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2년…KBS 새 노조, '김인규 퇴진' 시동건다 새노조, "총체적 싸움 필요" "내년에는 박정희 찬양프로 나올지도" 곽상아 기자 | nell@mediaus.co.kr G20홍보 특집프로 3300분 편성, 추적60분 4대강편 불방, 친일파 백선엽 미화 다큐, 예능PD들의 대거 이직, 야당 대표실 불법 도청 의혹, 수신료 인상 실패…. MB언론특보 출신 경력으로 인해 취임 당시부터 거센 반발에 부딪혔던 김인규 KBS 사장의 임기가 어느덧 2년을 채워가고 있다.
|
24일 오후 우여곡절 끝에 비상등 아래에서 취임식을 진행했던 김 사장은 취임사를 통해 "일부에서는 제가 KBS를 장악하러 왔다고 주장하지만 결단코 아니다. 양심을 걸고 말한다"며 "저는 KBS를 정치권력, 자본권력으로부터 지키기 위해 왔다"고 강조했었다.
▲ 약 2년 전인 2009년 11월 24일 오후 2시경 진행된 김인규 사장의 취임식 모습. 노조가 조명을 꺼버려 비상등 아래에서 취임식이 진행됐다. ⓒ곽상아 |
또, "제가 대선캠프에 있었다고 해서 현 정부가 원하는 대로 정부 입맛에 맞게 방송을 마음대로 만들고 방송을 좌지우지할 사람으로 보이느냐. 공영방송을 위해 투쟁해온 우리 자랑스러운 KBS 후배들의 눈동자가 이렇게 저를 지켜보고 있는데 제가 그렇게 할 수 있겠느냐?"고 말하기도 했다.
"어떻게 하면 KBS를 진정한 공영방송으로 우뚝서게 할 수 있을까 그것만 생각해왔다"는 김인규 사장. 그러나 김인규 체제 2년, 현재의 KBS를 바라보는 KBS 안팎의 시선은 싸늘하기만 하다.
▲ 엄경철 KBS 새 노조 위원장이 15일 정오, 서울 여의도 KBS본관 1층 민주광장에서 열린 조합원 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곽상아 KBS 새 노조는 15일 조합원 총회를 열어 "특보 사장 김인규 체제 2년, KBS는 만신창이가 됐다"며 "막장인사, 부실경영, 관제방송을 통해 KBS를 총체적 위기로 내몬 특보 사장 김인규를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철저히 심판하고자 한다"는 내용의 결의문을 채택했다. 아직 구체적 계획은 나오지 않았으나, 김인규 퇴진 투쟁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KBS 사장 임기는 3년이다. 총회에서 엄경철 KBS 새 노조 위원장은 "김인규라는 새로운 인물이 등장하면서 지난 2년간 KBS의 풍경이 참혹하게 바뀌었다. 사장에게 총체적 책임을 물어야 할 때"라며 "개별적 이슈에 대응하는 것만으로 과연 KBS가 변화하고 나아질 수 있을지 근본적 회의가 든다"고 밝혔다. 윤성도 KBS 새 노조 공정방송위원회 간사는 "김인규 사장 취임 이후 추적60분 4대강편 불방 등 굵직한 사건만 한 달에 두개꼴로 터졌다"고 지적했다. 또, 윤 간사는 "김인규 사장이 박정희 찬양프로에 관심이 많다고 한다. 내년 쯤에는 이 자리에 앉아있는 누군가에게 박정희 찬양 프로 제작 지시가 내려올지도 모르니 조심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태헌 KBS 새 노조 예능국 대의원은 "국장, CP 등을 빼면 예능국에는 50명의 유능한 PD들이 있었는데 이중 13~4명이 나갔다. 추석을 맞이해서 특집 프로그램는커녕 있는 프로그램 챙기기도 힘든 상황"이라며 예능 PD들이 대거 이탈하고 있음에도 아무런 대책도 내놓지 않고 있는 간부들의 무능함에 대해 토로했다. 그는 "지난번에 예능PD 8명이 대거 이탈할 때도 인사권을 가지고 있는 간부들을 찾아가 'SBS가 출범할 때와 전혀 다른 상황'이라고 대책을 촉구했으나 간부들은 '우리 회사가 얼마나 좋은데 설마 나가기야 하겠느냐'는 안일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아무런 대책도 없다"며 "KBS가 도청, 친일 등의 비판을 받는 상황에서 예능PD들마저 웃음을 잃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