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진은 ‘도청 정국’ 해외 시찰 재고하라!
이사진은 ‘도청 정국’ 해외 시찰 재고하라!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11.08.12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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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진은 ‘도청 정국’ 해외 시찰 재고하라!

8월 14일로 예정된 야당 이사진 4명의 해외 방송사 시찰은 지금 시국에서 대단히 부적절하다. 잠시 소강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공영방송 KBS를 근본에서 뒤흔들 ‘도청 의혹’이 여전히 시한폭탄처럼 계속되고 있고, ‘이승만, 백선엽 다큐’로 KBS를 둘러싼 파동이 끊이지 않고 있는 시점에서 해외 시찰은 구설수를 자초할 수 있다. 게다가 야당 이사진 스스로 KBS가 도청 의혹으로 사상 최대의 위기라고 규정한 상황에서는 자가당착에 빠질 소지를 안고 있다. 당장 해외 시찰 계획을 재고하라.

이사진의 해외 시찰이 이사회의 활동 규정에 따른 것이고, 과거에도 관행적으로 계속되어온 점을 감안한다고 하더라도 그렇다. 해외 시찰이 공영방송 이사로서 활동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한다면 최소한 일정이라도 조정했어야 했다. 지금의 도청 의혹 사태는 김인규 사장과 임원진, 이사회 일거수 일투족에 관심이 쏠릴 수 밖에 없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극단적으로 해외 시찰을 못간다고 이사로서 활동이 어렵거나 불가능한 것도 아니지 않는가! KBS 이사진은 공영방송의 최고의사결정기구이고 그 사회적 책무를 다하기 위해서는 누구보다 도덕적 자세가 요구되기 때문이다. KBS 사장을 비롯한 집행부의 정책 결정을 검토하고 판단하기 위해서는 더 엄격한 태도를 견지해야할 중대한 자리가 이사회이기 때문이다.

이번 기회에 이사진에게 권고한다. 해외 시찰을 가야한다면 어느 지역에서 무엇을 보고 배워서 KBS에 어떤 도움이 되는지 좀 더 투명하게 공개하고 당당하게 가야한다. 떳떳하게 밝히고 시찰을 가는 것이 공영방송 이사진의 자세이다. 러시아 RTR 방송사와 핀란드 YLE 방송사 시찰이 한가한 유람처럼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번 시찰이 장기적으로 KBS에 어떻게 활용될지, 독립성과 자율성 측면에서 심각한 위기에 처한 현재 KBS의 상황에서 왜 러시아와 핀란드 방송사 시찰이 필요한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 가야 한다면 영국 BBC의 권력 독립성이 어떻게 만들어졌고 지켜지고 있는지, 영국 언론의 도청 사태가 어떻게 우리에게 반면 교사가 되는지 시찰한다면 그나마 납득이 될 것이다.

이사진에게 호소한다. 공영방송 KBS의 앞날을 결정하고 사회적 책무를 다하기 위해서는 이번 해외 시찰을 재고하길 바란다. 이사진의 권한과 역할은 이사회의 제도로만 보장되는 것이 아니다. 지금의 도청 의혹에서 보듯, 엄격한 도덕적 자세가 못지않게 중요하다. 자칫 도덕적 해이로 비춰질 수 있는 이번 시찰은 이사회 스스로에게 족쇄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라.

2011년 8월 12일

전국언론노동조합 KBS 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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