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방송' 항의 봇물! 사측은 즉각 사과하라!
'친일방송' 항의 봇물! 사측은 즉각 사과하라!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11.06.27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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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방송’ 항의 봇물! 사측은 즉각 사과하라!

친일파 ‘백선엽 다큐’에 대한 후폭풍이 예상을 뛰어넘을 만큼 거세다. KBS 인터넷 홈페이지 시청자게시판을 보라! 지난 이틀여 동안 친일파 백선엽 찬양 방송에 분노하는 시청자의 항의 글이 무려 천 건이 넘게 쇄도했다. ‘친일방송’, ‘부역방송’, ‘공영방송을 포기한 작태’라는 등의 시청자들의 분노는 지금도 게시판에 이어지고 있다. 전화를 통한 항의도 9백 건이 넘었다고 한다. 근래에 들어 유례가 없는 항의 사태다. 지난 25일 열린 ‘수신료 현실화의 선결조건’ 논의를 위한 심야토론에서도 KBS의 공정성, 편파성 시비를 걸 빌미를 제공했다. 한마디로 ‘친일 방송하는 KBS에게 수신료가 웬말이냐?’는 것이다. 왜 자충수를 두는가!

회사의 자체심의에서도 백선엽 개인에 대한 영웅화 느낌이 짙다고 지적하고 있다. <‘전쟁영웅 백선엽의 회고록인지 경계가 모호했음’, ‘백선엽 개인의 회고담에 기대고 있어 객관성 유지 장치가 없었던 점도 문제’, ‘백선엽 한 사람만을 영웅시하고 있다는 인상’, ‘백선엽 장군 특집 같은 느낌’>

백선엽 다큐를 앞두고 사측은 줄곧 백선엽 개인을 미화하거나 영웅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해왔지만, 회사의 자체 심의평만 봐도 허언임이 드러났다. 방송 내용을 보라. 1부와 2부에 걸쳐 ‘6.25 전쟁은 백선엽의 전쟁’으로 묘사됐고 국군은 ‘백선엽의 국군’, 1사단은 ‘백선엽의 1사단’으로 묘사됐다. 2부작 100분에 걸쳐 이처럼 철저하게 백선엽 개인에 대한 미화가 계속됐지만, 항일 독립운동가들을 때려잡았던 친일 군인으로서의 백선엽, ‘상해임시정부가 선전포고한 적국의 장교’로서의 백선엽은 전혀 다뤄지지 않았다. ‘만주군관학교를 나왔으며’, ‘친일인명사전’에 수록됐다는 단 한마디가 백 분의 찬양가 속에 담긴 유일한 백선엽의 친일행적이었다.

그러나 사측은 오늘 보도자료까지 내서 특정인의 삶 전체를 다루는 인물 다큐가 아니다, 미화할 의도가 없었다고 변명하고 있다. 오히려 뭐가 문제냐며 따지고, 천 건이 넘은 시청자 게시판 항의글과 9백 건의 항의 전화는 고의적으로 동원한 조작 행위라고 치부하고 있다. 한마디로 어이가 없다. 제정신인가 묻고 싶다. 방송은 의도의 문제가 아니라 결과의 문제다.

김인규 사장을 비롯한 사측 방송책임자들에게 분명히 말한다. 이번 사태의 책임은 온전히 사측에게 있다. 우리는 일찍부터 이번 백선엽 미화 다큐가 불러올 논란과 파장에 대해 경고했고, 특히 ‘수신료 현실화’를 추진하는 국면에서 얼마나 나쁜 영향을 불러올 것인가를 우려한다면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해왔다. 하지만 끝내 사측은 우리의 우려를 일축하고 방송을 강행했다.

그래도 지금까지 KBS의 양식에 한 가닥 희망을 걸었던 항일독립운동단체와 4.19단체, 6.25 희생자 단체들의 반발은 어떻게 할 것인가! 이들 단체마저 적으로 돌리면서 어떻게 막중한 과제와 의무들을 KBS가 수행해나갈 수 있단 말인가? 김인규 사장은 지금이라도 당장 이들 단체와 시청자들에게 사과하라. 친일 미화 다큐에 이은 독재 찬양 다큐인 ‘이승만 5부작’의 편성과 제작을 당장 취소하라.

2011년 6월27일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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