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보 70호] 김인규 연대기 제 1편. 항상 권력과 '불결한 관계'
[특보 70호] 김인규 연대기 제 1편. 항상 권력과 '불결한 관계'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12.02.21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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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규 시대가 저물어 가고 있다. 2009년 11월 KBS에 특보 김인규가 내려오면서 오욕의 역사는 시작된다. 만 2년이 조금 지났을 뿐인데 상당히 오랜 시간을 보낸 것 같다는 얘기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그만큼 하루도 바람 잘 날 없었다는 방증이다. 공정방송은 물론이고 인사와 경영까지 KBS를 꼼꼼히도 망쳐 놓은 김인규의 지난날을 연재한다.

김인규 연대기 (1) - 공채1기 입사 ~ 취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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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의

김인규, 당신은 ∨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

군대 가지 않고 KBS에 입사, 시대와 관계없이 승승장구

1973년 김인규는 공채 1기 기자로 KBS에 입사한다.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24세의 나이에 입사해 동기들에 비해 어렸다. 군대를 갔다오지 않고 입사를 했지만 그 이후에도 군대를 갔는지는 제대로 알려져 있지 않다. 김인규 병역 문제는 아직도 의혹만 무성하다. 정치부에 주로 몸 담았던 김인규는 1982년 3월 직접 <특별 입체기획-5공화국 1년>을 만들어 “5공화국 출범 1년, 지난 30여년간 헌정사에서 이룩하지 못한 일들을 국민의 여망과 화합 속에 이룩한 획기적인 한 해”였다고 노골적으로 전두환을 찬양한다. 전두환의 광주 학살로 피비린내가 가시지가 않았던 시절, 10년 차 기자가 만든 기획물이었다. 1987년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바로 다음 날 민정당 출입기자로 ‘민정당 창당’ 기념식을 리포트 하면서 “민정당은 희생과 봉사의 정신으로 당원들 당비에 의한 자립 정당상을 사상 처음으로 확립하고 구시시대적 정치 병폐의 재현을 막기 위한 청렴 정치에 앞장서 왔습니다”라고 강조했다. 같은 해 노태우가 대통령 후보로 제청됐을 때도 김인규는 “전두환 대통령의 변함없는 단임 의지와 평화적 정부 이양의 외골 신앙이 열매를 맺는 과정”이라며 학살자 전두환을 ‘神의 경지’까지 끌어올렸다. 김인규는 5공에만 부역한 것은 아니다. 길환영과 이화섭도 김인규의 아류다. 시대와 관계없이 승승장구 했다. 김인규는 권력에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같다. 뚜렷한 철학없이 철저하게 코드를 맞췄기 때문이다. 정치부장, 뉴욕특파원, 워싱턴특파원, 부산총국장, 뉴미디어본부장으로 철저하게 양지로만 걸어왔다.

청와대 비서관 만나 “노조 장악하겠다. 밀어달라” 사장로비

KBS를 떠나고 여기저기를 전전하던 김인규는 2006년 11월 당시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이던 양정철 씨를 만나 집요하게 “노조를 장악해 문제가 없도록 하겠다. 나밖에 없다. 나를 밀어달라”로비하면서 ‘사실상 충성 맹세’를 했다고 한다. 실제로 당시 노조(위원장 진종철)는 2006년 12월 임기가 시작되는 사장 후보로 김인규를 내세웠다. 공교롭게도 진종철과 최철호는 김인규가 취임하자 권력 최고 핵심으로 자리잡았다. 부하직원을 피멍들게 때려도 승승장구하고 평직원 인사까지 개입하는 등 조직을 농단해도 자리를 보장받고 있다. 김인규는 쪽팔리는 로비가 만천하에 공개되자 양정철 전 비서관과 해당 언론에 소송을 한다고 설레발 치더니 소송은커녕 찍소리도 못하고 있다. 심지어 사측 모 인사를 보내 양정철 전 비서관을 회유하려고 했다. 이 사건 당시 위원장이었던 진종철은 김인규에 보답하기 위해 ‘사장님은 절대 그럴 분이 아니시다’며 관제 인터뷰에 나서기도 했다.

 

청와대, 김인규의 ‘코디마’ 위해 대기업에 250억 삥 뜯어

한국디지털미디어산업협회(이하 ‘코디마’) 회장으로 있던 2009년 1월에는 <서울대 동창회보>와의 인터뷰에서 “KBS PD 중 300명은 들어내도 아무 문제가 없다. 방송 개혁 1번이 PD 개혁”이라며 “PD가 많다보니 <시사투나잇> 같은 프로그램을 막 만든다”라며 특정 프로그램까지 거론하며 막말을 했다. 실제로 취임하고 나서 ‘PD 숨통 끊어놓기’에 대대적으로 착수해 채용부터 시사교양 PD를 없애버렸다. 형식적으로 드라마와 예능 PD 5명 안팎만 뽑았다. 2009년 11월 KBS 사장 공모 이사회 면접 때에도 이같은 ‘소신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해 취임도 하기 전에 특정 직종에 대한 무한 적개심을 드러내 분열을 획책했다. 한편 2009년 10월 청와대가 통신 3사를 압박해 김인규가 회장으로 있던 코디마를 지원하기 위한 기금 250억 원을 요구해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켰다. MB 언론특보가 회장으로 있는 단체를 지원하기 위해 대기업을 상대로 정권 차원에서 삥뜯는다는 것 자체가 코미디다. 김인규와 이명박 정권이 얼마나 친밀한 관계인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항상 권력과 ‘불결한 관계’ 사이, 김인규는 진정한 권력의 남자

2009년 11월 말 김인규가 KBS로 투하됐을 때 ‘선진미래연대’라는 단체에서 논평이 나왔다. 선진미래연대는 자생적 보수우파 연대라고 주장하지만 MB의 대선 캠프 역할을 했던 관변단체다. 선진미래연대는 “김인규 신임 KBS 사장은 17대 대선에서 이명박 후보의 대선 캠프에 몸 담았었다. 대선 당시 ‘국밥 할머니 광고’가 바로 ‘김인규 신임 사장’의 작품이었다. 그만큼 실력이 있고 안목이 높은 인물이 김인규 사장이니 오히려 KBS엔 득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얘기했다. 정권에 제대로 충성해 이명박을 당선시켰으니 능력이 있다고 보는 것이다. 여기에서 능력은 KBS를 장악할 ‘능력’을 말할 것이다. 김인규는 항상 권력의 남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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