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김형태 살리고 공영방송 죽였다!
[대구경북] 김형태 살리고 공영방송 죽였다!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12.04.24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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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방송 쟁취와 MB 낙하산 사장 퇴진을 요구하며 50일 째 파업을 하고 있는

언론노조 KBS본부 대구경북지부가 오늘 오후 5KBS 포항방송국 앞에서

검은색 옷을 입고 침묵시위를 했습니다.

 

새노조 조합원들은 제수 성추행 의혹으로 경찰조사를 받고 있는

포항,남울릉 새누리당 김형태 당선인과 관련해 KBS가 총선을 앞두고 의도적으로 보도를

축소하는 등 편파보도를 일삼았다며 항의했습니다.

 

 

 

 

특히, 성추행 의혹이 불거진 다음날인 지난 9일, 김형태 당시 후보가 직접 기자회견을 자청하고, 김 후보의 제수와 조카가 녹취록을 공개하는 등 후보 자질 논란이 확산되는 상황에서도 해당 뉴스를 처리하지 않은 것은 그릇된 제식구 감싸기라고 지적했습니다.

 

 

 

 

김형태 의원 당선 이후에도 녹취록의 목소리가 김형태 당선자의 목소리와 일치한다는 전문가 분석이 나왔는데도 KBS만 이같은 사실을 다루지 않고, 경찰 수사 후에도 TBC 등 다른 언론은 리포트로 자세히 보도했는데도 KBS는 혐의 내용을 부인했다는 것만 강조했습니다.

 

 

 

 

김형태 후보의 제수 성추행 의혹이 문대성 후보의 논문 표절과 함께 연일 주요 인터넷 포털과 정치뉴스를 장식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김 후보가 KBS 출신이라는 이유로, 또 여당 후보라는 이유로 철저히 외면한 KBS 뉴스에 대해서 부끄러움을 느껴 편파적이고 정치 편향적인 뉴스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습니다.

 

 

 

다음은 후배들이 포항방송국장님께 드리는 글 전문입니다.

 

 

 

더 이상 부끄러운 KBS를 보고 싶지 않습니다

 

포항방송국장 정일태 선배님께.

 

안녕하십니까?

 

특보사장 퇴진과 공영방송 회복을 위해 50일 째 파업 투쟁을 벌이고 있는 새노조 대구경북지부 소속 후배들입니다.

 

지난 주 인터넷을 통해 방송됐던 Reset KBS뉴스에서 포항 남.울릉 선거구 새누리당 김형태 당선자의 성추행 논란 관련 내용을 보고 저희들은 부끄러움에 고개를 들 수 없었습니다. 선거 직전 터진 후보의 자질 논란, 그것도 차마 입에 담기에도 부끄러운 성추문에 대해 침묵했던 우리 KBS 뉴스에 절망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Reset 뉴스 방송 이후 선배님께서 코비스에 올리신 해명글, 잘 읽었습니다. ‘심정적으로는 김 후보를 돕고 싶었지만, 확인되지 않은 사실에 대해서는 보도하지 않는다는 선거 보도 준칙을 성실히 지켰다는 해명이더군요. 맞습니다. 김형태 후보의 제수 성추행 논란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지금에서야 공개된 녹취록의 목소리가 김형태 후보의 것일 가능성이 90% 이상이라는 전문가 분석이 나오고 있지만, 적어도 당시에는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었습니다.

 

하지만, 첫 보도 다음 날인 49, 김형태 후보가 직접 기자회견을 자청해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김형태 후보의 제수가 또 기자회견을 열어 녹취록을 공개하는 등 선거 직전을 뜨겁게 달구었던 일련의 사건들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보도하지 않아야 할 사안이었습니까? 의혹의 당사자가 직접 기자회견까지 연 마당에 이런저런 의혹이 제기됐고, 당사자는 이를 부인했다는 내용의 기사를 쓰는 것이 선거 보도 준칙에 어긋난다고 생각하셨나요? 김형태 후보의 기자 회견 이후 포항MBC를 비롯해 포항CBS, 경북일보, 경북매일 등 포항지역 대부분 언론사들이 김형태 후보의 실명을 거론하며 기사를 쏟아냈지만, 끝까지 김형태의 얼굴과 이름 석 자를 감춰주는 것이 선거 보도 준칙을 지키는 것이라고 생각하셨습니까?

 

선거 전 뿐만이 아닙니다. 선거 직후 김형태 당선자에 대한 사퇴 요구가 거세지고 있는 와중에 당선자를 스튜디오에 초청해 선배님께서 직접 써주신 질문으로 이뤄진 당선자 대담 역시 저희들의 두 눈과 귀를 의심케 했습니다. “유세기간 아픈 가족 이야기가 폭로돼 애를 먹었다라고 질문하시더군요. 각종 언론매체와 인터넷 포털에 당시의 구체적인 상황과 녹취록 내용까지 모두 공개됐는데 아픈 가족 이야기라는 애매모호하고 두루뭉술한 표현으로 넘기시더군요. 그렇게도 김형태 당선자를 지키고 싶으셨습니까? 김형태 당선자는 선거기간 많이 아팠고, 가족들도 많이 울었다. 이같은 흑색선전을 없애는데 앞장서겠다라고 답변하더군요. 참으로 적반하장이고 후안무치한 답변입니다. 제수를 성추행했다는,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되는 사건의 의혹이 구체적인 증거와 함께 제기된 것이 아픈 가족 이야기입니까? 피해자라는 사람이 있는데 가해자가 아팠다는 답변만을 방송한 KBS가 정말 공영방송이 맞습니까?

 

국회의원이라고 뽑아 준 사람이 성추행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지금, 부끄러움과 황당함으로 들끓고 있는 포항 시민들의 여론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논문 복사 문대성과 함께 제수 성추행 김형태가 연일 주요 인터넷 포털과 정치 뉴스를 장식하고 있는 지금, 포항과 포항시민에게 쏟아지고 있는 비난과 무시, 경멸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김형태의 제수 성추행 논란을 감추기에만 급급했던 포항 KBS에 쏟아지고 있는 비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김형태 후보가 새누리당 공천을 받은 이후, 선배님께서 하셨다는 말씀 전해 들었습니다. KBS 선배가 출마했으니 도와줘야 하고, 껄끄러운 내용은 감춰줘야 한다고 하셨다더군요. 제수를 성폭행하려 한, 천인공노할 짓을 저지른 사람이라도 KBS 출신이라면 다 용서할 수 있다고 생각하셨나요? 저희들은 그런 사람을 선배로 인정할 수 없습니다. 그런 사람을 KBS 출신이라는 이유로, 또 여당 후보라는 이유로 감쌌던 포항 KBS 뉴스에 대해서도 한없는 부끄러움을 느낍니다.

 

이제 더 이상 부끄러운 KBS 선배를 보고 싶지 않습니다. 이제 더 이상 공영방송의 책무보다 제식구 감싸기가 더 중요한 KBS뉴스를 보고 싶지 않습니다. 새노조 파업을 정치 파업이라고 욕하면서 오히려 더 편파적이고, 정치적인 뉴스를 마구 쏟아내고 있는 KBS를 바로 잡고 싶습니다. 그리고, 지금 KBS에서 일어나고 있는 편파성과 몰상식, 불합리를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

 

2012424

 

KBS 새노조 대구경북지부 조합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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