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보 89호] 대선편파보도기술자 이길영, 정권교체기 어김없이 등장
[특보 89호] 대선편파보도기술자 이길영, 정권교체기 어김없이 등장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12.08.04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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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길영 정권 밀착 연대기

 

대선편파보도 기술자 이길영,


정권교체기 어김없이 등장


이길영 과거 행적을 보면 미래가 보인다!

 

 

이길영씨는 1987년 대선 1년 전인 1986년 보도국장에, 1992년 대선 1년 전인 1991년에 보도본부장에 임명됐다. 그리고 전두환, 노태우 정권의 연장을 위해 온 몸을 던져 KBS의 보도를 땡전뉴스, 땡노뉴스로 전락시킨다.

한마디로 말해 그는 대선 편파보도 기술자였던 것이다. 그런 이길영을 이 정권은 다시 KBS 이사(장)에 앉히려고 하고 있다. 그 의도는 명백하다. KBS 장악을 연장해 KBS를 정권재창출의 도구로 써먹으려는 이명박 정권과 박근혜의 새누리당의 음험한 술책인 것이다.


손병두 이사장의 KBS 이사회는 이미 개별 프로그램의 편성에도 관여하는 등 KBS의 원로원으로 군림하고 있다. 더군다나 이번 이사회는 새로운 사장을 선임하는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게 된다. 게다가 대선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라 아마도 이길영은 MBC 김우룡 이사장 이상 가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를 것이다.


여기서 소개하는 이길영의 행적은 지나간 과거가 아니다. 앞으로 KBS에 닥칠 미래다.


1. “이길영, 지역감정 자극해 노태우에게 유리한 분위기

만들려 해”

 

1987년 11월 대선 당시 노태우 후보의 광주 유세


지난 노보에서 공개한 87년 ‘문공부-언론인 접촉사건’에는 1987년 11월 18일 이재현 당시 문화과학부장이 홍보정책관과 나눈 이야기가 나온다. 87년 대통령 선거 때 노태우 후보가 광주에 유세를 갔다가 돌팔매를 맞았고, 김대중 후보의 대구 유세 때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광주에서의 돌팔매 사건은 자작극 논란도 있었는데, 어찌됐건 당시 KBS를 비롯한 언론들은 이를 대서특필하며 지역감정을 크게 자극했고, 노태우 후보의 당선에 큰 도움이 됐다.


이 ‘개별접촉’ 문건에 따르면 KBS의 이런 보도 행태에 대해 사내에서도 비판이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이재현 부장은 “(보도본부)일부 부장들은 (박성범)보도본부장과 (이길영)보도국장이 의도적으로 광주·대구 집회를 통해 지역감정을 자극시켜 노태우 후보에게 유리한 분위기를 만들려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음”이라고 말했다. 보도국장이라는 사람이 노태우의 당선을 위해 보도를 통해 지역감정을 조장했다는 말이다. 그야말로 역사의 죄인이다.


2. 이길영 보도본부장 임명, 전두환 시대로 회귀한 KBS


1988년 KBS에 노조가 설립되기 이전의 이길영의 행적에 대해서는 자료가 많이 남아있지 않다. 하지만 위의 사례에서 보듯 전두환 때 보도국장 등을 하며 KBS 보도를 얼마나 망가뜨려놨는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오죽하면 그 때 시청료 거부운동까지 일어났을까. 이길영은 1990년 서영훈 사장이 강제 퇴임당하고 서기원씨가 사장에 취임하면서 보도부본부장을 거쳐 1991년도에 본부장에 임명된다. 그가 보도본부장이 되자 KBS 보도는 다시 전두환 시대로 급격히 돌아간다.


KBS 기자협회는 1991년 7월 10일 ‘뉴스는 5공 식으로, 보도본부는 반문명으로 치닫는가’ 라는 성명을 발표한다. 88년 총선을 앞두고 민정당이 자신들에게 유리하도록 선거구를 바꾸는 ‘게리맨더링’을 한 사실을 시청출입기자가 특종취재를 했는데, 이길영 보도본부장이 “KBS에서 이런 기사를 보도할 수 없다”고 막아 결국 보도가 누락됐다는 것. 이길영이 보도본부장이었을 때 이런 일은 한 두 번이 아니었고, 기자협회는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간섭이 누적”돼 왔다고 밝혔다.


91년 5월 일산, 분당 신도시 부실건설 문제를 취재했으나 이길영이 ‘부정적 측면만 다뤘
다’는 이유로 불방을 시켰다. 노태우가 참석한 민주평통회의를 40분간 생방송한 적도 있었고, ‘대학생 (정원식) 총리폭행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지구 최후의 황제 김일성’(해외 프로그램) 등 정체불명의 관제 보도특집이 방송되기도 했다.


KBS 뉴스의 신뢰도는 당연히 바닥에 떨어질 수 밖에 없었고, 그가 부본부장이던 90년
10월 「시사저널」의 조사에서 KBS 9시뉴스는 45.1%로 MBC 9시 뉴스의 61.5%에 비해 크게 뒤졌다. KBS와 MBC의 뉴스를 시청하는 이유 중 ‘방송국에 대한 인상이 좋아서’라는 대답은 MBC뉴스가 21.6%인데 비해 KBS뉴스는 11.0%에 불과했다. 한마디로 이길영은 KBS를 살뜰히 말아 잡순 인물이다.

 

 


3. ‘땡노뉴스’로 부활한 ‘땡전뉴스’

1990년 KBS ‘첫 민선사장’ 서영훈씨가 강제로 쫓겨나고 청와대 대변인 출신 서기원이 사장이 되면서 KBS에는 다시 ‘땡전뉴스’, 아니 ‘땡노뉴스’가 등장한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이길영이 있었다.


1991년 노조(위원장 조달훈) 공정방송추진위원회가 91년 5월 23일부터 6월 25일까지 한달간 9시 뉴스 보도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대통령 기사가 47건으로 하루 평균 1.5건에 달했다. 이 가운데 대부분은 단순 동정기사로, 4대 일간지에서 아예 다루지 않거나 1,2단 기사로 짧게 보도된 것들이다. 28일 중 대통령 기사가 톱으로 보도된 날도 10일이나 됐다. 한동안 수그러지는 듯하던 ‘땡전뉴스’가 ‘땡노뉴스’로 부활한 것이다.

 


4. ‘공보처 홍보요원’ 자처한 이길영


이길영씨는 부본부장이던 1990년 ‘오늘의 문제’라는 프로그램의 MC를 맡는다. 정치인이나 관료들을 출연시켜 방담을 하는 관제홍보프로그램인데, 11월 4일 전 KBS 사원과 시청자들을 분노케 하는 일이 벌어졌다. 6공 최대의 의혹인 태영건설 민방 특혜 의혹 논란이 한창일 때 최병렬 공보처 장관을 불러 50분 동안 공보처 홍보시간을 마련해준 것.

이씨는 아무런 추가 질문 없이 “이런 저런 의견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고 물
으면 최병렬 장관이 “그건 잘못된 생각입니다. 어쩌구 저쩌구”라고 대답하는 식이다. 최병렬이 뻔뻔스럽게 민방특혜 의혹이 ‘잘못된 것’, ‘어불성설’이라고 강변하면 이길영이 부하직원처럼 묵묵히 경청하다가 다음 해명을 위한 질문을 던진다. 인터뷰를 가장한 관제 정권홍보 수법이다. 지금도 이런 방송이 다시 횡행하고 있는데 이길영은 그 원조였던 것이다.


지금까지 열거한 사례들은 이길영이 군사정권의 나팔수로서 자행한 행위의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다. 이런 인물이 ‘차기 KBS 회장(?)’이 된다면 KBS가 어떤 꼴을 당할지 명백하다. 그가 KBS를 농단하던 시기에 수신료 거부운동이 일어났고 KBS 민영화론이 제기됐다.
그를 KBS 이사로 만드는 것은 KBS를 위해서나,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서나 자살행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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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길영의 깨알같은 얘기 하나 더


지하철 참사 관련 조해녕 전 대구시장


비호 단체 급조 의혹도


●● 2003년 2. 18일 대구에서는 한 방화범에 의해 사망자192명 부상자151
명이 발생한 대참사가 발생했다. 이 시기 대구방송 사장을 지낸 이길영씨는
당시 KBS대구 총국장인 이병순, 매일신문 사장 정재완 신부 등 언론사 책임
자와 기관장과 감찰기관 등이 중심이 된 대구경북발전의원회의 회원이었다.


이 단체는 유가족들에 의해 지하철 참사로 인해 사퇴압력을 받고 있던 당시
조해녕 시장의 비호와 사고수습의 장기화를 위해 급조됐다는 의혹을 받았다.
당시 이 회의는 ‘조해녕 시장의 사퇴가 능사가 아니다’, ‘어려운 일이 있을
때 (기관장들끼리) 잘 도와줘야 한다’ 등의 막말을 쏟아 냈으며 항의하는 유
가족에게 ‘초법자가 너무 많다, 미국 같으면 총이라도 맞았을 것’이라는 어이
없는 망발을 저지르기도 했다.


대구지역의 잘못된 주류사회의 안하무인적 인식이 그의 뿌리인 것만은 분
명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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