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만들기'프로젝트 시작되나?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프로젝트 시작되나?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12.08.20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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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방송 추진위원회 주간보고서 제 28호(2012. 8. 20)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 프로젝트 시작되나?

- 역사왜곡 , 사전선거운동 비난 초래할 드라마 <강철왕>

 

지난 해 김인규 사장과 길환영 부사장 등은 내외부의 격렬한 반대에도 일본군 출신 백선엽과 이승만 대통령에 대한 특집 다큐멘터리 방송을 강행해 공영방송 KBS가 친일, 독재를 미화한다는 비난을 듣게 만들었다. 그런데 백선엽, 이승만에 이은 역사왜곡 3부작을 마무리하려는지, 이번에는 유신정권을 찬양하는 박태준 전기 드라마 <강철왕>을 방송한다고 한다. 대통령 선거를 코앞에 둔 지금 KBS가 박정희 대통령의 딸인 박근혜 의원을 지원한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너무나 무모하고 위험천만한 이 시도는 반드시 철회되어야 한다.

 

■ 박정희 유신 독재 미화하는 <강철왕>

역대 정권 중에서 박정희 정권만큼 명과 암이 뚜렷한 정권은 없다. 60년대 빠른 속도로 경제 개발을 이루었다는 찬사를 받는 반면, 쿠데타로 헌정을 짓밟고, 민주주의를 말살하는가 하면 무지막지한 인권탄압을 자행했다는 비난을 받기도 한다.

유신정권의 실세 중 민주주의를 유린하고 국정을 농단했던 김형욱, 차지철, 이후락, 최태민 등이 박정희 체제의 암(暗)을 상징하는 인물이라면, 박태준 전 포철 명예회장은 명(明)을 상징하는 인물이라 할 수 있다. 권력투쟁과 공작정치에서 한 발 떨어져 기업인으로서 포항제철을 만들고 제철산업을 육성하는 역할을 맡았기 때문이다.

 

박정희 대통령과 박태준 포철 사장.

 

그런데 그런 박태준을 주인공으로 드라마를 방송한다는 것은 박정희 정권의 밝은 면만 똑 떼어내 집중적으로 조명함으로써 미화를 하겠다는 의미 밖에 되지 않는다. 교묘하고 악의적인 역사왜곡 행위다.

실제로 박태준을 모델로 한 주인공은 드라마에서 제철소의 건설을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는 산업화 영웅으로 묘사되고 있다고 한다.

이 뿐만이 아니다.

이 드라마에는 당연히 박정희 전 대통령을 모델로 한 인물이 등장하는데, 그 역시 조국의 산업화를 이끈 탁월한 지도자로 나온다고 한다. 심지어는 5.16을 쿠데타가 아닌 혁명으로 설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말 기가 찰 일이다.

유신정권을 미화하고자 하는 의도가 너무 노골적인데다 정치적 편향성 논란에 휩싸일 것이 명약관화하다. 때문에 초고와 기획안 등을 검토한 드라마국 간부들도 대부분 반대 의견을 냈다고 한다. 상식적으로 보면 절대 방송이 될 수가 없는 드라마다. 그런데도 콘텐츠 본부장 등 사내 경영진은 이 드라마를 여전히 강행하려고 하고 있다.

박정희 정권을 한껏 미화해 새누리당의 대선 후보가 될 가능성이 높은 박근혜 전 의원에게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려는 의도가 아닌지 의심이 들지 않을 수 없다.

 

 

 

■ 명백한 사전선거운동

 

드라마 <강철왕>은 내년 1월 경 방송이 될 예정이라고 한다. 때문에 대통령 선거 이후에 방송이 되니 문제될 것이 없지 않느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하지만 수십억, 수백억 원의 제작비가 투입되는 대형 드라마는 뉴스나 일반 취재물과는 제작 시스템이 전혀 다르다. 갈수록 대형화, 비즈니스화 하는 드라마는 기획, 제작 단계에서 이미 홍보가 이루어지고, 그 파급력 또한 무척이나 크다. 12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드라마는 제작이 한창이고, 화제가 될 것이다. 박근혜 후보로서는 이보다 더 좋은 선거운동이 없다. 박근혜 의원의 5.16에 대한 발언을 둘러싸고 수차례 격론이 벌어진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박정희 정권에 대한 어두운 과거는 박근혜 의원 최대의 아킬레스 건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KBS가 앞장서 유신정권은 국가와 민족을 위해 자신을 희생했다고 선전해 주니 얼마나 고마운 일이겠는가.

만약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될 것을 가정해보자. 대통령 당선인 아버지의 치적을 찬양하는 드라마가 KBS에서 방송되는, 그야말로 KBS 역사상 전무후무한 희대의 참사가 벌어지게 된다. 이 드라마를 강행한 자들은 큰 정치적 이득을 보겠지만 KBS는 또 한 번 씻을 수 없는 죄를 저지르게 된다.

 

■ 노골화되는 유신독재 찬양,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

 

올해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KBS가 박정희 정권을 미화해 박근혜 의원의 당선에 기여하는 역할을 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는 전부터 있어 왔고, 실제 이상한 일들이 그 동안 수 차례 일어났었다.

 

지난 해 5.16 50주년을 전후해 조·중·동에서 김종필 씨를 인터뷰하는 등 ‘5.16 재조명’에 나서자 김인규 사장은 간부들에게 토크 프로그램에 김종필 씨를 출연시킬 것을 지시하기도 했다. 김종필 씨가 고령이고 건강이 좋지 않아 실제 인터뷰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하지만 보수우파 진영의 5.16 쿠데타 미화에 KBS가 동참하라는 지시를 사장이 한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난데없는 새마을운동 열풍이 불기도 했다. 2010년 6월 8일 <아침마당>에는 ‘새마을 운동 세계로 가다’라는 제목으로 이재창 새마을중앙회장이 출연을 했다.

2011년 2월 1일에는 아프리카 등 해외에서의 새마을 운동 활동을 소개하는 ‘설특집 다큐 땡큐 코리아! 지구촌에 울리다’가 방송됐다.

 

2011년 11월 21일부터 29일까지 5부작이 방송됐는데, 그 중 1,2부작은 박정희 정권시대의 산업화에 대한 내용을 다뤘다. 그런데 1부 ‘폐허 위에 쌓인 돌멩이 하나’와 2부 ‘불가능한 도전, 중화학 공업의 길’에서는 재연까지 동원해가며 박정희의 업적을 집중적으로 조명하고 있다. 노동자들에 대한 수탈, 전태일 분신, 유신 독재 등 비판적인 내용도 2부 말미에 잠깐 다뤄지기는 했으나 전반적인 내용은 박정희를 산업근대화의 영웅으로 미화하는 것이었다.

이 프로그램의 제목은 애초 편성제작회의를 통과할 때는 <대한민국 과학기술 60년-‘기적을 이야기하다’>였지만 나중에 ‘과학기술’이라는 말이 빠지고 <대한민국 60년의 기적>으로 제목이 변경돼 논란이 일기도 했다.

 

<대한민국 60년의 기적> 제 1부 ‘폐허 위에 쌓은 돌멩이 하나’

(2011. 11. 21 KBS 1TV)

 

최근 박근혜 의원의 대선 행보가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박의원의 ‘5.16은 불가피한 선택’ 발언 등 유신 정권에 대한 논란이 자주 제기되고 있다. 그런데 그때마다 KBS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최근 장준하 선생의 묘지를 이장하는 과정에서 사후 37년 만에 처음으로 검시가 이뤄져 타살 가능성이 다시 제기됐다. 이 사실은 지난 8월 15일 알려졌고 그 다음날인 16일 흉기로 가격을 당한 듯 한 유골 사진이 공개돼 큰 충격을 주었다.

그런데도 KBS 9시 뉴스는 이틀 동안 아무런 보도도 하지 않다가 장준하 선생 추모공원이 개장을 한 17일에야 18번째 리포트로 다루었을 뿐이다. 이런 행태를 두고 ‘박근혜 눈치보기 아니냐’는 비아냥이 나오고 있지만 할 말이 없을 뿐이다.

 

고(故) 장준하 선생의 유골

 

 

■KBS의 치욕으로 남을 <강철왕>은 당장 중단돼야

 

이렇게 유신독재 찬양, 박근혜 띄우기로 매도당할 것이 뻔한 <강철왕>은 당장 중단돼야 한다. 그리고 누가, 어떤 이유로 이런 무리한 기획을 밀어붙이고 있는지 사측은 답을 해야 할 것이다. 지난 해 백선엽, 이승만 다큐 방송 때 그 난리를 쳐놓고 또 다시 박정희 유신독재를 미화하는 드라마를 방송할 생각을 하고 있다니 어이가 없다. 언젠가는 반드시 역사의 단죄를 받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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