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사유화!’...‘리틀 김인규’
김동주에게 묻는다
간부들 조상 다룬 프로그램 제작 물의
방송 DVD 10분의 1가격에 종친회에 판매... 배임 논란
편집자 주
또 제주총국이다. 이번에는 김동주 총국장과 강민부 편성제작국장의 조상 사랑에 관한 이야기다. 유교 문화가 남다른 이 나라에서 조상 사랑을 말리고 싶은 생각은 없다. 하지만 개인사를 공적인 영역에 끌어들이는 건 문제다. 이 과정에서 소중한 수신료가 낭비됐다면 더 큰 문제다. 일반 회사의 시각에서 보면 이건 공금을 낭비한 범죄 행위다. ‘리틀 김인규’라 불리는 김동주 총국장의 비행을 소개한다.
●● 지난해 10월13일 제주총국 개국 61주년 특집 다큐 <숨겨진 제주사-제주사현(四
賢)>이 방송됐다. 이 프로그램은 최근 언론노조KBS본부 파업 과정에서 로컬 프로그램
인 <보물섬>의 ‘이야기 제주사’라는 코너에 3회분으로 나눠 방송 중이다.
역사적 근거 희박한 ‘제주4현’...
2명은 총국 간부들의 조상
●● ‘제주사현(四賢)’이란 고려 말부터 조선 후기까지 제주도로 유배 온 사람들 중 오
늘날 제주 정신 문화의 기반을 마련한 4명(한천, 김만희, 이미, 강영)을 뜻한다는 게 방
송 기획안에 담겨 있는 내용이다.
이들 4명은 기존 제주 사회에서 통용되는 ‘제주5현’과는 다른 인물로 개국 특집을 통해
새롭게 4명의 인물을 제주도의 역사적 인물로 미화하고 있다.
‘제주4현’을 줄기차게 주장해 온 역사학자인 제주대학교 사학과 김동전 교수는 바로 김
동주 총국장의 친동생이다. 김동전 교수는 지난해 3월 제주총국의 이라
는 로컬 프로그램에 출연해 ‘제주4현의 행적을 찾아서’라는 주제로 100분간 강연을 하
기도 했다. 당시 섭외는 강민부 편성제작국장(당시 팀장)이 직접 나섰다.
문제는 이 ‘제주4현’이 역사적으로 확실히 고증된 내용이 아니라는 점이다. 해당 프로
그램을 봐도 4현의 구체적인 업적이나 공적에 대한 고증이 빈약하다.
문제는 이들 4명 중 2명이 제주총국 간부들의 입도조(주:제주도에 처음 건너와 뿌리를
내린 조상)라는 점이다. 강영은 강민부 제주총국 편성제작국장의 입도조이고 김동주
제주총국장은 김만희의 21대 손이라고 한다.
무리한 제작... 공문서 위조 의혹
●● 이처럼 역사적 근거도 학계 검증도 부족한 ‘제주4현’이라는 주제를 개국 특집 다
큐로 방송하는 과정은 더욱 문제점 투성이다. 지난해 7월7일 강민부 당시 편성제작국
팀장은 ‘제주4현’ 다큐 외부 제안 공모를 위한 내부 결재문서를 상신한다. 공모기간은
7월 8일~15일, 결과 발표는 18일이라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7월 말 강민부 팀장은 자신이 주관한 PD회의에서 “외부 제안 공모에서 선정된
외주사를 데리고 직접 만들겠다”며 외주업체 심사결과 문서를 회람시켰다. 하지만 심
사결과 문서에 심사위원으로 이름이 들어간 PD들은 “심사위원으로 들어간 적도 없고
그런 심사가 있었는지도 모르는데 왜 문서에 남의 이름을 넣느냐”고 강하게 반발했다.
외주 심사회의를 하지도 않았는데 회의 결과가 나온 것이다. “바빠서 그랬다”는 게 강
민부 당시 팀장의 해명이었다고 한다.
경쟁자 없이 홀로 공모에 지원해 외주 업체로 선정된 S기획은 제주총국 PD들에게조차
생소한 업체였기에 의혹은 더욱 커진다.
S기획은 평소 크레인 등 방송 장비를 대여하거나 제주도청 행사를 촬영해 지역 케이블
방송국에 제공하는 등 홍보영상물을 만드는 업체로 KBS에 프로그램을 공급한 적이
없다. 한 시간짜리 역사 다큐멘터리를 만들 수 있는 역량이 있는 지 의심되는 업체다.
실제 제주총국과 일하는 여러 외주업체들은 이번 공모에 대해 전혀 모르는 상태였다
고 한다. 때문에 S기획이 선정되는 과정은 공정성 측면에서 상당한 논란을 낳았다.
이건 마치 MBC 김재철 사장이 뮤지컬을 제작한 경험이 전무한 무용가 J씨의 기획사
에 12억원 짜리 뮤지컬 제작을 의뢰한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10분의 1가격에 방송DVD 제작 압력...
5천만원대 배임 논란
●● 황당한 일은 방송 이후에 계속됐다. 2천여 만원의 예산이 투입돼 만들어진 역사
다큐 <제주4현>이 방송된 이후 제주총국은 KBS미디어와 콘텐츠사업국에 황당한
DVD 제작 의뢰 공문을 보낸다. 개당 3만3천원 짜리 DVD를 방송에 나온 문중에서 사
겠다고 하면 2970원에 팔라는 것이다. 2970원은 부가세는 물론 택배비도 포함된 가격
이다. 통상 KBS미디어에서 판매하는 1시간 짜리 방송DVD의 가격은 3만3천원. 직원
할인이 적용돼도 2만원 선이라는 게 KBS미디어 관계자의 설명이다. 2970원이라는 가
격은 전무후무한 가격이다. ‘KBS의 이미지 고양과 수신료 홍보에 이바지 한다’며 특혜
를 베푼 대상은 김동주 총국장과 강민부 편성제작국장의 종친회였다. 실제 DVD 1700
장 중 1300장은 총국장의 종친회로 판매됐다.
5천만 원이 넘는 콘텐츠 판매 수익을 날려가며 해당 문중에 방송DVD를 갖다 바쳐야
할 이유가 대체 어디에 있는 건지 궁금할 뿐이다.
숱한 의문과 의혹... 성실한 답변 기다린다
●● 이 모든 의문에 대해 김동주 총국장과 강민부 편성제작국장의 성실한 답변을 기다
린다. 아울러 파업특보10호에서 지적한 제주총국 보도국의 ‘미입사자 기사작성’건과 파
업특보4호에서 지적한 ‘총국장 지인 딸 기상캐스터 채용 의혹’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