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공부역에 비리·학력조작 이길영 씨가 이사장으로 있는 이사회가 제대로
돌아가기를 기대하는 것 자체가 무리였지만 이렇게 빨리 사단이 날 줄은 몰
랐다. 명색이 공영방송 KBS 이사라는 막중한 임무를 맡은 지 두 달 밖에 안
된 최양수, 최영묵 두 이사는 미디어재벌 CJ의 달콤한 유혹에 넘어가 단란주
점과 골프접대로 KBS의 얼굴에 먹칠을 하고 말았다.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는 일이다. 이미 이렇게 몸을 더럽힌 인사들이 앞
으로 KBS 이사로서 무슨 일을 할 수 있다는 말인가?
단란주점과 골프접대로 KBS 얼굴에 먹칠
●● 당장 내일(18일)부터 사장공모가 시작되고 11월 9일 경 사장을 최종 선임한다고 한
다. 최고의 도덕성으로 무장한 이사회가 엄격한 잣대로 사장을 뽑아도 모자랄 판에 이
길영 씨에 최양수, 최영묵 같은 사람들이 모여 KBS 사장을 선임한다니 도대체 말이 되
는 소리인가? 정말 낯이 뜨거워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없을 정도다.
공영방송의 독립성과 공공성을 지키고 보장해야할 엄중한 책무를 진 공영방송 이사가
거대 미디어재벌인 상업방송 CJ의 접대를 받고다닌 다니 제정신이 아닌 것이다. 더욱
이 지난 주 수요일 이사회도 최양수, 최영묵이사가 제주도행을 위해 논의할 안건조차
미루고 떠났다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최양수, 유료방송 대변인 역할 자처
●● 최양수는 이미 유료방송업계에선 유명인사다. 그들의 이해를 대변하는데 주저함
이 없었기 때문이다. 9월 11일 최양수 이사는 <유료방송산업의 미래는 있는가>라는 세
미나에 사회로 나서 공영방송 KBS의 콘텐츠를 재벌 방송에 무료로 줘야한다는 식의
발언을 해 KBS 종사자를 아연실색케 했다. 공영방송 이사가 케이블 업계의 이해를 대
변하는 듯한 세미나에 사회와 토론을 했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인데 공영방송에 반하
는 특정집단에게 대 놓고 유리한 발언을 할 정도의 기개와 담대함은 두고두고 ‘과연 최
양수’라는 말을 낳았다. 그는 애초부터 KBS 이사가 될 자격이 없는 사람이었고, 이번에
기어이 일을 저지르고 만 것이다.
최영묵, 골프안쳤다 거짓말하다 들통나
●● 높은 도덕성과 자기관리로 몸가짐에 더욱 엄정해야할 야당추천 이사인 최영묵은
사건이 터지자 거짓말로 일관하다 오히려 보수언론에 먹잇감이 되고 마는 안타까운 모
습을 보였다. 술자리에 잠시 들렀다 나왔고 골프는 안쳤다고 했다가 나중에 들통나 곤
욕을 치뤘다. 도대체 이래 가지고 야당이사로서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겠는가? 그렇게
그동안 욕했던 제도권안의 저들과 다른 게 무엇인가 묻지 않을수 없다.
사퇴만이 살길이다.
●● 이길영, 최양수, 최영묵 이사들에게 다시 한 번 정중히 말한다. 당신들이 공영방송
KBS에 대한 최소한의 의무감이라도 남아 있다면 당장 KBS를 떠나주기를 바란다.
당신들이 KBS에 남아 할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