로 자르고 잘린 머리채를 들고 기념촬영을 했다.

 

백선엽씨는 이러한 간도특설대를 지휘했던 장교로, 친일파도 그냥 친일파가 아니라 직접 동족을 총칼로 학살한 A급 민족 반역자였다. 6.25때의 공적이 아무리 크더라도 그의 이러한 과거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전쟁 당시의 위업도 과장된 측면이 있다. 거기다 동생 백인엽과 함께 설립한 선인학원이 한때 사학비리의 대명사였던 불미스런 과거도 있다. 모든 사람과 마찬가지로 백선엽 예비역 대장에게도 공(功)과 과(過)가 동시에 존재한다.

 

다음 수순은 박정희 쿠데타 미화?

 

사측은 말한다. 프로그램에서 이러한 공과를 객관적으로 조명하면 될 것 아니냐고. 말은 맞는 말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드러난 프로그램의 윤곽을 볼 때 그를 ‘객관적으로’ 조명하겠다는 의도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 편성제작회의에 제출된 구성안의 일부를 발췌해본다.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도서관에서 일본신문사설을 읽을 정도로 배움의 열망이 컸다. 다부동 전투의 승전, 진정한 장군의 탄생이었다.

백선엽은 전쟁 후에도 고아원에 내려가 아이들을 보면서 애정을 쏟았다. 지금도 백선엽을 장군 아버지라 부르며 그를 따르는 백발노인들이 있다.

 

처음부터 끝까지 친일행각등 그의 어두운 과거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없이 일방적인 찬양 일색이다. 실제 프로그램이 이렇게 나올 것이라고 믿고 싶지는 않지만 이것만 놓고 봤을 때 심히 우려가 들지 않을 수가 없다. 어떤 프로그램에서 매국노 이완용의 일생을 을사늑약 이전까지만 다룬다, 또는 10.26사태 이전까지의 군인 전두환의 일생을 다룬다.

과연 그 프로그램이 ‘객관적’이라고 할 수 있을까? 백선엽 다큐가 이런 예들과 다른 게 과연 뭔지 묻고 싶다.

KBS가 과거에 아무리 독재정권의 나팔수니 하는 비난을 들었어도 친일파를 이렇게 일방적으로 미화하는 프로그램을 한 적은 없었다. 그런데 왜 특보출신이 사장으로 오고 난 다음부터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인가. 벌써부터 사측에서 5.16을 재조명하는데 관심을 보인다는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김인규 사장은 KBS를 망친 것도 모자라 이제는 대한민국의 정체성까지 망치려 하는가?

KBS의 파업 보도 ‘레시피’

 

“ 자동차 엔진 부품을 만드는 한 중소기업이 파업에 돌입하면서 국내 자동차 생산에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파업 나흘 만에 현대 기아 차는 곳곳에서 생산차질을 빚고 있습니다.”

 

“ 한 개에 천원, 조그마한 링을 만드는 회사가 파업을 했을 뿐인데 대한민국 자동차 산업 전체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 당장 생산 차질을 겪던 자동차업계는 곧바로 생산재개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습니다.”


‘유성기업의 파업’을 KBS 뉴스가 어떻게 바라보는지 알려주는 앵커 멘트들이다. 사건의 가장 본질적인 출발점인 ‘파업의 원인과 과정’은 찾아보기 어렵고 파업행위는 바로 ‘국내 자동차 업계’와 ‘자동차산업 전체’에 대한 ‘위협’으로 이어진다. 경찰력 투입하여 파업을 강제해산하고 조합원을 연행하자 ‘자동차 업계’는 ‘안도의 한숨’을 쉰다.

‘파업’은 ‘한국경제’의 ‘빨간불’이고 정상상태에 있던 자동차산업을 ‘흔드는’ 불안요소다. ‘파업’은 사회를 불안으로 몰고 가는 ‘나쁜’ 노동자의 ‘일탈’이고 ‘업계의 빨간불’이다. 이런 ‘빨간불’들은 언론에 의해 ‘저희들 밖에 모르는 나쁜 종자’들로 전락하고 경찰력을 동원해 ‘타작’을 한다. 파업의 본질과 내용은 찾아볼 길 없고 항상 정해진 역할인 ‘나쁜 노동자’와 ‘거룩한 업계와 국가경제와 공권력’이 있을 뿐이다. 단 한 번도 변하지 않는 노동자의 단체행동에 관한 ‘KBS 뉴스의 레시피’다.

 

왜 파업을 하는지 이유라도 알려주라!

 

공공과 민간의 구분 없이 파업에 대한 KBS 뉴스의 철칙이 있다.

 

‘왜 파업을 하는지 진실을 말하지 마라!’

 


지난 5월 18일, 자동차 엔진에 들어가는 주요부품인 피스톤링을 만드는 한 기업의 노동자들이 파업에 돌입했다. 노사 갈등의 중심에는 “야간근무폐지”가 있었다. 현재 부품공장을 포함한 자동차업계는 주야 맞교대로 야간근무를 당연시하고 있다. 당연하게 여겨지던 야간근무를 없애고 하루에 두 번 교대하는 근무로 근무형태를 바꾸기로 ‘천원짜리’ 링을 만드는 공장에서 2009년에 합의를 했다. 실무협의를 거쳐 2011년 1월부터 시행하기로 합의서를 썼지만 이 합의는 지켜지지 않았고 유성기업측은 노조에 합의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노동조합은 노동위원회 조정을 거쳐 파업찬반투표에서 파업을 결의했고 유성기업측은 18일 밤 조합원들에 대해 직장폐쇄를 단행했다. 금속노조 유성기업지회는 ‘밤에 잠 좀 자면서 일을 하자’고 했고 회사는 ‘그건 못 하겠다’라고 버텼다. 노조는 합의를 위반하니 파업을 했고 사측은 직장 폐쇄를 단행했다. 여기에 조합원들은 공장점거로 맞섰다.

이게 유성기업 파업의 외면적 사실들이다. 이런 사실들조차 찾아볼 수 없는 뉴스들이 무엇을 위한, 누구를 위한 뉴스인지 너무 뻔하지 않은가?

 

勞使, 헌법에서는 평등, 뉴스에서는 불평등!

 

‘ 노동자와 사용자를 절대 평등하게 다루지 마라. 사측과 언론과 권력의 삼위일체!’

 

유성기업 조합원들은 한국 자동차 산업을 엿새 동안 쥐고 흔들었다. 최소한 KBS 뉴스에 따르면 말이다. 500명에 불과한, ‘천원짜리’ 링을 만드는 공장의 조합원들이 무슨 깡으로

자동차 산업을 쥐고 흔들었을까? 이유는 단순하다. 헌법에서 노동자의 노동3권을 명목상이나마 보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용자들이 우월적 지위를 활용하여 노동자를 탄압하고 착취하고 생존권을 위협한 역사가 있고 위험이 상존하기 때문에 단체행동권을 보장하고 노사대등으로 노동자를 보호하고 있다. 우리 사회를 규정하는 최고의 법률이자 원칙인 헌법에서 보장된 ‘노동자의 권리’는 언론에 의해 내팽개쳐진다. ‘노사대등’과 ‘노동3권’의 보장은 단지 법전의 문장에 불과하다. 노동자는 아무리 합법적 절차를 거쳐도 파업에 돌입하는 순간 ‘사회의 빨간불’로, 사용자는 ‘하루에 수십억을 앉아서 날리는 억울한 피해자’의 역할을 언론에 의해 부여받는다. 언론이 분위기를 띄우면 권력은 ‘빨간불’을 진압한다.

 

모든 책임은 노동자에게!

 

‘파업하는 놈은 무조건 나쁜 놈이다.’

 

노사 간의 합의는 법에 의해 존중받고 이행을 보장받고있다. 이번 유성기업 조합원들이 파업에 돌입한 직접적인 원인은 2009년의 합의를 깨기 위한 사측의 협상에 있다. 왜 이 부분은 말하지 않는가? 현대 기아차 공장이 멈춘 이유도, 직장폐쇄에 맞서 정부의 주장대로 ‘공장 불법점거’를 한 이유도, ‘216억 원의 손실’과 ‘8천억에 이른다는 매출손실 추정치’가 나온 이유도 노사 합의를 지키지 않은 유성기업 사측의 불성실한 협상에 있지 않은가? 왜 노사합의를 이행하라고 요구하는 유성기업 조합원들이 져야 하는가. 사실들에 근거해 시시비비를 가리는데 필요한 정보 제공이 언론의 기본 사명 아닌가.

아무리 미워도 기본은 지키고 살자. 우리 언론이 그 몹쓸 존재로 취급하는 노동자들의 권리요구가 없었다면 지금의 한국사회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언론도 노동자들의 투쟁에 무임승차해 이 자리까지 왔다. 그 역사를 진실보도로 답하지는 못할망정 여전히 틈 만 나면 칼을 꽂는다.

 

‘연봉 7000만원’의 몹쓸 코미디!

 

이번 주부터 당장 현대 기아차는 그랜저와 K5의 생산 차질이 우려되고 있으며 한국 GM도 다음 주부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르노삼성도 이달 말이면 재고가 떨어져 SM5의 생산차질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최중경(지식경제부 장관) : “7000만 원이 넘는 연봉을 받는 유성기업 노조의 파업은 국민들이 이해하기 힘들 것” KBS 9시뉴스 5월 23일

 

5월 23일 9시뉴스의 기사 <자동차 산업 흔들> 중 일부다. 장관의 말이 항상 맞는 말은 아니니 급한 나머지 극소수의 연봉을 전체 평균으로 착각했다고 하자. 문제는 이 인터뷰가 끼워진 대목이다. 기사는 현대 기아차는 물론 GM과 르노삼성도 자동차 생산차질을 우려하고 있다고 한다. 상식적으로 우려의 수준이 어느 수준인지, 언제부터 생산차질이 예상되는지, 얼마만큼 위기인지 밝히는 인터뷰가 들어가는 대목이다. 이 자리에 생뚱맞게도 확인도 안 된 연봉관련 인터뷰가 들어가고 유성기업 조합원은 졸지에 7000만원씩은 받는 ‘배부른 노동자’가 됐다. 파업보도의 주요 레퍼토리가 상식 이하의 인터뷰 삽입으로 등장했다. 거짓으로 드러났지만 유성기업 노동자가 ‘7000만원’을 받는다 치자. 그러면 합의이행을 요구하면서 파업하면 안 되나? ‘밤에 잠 좀 자자’ 는 가장 기본적인 생리적 요구를 할 수 없나?

 

지금 우리는 2011년에 살고 있다. 민주주의는 후퇴하고 언론자유는 뒤로 뜀박질을 한다. 헌법에 보장된 인간의 권리는 뿌리 채 흔들리고 있다. 시민들은 분노하고 있고 언론의 권력추종은 손가락질의 대상을 넘어 ‘사회의 병적 존재’로 취급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공영방송 KBS’와 ‘KBS의 노동자’들은, 이번 파업보도에 ‘좌경세력 침투’나 ‘운동권의 위장취업’이 없었음을 위안으로 삼아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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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면 ‘친일·독재·권력 비호 방송’ 장본인들, 공방위마저 거부하다!

3면 [제9차 공정방송위원회(임시)보고] 박재완 앞에서 한 없이 작아진 KBS

4면 대통령, KBS 확성기 통해 초헌법적 발언·허위사실 유포

이승만, 백선엽.. 다음엔 박정희?

5면 [공정방송추진위원회 주간보고서]유성기업 파업 보도, 또 노동자만 죽일 놈인가?

6면 공영방송 KBS, 유성기업 사태 개입 의혹 창조컨설팅과 손잡다!

<초대합니다! - 시민과 함께하는 언론노조 문화의 밤 나는 언론인이다>

7면 괴물 방송....종합편성채널을 해부한다-3

8면 하종강의 노동과 꿈⑧ 고임금 노동자의 파업은 정당하지 않다?

新 여의도18 : KBS는 짝퉁 MBN

특보 사장은 장애인을 뭘로 보나

<이승만>과 <백선엽> VS. <붕가붕가>의 <조까를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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