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듯한 노조, 진실한 노조 방송독립의 구심점으로 다시 세우겠습니다
반듯한 노조, 진실한 노조 방송독립의 구심점으로 다시 세우겠습니다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10.01.29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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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내규 부위원장 후보 출사표

 

반듯한 노조, 진실한 노조
방송독립의 구심점으로 다시 세우겠습니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부위원장 후보
이 내 규
(TV제작본부 교양제작국)

 

며칠간 잠이 오지 않았습니다. 내가 과연 이 자리에 서야만 하는 것인가?

새롭게 출범하는 언론노조 KBS본부의 부위원장 자리를 앞에 놓고 이런 고민이 들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미 지난 2007, 2008년 2년 동안 11대 노조의 중앙위원을 맡으며 KBS가 군홧발에 침탈당하며 방송장악의 격랑 속에 침몰해가는 모습을 목도하고 몸을 던져 싸웠던 그 아픈 기억이 아직도 생생한데 이제 또다시 이 길을 다시 가라고 하는 동료들이 솔직히 야속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밟히고 찢겨 이제는 만신창이 다 돼버린 KBS를 누군가는 살려야 한다는 신념으로 이 길을 가겠다고 하는 동료들과 선후배들의 눈빛을 보고 저는 모든 주저함을 접었습니다. 그들과 함께라면, 서로가 힘을 합한다면 그 어떤 험난한 길이라도 헤쳐갈 수 있다는 믿음 역시 있었습니다.

특보사장,비리감사...우리가 왜 손가락질을 받아야 합니까?

지금 KBS는 우리들이 기억하는 범위 내에서 가장 엄혹한 위기의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불법으로 사장 자리를 차지한 이병순 씨의 뒤를 이어 급기야는 정권창출에 직접 앞장섰던 사람이 사장이 되는가 하면, 아예 비리 전력자가 감사가 되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사장의 정권홍보는 더욱 대담하고 노골적이 돼가고 있고, 비판의 칼날이 빠져버린 KBS는 진보와 보수 양쪽에서 모두 손가락질과 비웃음을 당하고 있습니다. 정권의 영속을 위해 정부의 방송정책은 조중동에 종편 특혜 폭탄을 안기는데 맞춰져 있고, KBS는 공영방송으로서의 생존 자체를 고민해야 할 시점에 와 있습니다.

누가 저항하고 누가 견제할 것입니까?

그런데 우리는 지금까지 이에 대해 저항하고 견제하는 역할을 제대로 해왔습니까? 안타깝게도 그러지 못했습니다. 투쟁의 구심점이 돼야 할 노동조합은 지난 몇 년간 극에 달한 노노갈등을 치유하고 일치된 역량을 모아 정권과 그 하수인 역할을 자임하는 사장에 맞서 방송독립을 위해 싸우라는 조합원들의 염원에 부응하지 못했습니다. 노조의 울타리를 벗어나 싸움의 최전선에 섰던 사람들도 지난 1년 반 동안의 파상공세에 어느 정도는 지쳐 있었습니다.

새 노조의 건설은 이러한 고착 상태를 타파하고 꺼져가는 공영방송을 되살리고자 하는 사람들의 염원이 모여져 나온 자연스러운 선택이었습니다. 지난해 말 특보 사장에 대한 파업 투표가 부결된 뒤 진퇴유곡에 빠졌던 노조집행부가 해가 바뀌자마자 바로 그 특보 사장과 나란히 서서 떡을 써는 모습은 우리의 선택이 옳았음을 확인시켜 주었습니다. 새 노조의 결성이 없었다면 정권의 방송장악 일정은 완전히 마침표가 찍혀졌을지도 모릅니다.

새 노조, 방송독립의 구심점으로 세우겠습니다!

이제 우리가 지켜야 합니다. 스스로 지켜야 합니다. 굴종과 순치를 거부하고 우리 스스로를 지켜야 합니다. 비록 그 길이 당장 힘겹고 고통스러울지도 KBS의 미래를 위한 길이기에 기꺼이 제가 앞장서겠습니다.

부위원장 출사표를 던진 저는 아직도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하지만 조합원 여러분들과 KBS의 맑은 내일을 위해 끝까지 가겠다는 신념은 변치 않겠습니다. 조합원 여러분들께서 저에게 격려와 비판, 조언을 주신다면 희망과 웃음으로 새 노조를 방송독립의 구심점으로 세우겠습니다. 조합원 여러분을 진심으로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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