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호] KBS 9시 뉴스톱을 찾아라!
[50호] KBS 9시 뉴스톱을 찾아라!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11.09.01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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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4일, M,S 모두 ‘해병대 총기 난사 사고(4명 사망, 2명부상)’이 톱이었지만 우리 KBS만 ‘한나라당 대표로 홍준표 선출’ 소식이 톱이었다. 여당 대표의 선출이 작은 뉴스는 결코 아니지만 큰 사건 사고를 뉴스가치에서 우선시하는 방송뉴스의 편집 관행과 비교해 볼 때 선뜻 이해하기 힘든 대목이다. 보도본부 수뇌부들은 무엇이 부담스러웠을까.

 

8월19일 ‘정부 내수 살기 나섰다’라는 톱뉴스 배치는 더욱 우려스럽다. 당일 증시가 115포인트나 폭락해 역대 세번째, 올해 가장 큰 낙폭을 보였는데 이 소식을 제치고 대통령이 참석한 내수 진작을 위한 회의를 톱으로 배치했다는 것은 과거 땡전 뉴스를 연상하게 할 만큼 경악스러운 일이다.

 

지난 노보에서 지적했듯이 8월18일 무상급식 주민투표와 관련해 대통령의 부재자 투표 소식을 톱으로 전한 것 역시 매우 부적절하고 편향성 시비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다. 3사 메인뉴스를 통 털어 주민투표를 독려하는 대통령의 멘트는 KBS에서만 방송이 됐다. KBS보도본부 수뇌부들은 기계적 중립을 종교처럼 떠받들지만 대통령 앞에서는 그 종교도 소용이 없다. 논란을 감수하고서라도 대통령의 멘트를 내보내는 용감한 편집을 감행한 것이다.

 

토요일이었던 7월2일 우리는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단의 남아공 도착 소식을 톱으로 다뤘다. 반면 M과 S는 폭염이 톱이었다. M,S의 톱뉴스에 선뜻 동의하기 힘들지만, 올림픽 개최지 결정을 5일이나 앞두고 톱뉴스로 유치단 도착 소식을 전한KBS의 뉴스편집 판단은 스포츠, 국가행사를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전형적인 관영언론적인 행태로 보여 씁쓸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8월 1일 톱뉴스에는 아직 남아공에 도착하지도 않은 대통령의 모습이 포함돼 있다.

이처럼 ‘오버스런’ 스포츠 행사 띄우기 행태는 ‘박태환 200m 4위 소식’을 톱으로 전한 7월26일에도 반복된다.(전날 박태환 200m 결승 진출소식도 톱으로 다뤄고, 전전날 금메달 소식까지 포함하면 3일 연속 박태환 소식이 ‘KBS 뉴스9’의 톱이었다.).

 

KBS가 비록 재난재해 주관방송사지만 때로는 이에 대한 강박관념 때문인지 오버하는 경우도 나타난다. 그 예가 일본 자민당 의원들의 입국, 일본 방위백서의 독도 영토표기 등으로 독도를 둘러싼 한-일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렀던 8월1일과 2일이다. M과 S는 무난히 이 외교적 갈등을 톱뉴스로 배치했지만 우리 KBS만 유독 이틀 연속 태풍무이파 북상에 대한 뉴스가 톱이었다.(실제 태풍 무이파가 한반도에 피해를 주기 시작한 날짜는 이로부터 5일쯤 뒤다.) 재난 재해를 반드시 톱뉴스로 해야 주관방송사로서 제대로 다뤘다는 법은 없다.

또한 7월15일부터 19일까지(18일은 제외. 단독보도가 톱) 나흘 연속 무더위, 폭염 등 날씨를 톱뉴스로 전했는데 과연 여름 무더위 소식이 나흘씩이나 계속 톱으로 했어야 할 뉴스가치가 있었는지 뉴스 편집 책임자들은 자문해봐야 한다.

 

 

김인규 사장이 언론의 편집권 독립 원칙을 무시하고 공영방송 사장의 역할을 왜곡하는 ‘망언’을 했다. 김 사장이 일선 취재부서에 직접 전화해 귀뚜라미 회장 관련 기사 삭제를 사실상 지시한 것에 대해 비판 여론이 일자 자기 합리화를 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다.

김인규 사장은 8월 22일 임원회의에서 사장의 부적절한 기사 삭제 지시를 비판한 KBS본부의 노보와 관련해 “최종적인 게이트키핑 과정에 사장도 얘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개별적인 보도에 사장이 개입해도 된다는 뜻이다. 이는 제작 자율성을 정면으로 무시하는 발언이다. 또한 언론사에서 ‘편집권 독립’이 하나의 원칙으로 자리 잡은 역사적, 실천적 의미에 대해 무지하거나, 언론사와 일반 기업의 경영인 역할을 혼동하는 천박한 언행이다. 김 사장의 기사 삭제 지시가 있었던 8월 18일, KBS 퇴직기자 출신의 고모 씨는 귀뚜라미 회장 관련 기사에 대해 사회1부에 전화해 기사가 부적절하다고 항의했다. 고 씨는 귀뚜라미 그룹 최진민 회장이 대표이사 회장으로 있는 대구방송 TBC가 회원사로 있는 한국지역민영방송협회에서 간부로 일하고 있다.

 

귀뚜라미 측, 취재부서에 직접 민원하다

실패한 뒤 김인규 사장에게 도움 요청

김종진 사회1부장은 고 씨의 항의에도 관련 기사를 삭제하지 않았고 9시 리포트에도 관련 내용을 포함시켜 ‘사인’을 냈다. 하지만 고 씨는 KBS 재직시절부터 안면이 있었던 김인규 사장에게 전화를 해서 다시 불만을 제기했고 김인규 사장은 곧바로 사회1부장에게 전화를 해서 그 불만을 전했다. 그리고 귀뚜라미 최진민 회장 관련 기사는 9시뉴스에서 삭제됐다. 결국 김인규 사장은 귀뚜라미 그룹의 민원을 일선 취재부장에게 전달해 관철시킨 셈이 됐다. 민원 브로커의 역할을 한 것이다.

 

편성·편집권 독립은

언론사의 가장 기본적인 원칙

언론사에서 경영과 편집 혹은 편성의 분리는 선진 사회에서는 지극히 상식적인 원칙이다. 우리 방송법 제 4조 3항에는 “방송사업자는 방송편성책임자를 선임하고, 그 성명을 방송 시간내에 매일 1회 이상 공표하여야 하며, 방송편성책임자의 자율적인 방송편성을 보장하여야 한다.”라고 명시돼 있다. 또 방송편성 규약 제2조 1항에 “취재 및 제작 책임자”의 정의에는 본부장과 국장, 부장은 포함돼 있지만 사장은 그 이름이 빠져 있다. 즉 사장은 취재 및 제작 책임자가 아니므로 방송에 관여할 수 없다는 뜻이다.

 

언론학자들,

“김인규 사장 망언 믿어지지 않는다”

언론학자들은 김인규 사장의 이와 같은 ‘망언’에 대해 한결같이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인제대학교 김창룡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편집권을 경영권의 일부인 것으로 착각하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며, “언론사는 일반 기업과 다른 특수한 조직으로 업무에 공익성을 보장하기 위해 편집권의 독립을 보장하고 있다.

사장이 특정 기사를 넣거나 빼는 것은 기본적인 편집권 독립 원칙을 위배하는 위험한 일이다.”라고 말했다. 김창룡 교수는 또 “편집권 독립은 이윤을 추구할 수밖에 없는 경영진의 개입을 막을 수 있는 저널리즘의 본령이며 반드시 지켜야할 선진 언론의 기본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인하대 박인규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누구보다도 잘 아실 분이 그런 말을 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다.”며 “제작,편성 책임자를 임명했다고 해서 편집권, 편성권 자체에 개입하는 것은 전제군주 시절의 독재자의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김인규 사장은 부끄러움을 알아야 한다

조대현 부사장은 공방위 자리에서 사장이 일선 취재부서에 전화한 것은 KBS에서 “자유로운 의사소통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또 “사장부터 수습사원까지 모두 프로그램에 대해서 발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사장이 일선 PD들과 기자들에게 수시로 전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다시 한 번 묻겠다. 뉴스가 제작되고 있는 와중에 KBS보도의 이해 당사자에게 전화를 받은 사장이 취재 데스크에게 직접 전화에 민원을 전달하는 것이 적절한 일인가. 그렇다면 앞으로도 민원이 있을 때마다 취재기자, 데스크에게 전화해서 의견을 전달할 생각인가. 차라리 사장 자리를 내 놓고 보도국 3층에 앉아서 모든 기사에 사인을 직접 넣는 것은 어떠한가.

 

 

KBS는 어떤 뉴스를 톱뉴스로 정하고 있을까?

 

이를 위해 우리 KBS본부는 지난 7월1일부터 8월29일까지 60일동안 KBS 9시 뉴스를 비롯한 MBC, SBS 지상파 메인 뉴스의 톱뉴스를 비교, 분석해 보았다. 그 결과 지난 두 달 동안 KBS 9시뉴스가 ‘톱 뉴스’로 전한 보도는 분야별로 볼 때 ‘재난재해 > 국가행사(스포츠) > 경제 > 정치=날씨’ 등의 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MBS 뉴스데스크 톱뉴스는 ‘재난재해 > 경제 > 사건사고 > 정치’ 순으로 나타났고, SBS 8시뉴스는 ‘재난재해 > 경제 > 사건사고’ 순인것으로 분석됐다. (SBS 8시 뉴스 4위는 날씨, 국가행사, 외교, 정치등 4개 분야가 공동 4위).

 

KBS, 유독 ‘국가행사’ 톱뉴스로 선호

 

K,M,S 3사 모두 톱뉴스로 재난재해를 가장 많이 내보낸 것은 올 여름 남부와 중부, 수도권 가릴 것 없이 폭우 피해가 있었던 것을 생각해 볼 때 계절적 원인에 따른 당연한 결과로 보인다. 다만 M과 S의 경우 톱뉴스 분야 1,2,3 순위가 일치했고 KBS만 다른데, 이는 상대적으로 상대 지상파 방송사와 비교해서 KBS가 국가행사(스포츠)를 톱뉴스로 눈에 띄게 자주 다뤘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시기에 톱으로 보도된 국가행사는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소식과 베이징 올림픽 박태환 수영 소식, 세계육상대회 개막 등인데 이 스포츠 행사를 KBS는 무려 9일에 걸쳐 톱으로 보도했다.(평창 5, 박태환 3, 육상 1) 반면 M과 S는 5번 톱뉴스로 보도하는데 그쳤다. KBS가 국민들에게 스포츠를 통한 애국심, 단결, 국가주의 고취 따위의 지극히 관영언론적인 뉴스가치 판단에 얽매여 있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는 대목이다.

 

KBS, M과 S에 비해 상대적으로 톱뉴스 달라

한편 지난 60일 동안 KBS와 MBC,SBS 3사 모두 톱뉴스가 일치한 적은 딱 절반인 30일(50.0%)이었으며, KBS와 MBC의 톱뉴스만 일치한 적은 5일(8.3%), KBS와 SBS의 톱뉴스만 일치한 적은 3일(5.0%)로 나타났다. 반면 KBS를 뺀 MBC와 SBS의 톱뉴스만 일치한 경우는 11일(18.3%)로 나타났으며, K,M,S 모두 톱뉴스가 서로 일치하지 않은 날은 11일(18.3%)로 분석됐다. 이러한 결과를 볼 때 KBS 9시 뉴스는 상대사인 MBC나 SBS와 견주어 볼 때 비교적 ‘독창적’이고 ‘개성적’으로 톱뉴스를 배치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좋게 말해 독창적이고 개성적이지 실제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실망스럽다. 1면에서 지적한 것처럼 톱뉴스 배치에 대한 KBS 뉴스 책임자들의 판단과 능력에 회의가 느껴지는 대목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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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11년도 KBS사원능력 평가시 뉴스 톱>을 찾아라!

2 <공정방송추진위원회 주간보고서>무엇이 KBS의 톱 뉴스를 결정하나?

3면 김인규 사장님! 차라리 부장이나 하시지요?

9시 톱뉴스를 해부한다

4면 제13차 공정방송위원회 결과 보고(정회 중)

KBS, 정부기관 홍보채널 자임

5면 이것이 진짜 제작 자율성이다!

이승만은 고종, 김일성에 이은 최악의 권력자 넘버 쓰리

6면 김인규 사장, 정부 캠페인 광고 공짜로 방송 약속?

본관 6층 고성과 욕설... 그 내막은?

7 <영상제작국 조직개편 1년 조합원 긴급 설문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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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제작국 야외촬영 5년차 조합원우리는 특권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8면 언론노조 총파업,미디어렙법 물꼬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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