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용의 옐로우카드' 폐지를 반대합니다.
'이광용의 옐로우카드' 폐지를 반대합니다.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12.06.21 10:23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파업 기간 중 이광용 아나운서의 '옐로우 카드'가 폐지돼 이에 대한 반대여론이 뜨겁습니다. 이는 파업 참가 아나운서에 대한 보복조치라는 의견도 많습니다. 또한 미디어 무한경쟁 시대에 이렇게 경쟁력 높은 콘텐츠를 무작정 폐지하는 것은 방송사의 입장에서도 어리석은 일입니다.

이런 가운데 한 조합원이 사내게시판에 이에 대한 글을 게시해 사내에서도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이 글을 전제합니다. 다른 관점에서 본 '이광용의 옐로우 카드' 폐지, 과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광용의 옐로우카드' 폐지를 반대합니다

충성도 높은 시청자들, 기성용이나 구자철 같은 대표 선수들에 이어 축구, 야구 등 분야별 전문 스포츠 칼럼리스트들마저 ‘이광용의 옐로우카드’의 폐지를 반대하고 있습니다. 정규 TV프로그램도 아니고 어찌보면 고작 VOD용 인터넷 방송인데, 왜 이렇게들 난리인걸까요?

1, 2TV의 정규 프로그램이라면 편성의 독립문제로 개인적인 의견개진도 조심스러웠겠지만, 해당 프로그램이 인터넷 전용 프로그램이고 저 역시 일정기간 뉴미디어 관련 업무를 담당했었기에 인터넷 스포츠토크 프로그램의 폐지 결정은 담당부서의 판단에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KBS는 TV와 라디오를 주 서비스로 하는 방송사로써 여전히 인터넷 미디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듯 합니다. 뻔한 이야기겠지만 인터넷이 생활과 밀접한 미디어가 된 이래로 시청자 층은 점점 더 세분화되고 있습니다. 또한 인구통계학적인 특성에 따라 특정 장르별로 미디어 소비방식은 더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국내외 여러 미디어 기업들이 취하는 전략은 매체별로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휘발성이 높은 방송프로그램을 오랫동안 영향을 미치도록 롱테일로 효과를 늘리는 방향으로 매체전략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즉, 본 방은 지상파에서, 재방은 유료방송으로 두고 이후 틈새시장을 인터넷으로 보완하고 있는 것입니다. 대중적이고 보편적인 것은 방송에서, 전문적이고 매니아 중심의 수요는 인터넷으로 진행하는 것이 기본적인 방향입니다.

특히 젊은 시청자들이 관심이 높은 장르의 경우 이러한 경향성이 더 높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스포츠입니다. 미국의 NBC방송사는 2010년 이후 'NBC Sports talk for ipad'라는 아이패드용 어플리케이션을 출시하여 큰 호응을 얻고 있는데, 어찌 보면 ‘옐로우 카드’의 폐지는 이러한 미디어 전략의 흐름을 역행하고 있는 것이죠. 또한 이유야 어쨌건 브라질 월드컵 지역예선 중계를 JTBC를 통해 시청해야 마당에 KBS 내부적 이유를 아무리 강조해본들 스포츠 매니아들 입장에서 전문 프로의 폐지는 아쉽기 마련일 것입니다.

인터넷에서 하나의 콘텐츠 브랜드와 충성도 높은 이용자를 얻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너무나 많은 사이트가 있고 고만고만한 콘텐츠들이 많기 때문인데, 담당부서에서는 4년이란 오랜 기간 200회에 걸쳐 만들어진 브랜드와 충성도 높은 이용자들을 너무 쉽게 버리는 것이 아닌지 숙고해주시길 바랍니다. 해당 프로그램이 스포츠국 프로그램과 충돌한다는 것은 TV뉴스와 라디오뉴스가 충돌한다는 이야기와 다름 아니며, 인터넷 프로그램을 대중적이고 보편적인 주제로 다루기 위해 폐지한다는 입장은 인터넷 콘텐츠 전문가들의 코웃음을 살 일입니다.

부디 인터넷 프로그램을 TV프로그램 개편하듯 하거나 보도 관련 장르에 집착하여 인터넷 이용자들과 부합하지 않는 축소지향적인 개편이 진행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 있습니다. MBC와 SBS의 모바일 연합플랫폼인 pooq은 서비스 확장을 위해 논현동에 별도의 사무실을 차리고 서비스와 콘텐츠 확보에 고심하고 있고, CJ의 tving은 여전히 모바일용 콘텐츠 확보에 여념이 없습니다. 예산이 부족하면 예산부에 협조를 얻으시고, 여력이 되시는 대로 K플레이어 다시보기에 인터넷 뉴스팀에서 제작하는 VOD 좀 심어주시기 바랍니다. 여력이 안되시면 2000년대 초반처럼 인터넷 콘텐츠 제작업무를 뉴미디어센터로 넘기시는 것은 어떤지요? 20분정도 길이의 스포츠 관련 동영상 프로그램이 모바일 기기에서 매우 부합하는 콘텐츠라는 것은 국내외 업계의 정설입니다. 전 ‘이광용의 옐로우카드’ 폐지를 반대합니다.


  •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8대 집행부 본부장 박상현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여의공원로 13 KBS누리동 2층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