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출범선언문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출범선언문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10.03.11 18:3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아! 이 얼마나 목마르게 기다려온 순간인가!

오늘, 우리는 저마다의 마음속에 응어리진 단단한 침묵의 껍질을 깨고 일어나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는 가슴 벅찬 순간을 맞이했다.

돌이켜 보면, 무도한 공권력이 공영방송 KBS를 무자비하게 침탈하고 언론 자유의 깃발을 무참히 짓밟은 2008년 8월 8일, 그 날의 악몽은 시작일 뿐이었다. 정권이 내려 보낸 낙하산 특보 사장이 KBS를 잇따라 점령했고, 뉴스와 프로그램의 공정성은 정권의 방송 장악 음모 앞에 만신창이가 되었으며, 비판정신이 무장 해제된 공영방송의 전파는 여당 정치인들의 잔치판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오욕과 굴종으로 얼룩진 5공 시절의 망령이 무덤에서 되살아난 것이다.

방송 장악을 획책하는 정권과 그 하수인들이 KBS를 겁 없이 유린하는 동안, 미온적이고 안이한 투쟁으로 일관한 노동조합의 무기력함에 우리는 또 한 번 분노를 삭이며 피눈물을 흘려야 했다. 진정 공영방송의 주인이어야 할 시청자들의 차디찬 외면 속에 방송의 신뢰도는 바닥 모를 심연으로 추락했다. 지금, 우리는 공영방송 KBS의 존재 가치마저 부인되는 미증유의 위기 앞에 서 있다.

오늘 우리의 이 자리는 우리 안의 부끄러움과 뼈아픈 자성으로부터 시작됐다.

KBS 노동조합의 역사는 방송을 독재자의 손아귀에서 되찾아 시민의 품으로 돌려놓기 위한 투쟁의 역사였다. 그러나 언론탄압에 맞서 방송민주화의 주춧돌이 되고자했던 KBS 노동조합의 투쟁 정신은 어느 순간 날이 무뎌졌고 빛이 바랬다. KBS 노동조합의 올곧은 정신과 자랑스러운 역사를 새롭고 당당하게 이어가는 것이 이제 우리의 책무다.

이제 더는 침묵과 굴종의 역사 속에서 머뭇거릴 수 없다. 오늘, 우리는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를 출범하며, 공영방송 사수를 위한 우리의 투쟁 의지를 다음과 같이 밝힌다.

하나, 우리는 한 사람 한 사람이 언론자유의 수호자이자 공영방송의 파수꾼으로, 또한 새 노조의 당당한 주인으로 굳건한 소명의식을 가슴에 품고 국민의 방송 KBS 지키기에 적극 나설 것이다!

하나, 우리는 정권의 방송 장악음모에 유린된 공영방송 KBS를 다시 세우고 헌법이 보장하는 언론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그 어떤 희생도 마다하지 않고 끝까지 싸울 것이다!

하나, 우리는 직종과 세대, 내부와 외부를 가로지르는 그 모든 벽을 넘어 공영방송 KBS를 지키기 위해 투쟁하는 모든 세력과 강고한 연대를 추구할 것이다!

바야흐로 새 희망의 씨앗은 이미 자라고 있다. 우리의 투쟁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방송장악을 획책하는 정권의 음모에 맞서 공영방송 KBS를 지켜내고, 방송의 진정한 주인인 시청자와 국민이 참된 공영방송을 되찾는 그날까지 하나 된 의지를 모아 끝까지 힘차게 싸워나가자!

2010년 3월 11일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8대 집행부 본부장 박상현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여의공원로 13 KBS누리동 2층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