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특보 12호] "다 잘나가던데요"
[파업특보 12호] "다 잘나가던데요"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12.05.30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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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예상했던대로다. 한치도 벗어나지 않는다. 강경대응할것처럼 뻥만 치다가 결코 강경대응하지 못하는 그 심정, 그래 다 안다. 도청만 나오면, 민주당 대표실 녹취록 문건을 누가 건넸는지에 대한 의혹만 제기되면, 묵묵부답이 되는 그들. 그 사람들이 KBS를 망치고 있다.

우리 새노조의 조합원이기도 한 도청의 의혹 당사자는 왜 명확히 자신이 알고 있는 사실을 말하지 않을까? 그의 속내는 그가 총선전 새노조 수뇌부를 만나 얼핏 흘린 그의 말에서 미뤄 짐작할 수 있다.

“다 잘나가던데요”

그렇다. 이제 막 기자생활이 무엇인지 알아갈 어린 나이에 그는 이미 KBS의 생리를 파악한 것이다. 정치적으로 움직이는 조직, 정치권력에 의해 휘둘리는 조직에서 정치적으로 행동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을 짧은 시간 안에 체화한 것이다. 당시 한나라당에 넘겨준 녹취록과 관련된 기자들 모두 잘되는 것을 봤는데 ‘왜 내가 굳이 양심에 따라 행동해야 하느냐’는 그의 속내가 불쑥 튀어나와 버린 말이 이 말이다.

“다 잘나가던데요”

우리는 그래서 그 의혹의 당사자들 가운데 가장 잘 나가고 있는 한 분을 만났다.모 기자의 상갓집에서였다. 김현석 위원장이 직접 물었다.

 

“왜 침묵하십니까? 선배로서, 기자로서 명확히 대답하셔야 되지 않습니까? 그게 KBS가 제자리를 찾는 길 아니겠습니까?”

 

이 물음에 이강덕 당시 정치외교부장(곧 워싱턴 지국장으로 도미할 예정)은 이렇게 대답했다.

“나이 50이 넘으니 잘 생각나지 않아”

이런 식의 답변, 익히 들었다. 우리 기억으로는 주로 정치인들의 입에서 나온 말들이다. 그런데 그 똑같은 답변이 공영방송 KBS기자, 그것도 정치외교부장을 역임하고 워싱턴 지국장으로 발령날, ‘획득한 지위로만 따지면 최고의 언론인’ 입에서 나왔다.

김인규 사장의 서울대학교 정치학과 후배인 이강덕 부장은 아마도 김인규 사장에게서 ‘정치적 언론인’으로서의 덕목과 행동요령도 충분히 배운 것 같다. 훌륭하시다. 게다가 정치적으로 행동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을 신출내기 기자에게도 짧은 시간내에 주입시켰으니 KBS정치부의 전통은 이런식으로 유지되는 것인가?

다만 그렇게 우둔해진 두뇌로 어떻게 그 어려운 워싱턴 지국장의 역할을 소화해내실지는 사뭇 걱정이 앞선다. KBS의 명운이 걸린 그 큰 사건의 내막도 나이 50이 넘어 잘 생각나지 않는 분이 과연 어떻게 특파원 생활은 헤쳐나갈 것인지 심히 우려된다는 말이다. 그냥 국내에 남아 곰곰이 그 때의 일을 잘 기억해보고 이를 고백하는 시간을 갖는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어차피 워싱턴으로 갔다가 얼마 안돼 청문회 때문에 돌아오셔야 할 것 같아 드리는 말씀이다.

<주요기사>

김현석 위원장 단식 돌입(2면)

최철호 씨에게 답한다(3면)

간부들 조상 찬양 프로그램 제작 논란...DVD 헐값 판매까지(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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