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규는 왜 이승만에 매료됐을까?
김인규는 왜 이승만에 매료됐을까?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11.09.20 14:46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인규는 왜 이승만에 매료됐을까?

끝내 <이승만 특집>을 강행하려 한다. 제작을 거의 마무리하고 다음주 내에 방송된다는데 사내에서조차 일정이 알려지지 않을 정도로 쉬쉬하며 진행되고 있다. 아무런 홍보나 예고도 없다. 무려 6억 5,000만원을 투입한 대형기획이 이런 식으로 방송을 타는 것은 전무후무할 것이다.

왜 <이승만 특집>이 이렇게 ‘묻지마’ 프로그램이 됐는지는 명확하다. <백선엽 다큐>에 이어 또다시 KBS에 먹칠을 하리라는 것을 사측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김인규 사장은 끝내 고집을 꺽지 않고 있다.

백선엽, 이승만 특집은 말하고 있다. 권력을 잡는 자, 역사의 승자가 될 수 있다고. 그 힘이 민족 반역과 동족 학살의 과거를 정당화해줄 수 있다고. 전두환, 노태우 군사정권부터 시작해 평생을 양지의 권력만 좆다 마침내 KBS의 수장 자리를 차지한 사람이 사장으로 앉아 있어서일까? 정의와 진리의 가치관을 미래세대에 심어주어야 할 공영방송 KBS가 이런 음험한 논리를 뱉어내고 있는 것이다.

김인규 사장은 왜 이승만이라는 인물에 그리도 매료가 됐을까? (‘이승만은 대단한 사람’이라는 사장의 찬사에서 이 특집이 시작됐음을 상기하라) 상상을 뛰어넘는 집념의 권력욕, 반대파를 다루는 노련하고 무자비한 솜씨, 권력유지를 위해서라면 어린 학생들의 가슴에까지 총을 쏠 수 있는 냉혹함.. 혹시나 이런 것들이 아니었을까? 그러고 보니 공영방송의 가치와 자존심을 송두리째 짓밟고 마침내 정상에 오른 김인규 사장의 인생역정은 이승만의 그것과 닮은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이승만의 최후는 비참했다. 김인규 사장이 그와 같은 전철을 밟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취임 2년 동안 그가 한 일은 놀랍게도 아무 것도 없다. 방송을 망가뜨리고, 입바른 사람 쫒아내고, 경영은 엉망이 되고, 인사는 망사(亡事)가 되고.. 무능한 독재자의 길을 김인규 사장이 답습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되지 않을 수 없다. <이승만 특집>에 대한 그의 집념을 보니 이런 우려가 더욱 커진다.

2011년 9월 20일

전국언론노동조합 KBS 본부

첨부파일[0]


  •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8대 집행부 본부장 박상현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여의공원로 13 KBS누리동 2층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