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기계적 중립이라도 지켜라 등
차라리 기계적 중립이라도 지켜라 등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10.03.25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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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규 사장이 MBC PD 수첩의 광우병 보도가 잘못됐다며 비난했다고 한다. ‘사용된 인터뷰와 화면이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을 했다고 하는데 지나가던 X가 웃을 일이다. 누가 누굴 보고 욕을 하는지. 우리 KBS 뉴스나 제대로 보고나서 남 흉을 보는 것인지 정말 창피해서 얼굴을 들기 힘들 지경이다.

 

혹자는 이렇게 말한다. 정권 교체 이후(정연주 이후) KBS 뉴스가 지나치게 기계적 균형에만 치우쳐 언론 본연의 감시와 비판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지금의 현실은 이러한 비판조차도 후하고 사치스럽다. ‘5:5 균형’이라도 지키면 다행이지만 지금은 ‘7:3’, 심지어는 ‘10:0’ 식의 뉴스 리포트가 아무렇지 않게 전파를 타고 있다.

 

최근 잇따른 꼴통 발언으로 뉴스의 중심 인물로 떠오른 한나라당 원내대표 ‘안상수’와 관련된 뉴스를 예를 들어보자. 안상수 원내대표는 지난 16일 한 연설에서 ‘성범죄는 좌파교육 탓’이라는 해괴한 말을 했다가 따가운 비난 여론에 휩싸였다. 그리고 지난 21일에는 봉은사 주지인 ‘명진’스님에 대해 ‘좌파 스님’이니 ‘운동권 스님’이니 라며 망발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한 우리 9시 뉴스의 행태를 보자.

 

지난 17일, 거의 모든 언론이 안상수 원내대표의 발언을 주요 뉴스로 일제히 보도했지만 우리 9시 뉴스는 말미에 단신 처리했다. 당일 SBS 8시 뉴스는 4번째 꼭지로 리포트 처리했다. 봉은사 사태가 불거진 지난 21일도 KBS 9시 뉴스는 사태 축소에 급급했다. 경쟁사인 MBC가 톱부터 내리 3꼭지를 보도했지만 우리 9시 뉴스는 단 한 꼭지만을 10번째에 배치해 다뤘다.

 

여당의 원내대표와 국회에서 종교를 담당하는 문방위 위원장이 불교계 최고위 인사를 만나 이런 발언을 했다면 헌법 질서를 무너뜨리는 범죄행위에 해당하는 중대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뉴스는 이를 소홀히 취급했다. 의도적인 사태 축소임은 다음날 바로 드러난다. 우리 뉴스는 다음날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며 봉은사 사태를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리포트는 하지도 않으면서 관련 정치, 문화팀 기자들의 정보 보고만 쏟아졌다.) 반면 MBC는 2꼭지를 다뤘다. 다른 언론도 계속 팔로우를 하며 뉴스를 생산해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러한 축소 보도의 한 가운데에는 KBS 보도국 정치팀이 있다. 안상수, 고흥길 등 핵심 정치권 인물들이 개입된 일임에도 연일 침묵을 지키던 정치팀은 지난 23일 문제의 모임을 주선해 그 자리에 있었던 동석했던 사람의 증언이 나오자 그제야 마지못해 리포트를 한다.(당일 오전만 해도 리포트 계획조차 없었다!) 하지만 이 리포트마저 기계적 중립마저 지키지 않은 채 여권 인사들의 해명 퍼레이드로 장식했다.

 

야권의 비판은 단 석 줄의 문장과 외마디와 같은 녹취 하나 뿐이었다. 게다가 안상수 등 여권의 해명이 『‘좌파 스님 발언 안했다’ ?‘조계종에 외압 가한 일 없다’』로 교묘하게 바뀐 사실도 전혀 파고들지 않았다. 알고도 모른 척 하는 것인지 아니면 이른바 ‘영혼이 없다는 공무원’처럼 단순 전달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답답한 노릇이다.

 

사실 KBS 정치팀의 정권 아부 행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외눈박이 보도 행태를 넘어 정권에 조금이라도 해가 되는 일이라면 아예 눈을 감아버리는 짓을 서슴지 않고 있다. 정치팀 기자가 아니라 정치인이라 손가락질 당하고 있음을 왜 당신들만 모르는가? 당신들 바로 옆에 똑똑하고 기억력 좋은 후배와 동료들이 지켜보고 있음을 잊지 마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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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지금> 폐지… 목적은 ‘G-20’ 홍보?

 

이번 봄 개편에서 PD들의 반발 속에 <생방송 세계는 지금>의 폐지가 강행될 전망이다. 사측은 지난 가을 ‘국제 시사프로그램을 신설한다’는 명분으로 <시사 360>을 없애고 <세계는 지금>을 부활시켰으나 결국 이마저 6개월 만에 막을 내림으로서 결국은 <시사 투나잇>과 <시사 360>을 폐지하며 내세웠던 이런 저런 이유들이 결국은 비판적 프로그램을 없애기 위한 꼼수였음이 입증된 셈이다. 그런데 <세계는 지금>을 대체한다는 프로그램의 기획의도가 수상하다. 가칭 가 신설된다는 것. 오는 11월 개최될 G-20 정상회담까지 G-20 국가들을 소개한다는 것인데, 정부정책의 홍보를 위해 각종 특집이 과도하게 방송돼 각종 물의를 빚었던 지난 사례들을 볼 때 이것이 올 중반기 이후 G-20 홍보 총동원의 시발점이 되지 않을까 우려가 들지 않을 수 없다.

 

특집프로그램을 이용한 정부정책홍보,

앞으로가 더 문제

 

지난 11월 24일 김인규 사장이 출근저지를 뚫고 취임을 한지 이제 딱 4개월이 지났다. 하지만 지난 4개월 동안 KBS의 보도와 프로그램은 걷잡을 수 없이 망가져 왔다.

원전수출과 G-20 유치, 올림픽 개선 3사 공동중계 등, 정부의 업적을 홍보하는 데 각종 프로그램들이 동원되었고, 급기야는 여권인사들을 불러 모아 어천가를 불러대는 ‘명사스페셜’같은 프로그램들이 전파를 타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정말로 우려가 드는 것은 이런 파행이 앞으로 더 가속화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김인규 사장의 야심이 위험한 이유

 

지난 23일 김인규 사장은 한 강연에서 자신의 편협한 언론관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이미 무죄판결이 난 PD수첩의 공정성 문제를 거론하며 “(80년대에) 방송기자 없이 시사프로를 만들게 된 것이 불행의 시작”이라고 PD저널리즘을 공격하는가 하면, “(당시 출입처였던) 여당 입장을 취재해 보도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며 자신의 군사독재 찬양을 정당화하기도 했다. 그가 이런 식의 80년대 언론관을 버리지 않는 한 KBS의 저널리즘은 ‘외발’ 정도가 아니라 손발이 모두 묶인 채 권력의 입맛에 맞는 프로그램을 양산하는 참담한 결과를 면치 못할 것이다.

 

김인규 사장은 이번 대규모 조직개편에서 함께 기자, PD협업시스템을 구축해 이른바 ‘외발 저널리즘’의 폐해를 없애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우고 있다.

 

<세계는 지금>을 비롯한 여러 프로그램들의 통폐합도 이런 일환에서 추진되고 있는 것들이다. 하지만 그동안 각종 협찬과 특집을 이용해 사회적 물의를 빚었던 그동안의 사례에서 볼 때, 이런 조직개편이 방송제작에 대한 통제를 더욱 용이하게 함으로서 정부홍보 프로그램을 대량생산할 위험성이 있다. 이미 그는 NHK를 롤모델로 삼아 KBS를 무색무취의 방송으로 만들겠다는 의도를 감추지 않고 있다. 언론노조 KBS 본부는 각종 사안에서 KBS의 프로그램들이 정책홍보에 동원되는 사례들을 지속적으로 감시, 저지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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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라디오는 ‘침묵의 봄’

 

죽은 듯 고요한 봄이 온 것이다. 전에는 아침이면 울새, 검정지빠귀, 산비둘기, 어치, 굴뚝새를 비롯한 여러 가지 새들의 합창이 울려 퍼지곤 했는데, 이제는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들판과 숲과 습지에 오직 침묵만이 감돌았다...

 

생물학자 레이첼 카슨이 경고한 ‘침묵의 봄’이 비단 머나 먼 대륙의 이야기만은 아닌 것 같다. 요즘 KBS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에서야말로 더 이상 과거의 다양한 관점과 시각을 들을 수 없으니 말이다. 사라진 소리, 들을 수 없는 이야기들을 모아 보니, 가히 KBS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이 ‘침묵의 봄’이라는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고 할만하다. KBS 라디오가 침묵했던 것들, 외면하고 있는 것들이 다른 언론과 인터넷, 심지어 타방송사 라디오를 뜨겁게 달궜던 이슈들이라는 게 흥미롭지만 말이다. 그렇다면, 올 3월 KBS 라디오가 침묵하고 외면했던 이슈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외면 1) 지난 12일 천주교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주교회의가 4대강 사업 반대 선언을 하고 향후 적극 반대 운동을 펼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종교계가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을 다시 제기하고 나선 것으로 향후 큰 파장이 예고되는 의미 있는 뉴스였다. 하지만, KBS 라디오는 이를 외면했다. 반면에 타방송사 라디오 시사프로그램들은, 평화방송과 불교방송이 적극 다룬 가운데 공중파 중에서 유일하게 MBC 손석희의 시선집중이 주요 아이템으로 다루고 있어 묘한 대조를 이룬다.

 


 

 

외면 2) 비슷한 시기, 공중파 뉴스가 김길태의 일거수 일투족에 주목하고 있을 즈음 인터넷에선 요미우리 신문에 보도된 MB 독도 발언 진위 여부가 큰 논란이 되고 있었다. 타 방송사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에서는 라디오 매체만이 갖는 정보의 다양성과 속보성, 심층성이라는 특징을 잘 살려 관련 인터뷰를 내보낸 데 반해, KBS 라디오 시사프로그램들은 이 부분 역시 철저히 외면해 버렸다.

 

외면 3) 이 뿐만이 아니다. 한명숙 전 총리의 재판 과정 역시 지방선거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수 있어 주목해 볼 만한 이슈임에 분명하지만, KBS 라디오 시사프로그램들은 이 또한 외면했다. 타 방송사 라디오 프로그램들은 어떻게 다뤘을까?

 


 

 

사상 첫 총리 공관 현장검증까지 이어지면서 전 국민의 이목이 한 전 총리 재판에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KBS 라디오는 이를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외면 4) 가장 최근에는 봉은사 직영사찰 외압설을 둘러싸고 봉은사 명진스님과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의 진실공방이 치열해지고 있는데, KBS 라디오 시사프로그램들은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고 타사 라디오 프로그램들만 아이템으로 다루고 있다.

 


 

 

라디오의 외면, 라디오의 침묵 그 이면엔 무엇이 있는 것일까?

주류 언론과 함께 침묵의 카르텔을 만들지 않으면 소외될 까 두렵기 때문인 건가?

 

그런데, KBS 라디오 시사프로그램만 외면하고 있었던 건 아닌 것 같다. 라디오청취율 조사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KBS1라디오의 경우, 2008년 2차 조사 이후 2년째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알고 보니 청취자들 역시 KBS 라디오를 외면하고 있었던 것이다. 청취자들은 다 알고 있는데, 라디오는 모른 척하고, 라디오가 모른 척하는 걸 청취자들은 다 알고 있다는 이 현실이 두렵지 않은가? 묻고 싶다. 라디오는 지금 무엇을 두려워하고 있는가를. 혹시 이 외면과 침묵이 곧 정권 홍보 방송의 길이라는 것조차 외면하려는 건 아닌지를 말이다.

 

※위 조사들은 3월 23일 기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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