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규 사장 취재부서에 직접 전화, 귀뚜라미 회장 기사 삭제
김인규 사장 취재부서에 직접 전화, 귀뚜라미 회장 기사 삭제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11.08.22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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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규 사장, '제작자율성' 전면 부정

김인규 사장이 일선 취재부서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특정 기사 내용에 대해 불만을 표시했고 결국 그 기사가 삭제된 것으로 드러났다. 사실상 특정 기사를 삭제할 것을 지시한 것이어서 공영방송 사장으로서 자격을 스스로 저버린 행위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삭제된 기사 내용은 무상급식 주민투표와 관련된 정치적으로 매우 민감한 사안이었다.

8월18일 9시 뉴스는 톱뉴스와 두 번째 꼭지가 무상급식 주민투표와 관련된 내용이었다. 주민투표 부재자 투표가 시작된다는 내용이 과연 톱뉴스로서의 가치가 있는지는 따로 다루기로 하겠다.

9시 뉴스에 두 번째 꼭지의 제목은 ‘투표 참여 대 거부, 날선 공방’으로 주민투표와 관련된 여러 가지 논란을 섞어 보도했다. 이 리포트에는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주민투표를 독려한 ‘귀뚜라미 보일러’ 최진민 회장과 관련된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김인규 사장 전화 한 통에 KBS 뉴스가 좌지우지

오후 7시 03분 이 기사는 아무런 문제없이 부장의 사인이 났고 취재기자는 제작에 들어갔다. 뉴스 편집이 한창인 오후 7시 30분 경, 김인규 사장이 보도국 사회1부 김종진 부장에게 전화를 했다. 귀뚜라미 보일러 최진민 회장과 관련된 문장을 삭제할 것을 종용하는 내용이었다. 결국 9시 뉴스 리포트에는 최진민 회장 관련 내용이 삭제됐다. 최진민 회장은 대구TBC 최대주주이며, SBS 2대 주주이다.

-담당부장, “사장은 기사에 대해서 문의했을 뿐이다”

김종진 사회1부장은 이에 대해 사장으로부터 전화가 온 것은 사실이지만, 기사에 대해서 ‘문의’를 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또 사장의 전화와는 별개로 김 부장 본인이 판단해 리포트 길이를 줄이기 위해 최진민 회장 관련 내용을 삭제했다고 주장했다.

-김인규 사장, 공영방송 사장으로서 자격 없는 행태

사장이 특정 기사 내용에 대해 취재 부서에 직접 전화해 왈가왈부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일 뿐만 아니라 대단히 부적절하다. 사장의 '언급'을 단순한 '언급'으로 받아들일 간부들이 얼마나 되겠는가. 최진민 회장의 주민투표 독려 논란에 대한 기사 가치는 다르게 판단할 수 있지만 취재기자가 원고를 직접 작성하고 일선부서 부장이 사인을 낸 기사에 대해 사장이 직접 전화해 데스크를 보는 것은 명백한 제작 자율성 침해다. 사장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따라서 9시 뉴스의 기사가 좌지우지 되는 치욕스러운 일이 벌어진 것이다.

사측이 그렇게 떠들어 대던 ‘제작 자율성 보장’을 김인규 사장은 정면으로 부정했다. 김인규 사장은 독립성을 생명으로 하는 공영방송의 사장의 자격을 스스로 버렸다. 김인규 사장은 더 이상 KBS를 망가뜨리지 말라. 김인규 사장은 직원들과 시청자들에게 즉시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하라.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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