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보 4호] 한나라당 놀이터로 전락한 KBS
[특보 4호] 한나라당 놀이터로 전락한 KBS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10.02.24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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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놀이터로 전락한 KBS

정두언에서 윤상현, 김문수, 정진석, 주호영까지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이 KBS 프로그램에 5번이나 출연하는 동안 전두환의 사위였던 윤상현 한나라당 의원도 지난 12월 5일 <사랑의 리퀘스트>에 출연해 연탄을 날랐다. 정두언 의원이 11월 21일 출연했으니 2주 간격으로 한나라당 의원들이 같은 프로그램에 연속 출연한 셈이다. 지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특히 윤상현 의원이 연탄을 배달한 곳은 윤 의원의 지역구인 인천 남구을의 숭의동이었다. 아예 대놓고 특정 정치인의 지역구 활동을 KBS가 중계방송한 꼴이 됐다.

 

윤상현 의원이 전두환의 딸과 결혼할 당시 윤상현과 그 친구들이 함을 지고 장인이 될 전두환 당시 대통령을 찾아가는 모습을 KBS는 방송사 카메라로 찍어 청와대에 헌납했던 과거를 가지고 있다. 그 윤상현이 다시 KBS 프로그램을 이용해 지역구 활동을 하는 모습은 5공 시절로 퇴보하는 KBS의 초라한 위상을 보여주고 있다.

 

 

여권의 실세로 통하고 서울시장 출마가 유력한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은 지난해 10월부터 1월까지 넉 달 사이에 무려 5개의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TV에 나올 때마다 음반 수익금으로 심장병 어린이를 돕고 있다는 미담이 소개되면서 정두언은 정치인으로서의 이미지를 제고하는 톡톡한 홍보 효과를 누렸다. 이런 일이 정권의 실세 정두언이 아니면 어찌 가능했겠는가.

 

이들 프로그램을 본 시청자들은 역겨움에 채널을 돌렸다. KBS 게시판에 올라온 시청자들의 시청소감이다.

 

*깜짝 놀랐습니다. 정말 실망했습니다. 아무리 공영방송 KBS가 그 본연의 의미를 퇴색했다 할지라도 감히 정두언의원이 출연할수 있습니까?

*정말 낯뜨겁지 않나요? 잘 나가다 갑자기 웬 정두언 의원입니까? 국회의원이 콘서트에 나오지 말라는 법은 없지만. 적어도 공영방송에 7080가수도 아닌, 정 의원이 출연한 이유를 모르겠고, 제작진의 의도가 의심스럽네요.

*MB가 콘서트 7080도 접수했나요??? 정치권 친이계의 대표주자이면서 정치권에서도 많은 논란의 대상인 정두언 국회의원이 가수랍시고 등장하니 말입니다. 7080시대 가수출신도 아니고, 노래 실력도 가사 외우고 전달하기에 급급할 정도로 별로던데 왜 출연시켰는지 모르겠네요.

 

KBS 예능,교양 프로그램이 한나라당의 저질 정치 홍보 수단으로 타락한 모습은 설날에 종합선물세트로 볼 수 있었다. 지난 15일 방송된 <설특집 2010 명사스페셜>에는 박지원 민주당 의원을 알리바이로 끼워 넣고 여권인사들을 대거 출연시켰다. 김문수 경기도지사, 정진석 한나라당 국회의원, 주호영 특임장관, 이참 한국관광공사 사장. 프로그램에 출연한 범여권 인사의 면면들이다. 더욱 어처구니없는 것은 정두언 의원도 출연자 명단에 있다가 문제가 될 성 싶으니까 막판에 뺐다는 사실이다.

이들을 출연시키면서 화면 자막과 MC멘트를 동원한 찬사는 낯부끄러워 소름이 돋을 정도다. “매주 일요일 택시 기사까지, 봉사는 평생 그의 덕목! 김문수”, “소통과 화합의 대명사! 주호영”, “의리로 뭉쳐진 국민의 친구! 정진석” 등등.

 

지방선거를 염두해 둔 노골적인 정치 홍보도 있었다. 김문수는 "역시 제가 도지사가 되니까 현장하고 멀어지는 경우가 있는데 역시 택시를 몰아보면 뒷좌석에서 몰아주는 차 타는 것과 (달리) 어른들이나 가족들을 (운전으로) 모셔보면 낮은 자세로 공직자들이 국민들을 섬겨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좋은 경험인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고, 주호영 장관은 자신이 부른 ‘비내리는 고모령’에 대한 사연을 묻자 "비내리는 고모령의 무대가 저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구에 있다, 늘 비내리는 고모령을 지나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방 선거가 넉 달이 채 남지 않았다. 오얏나무 아래서 갓을 고쳐 쓰지 말라는 충고는 이제 너무 고상하다. 노골적인 한나라당 홍보를 그만 하자. 한나라당에 줄을 서건 딴나라당에 줄을 서건 그건 당신들 자유지만 프로그램을 이용한 부역은 그만 하자. KBS 프로그램은 당신들이 아닌 시청자의 것이다.

 

☞ <고봉순과 마봉춘, 공영방송을 지키는 길에서 다시 만나다!>, <'안전관리팀 팀원 비리' 감사, 결국 재조사로>, <3,000만원+3,000만원, 법무법인 태평양으로…> 등 기사 계속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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