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본부 특보] KBS 9시뉴스, 청와대에 무릎 꿇다
[보도본부 특보] KBS 9시뉴스, 청와대에 무릎 꿇다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10.05.06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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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4일 9시 뉴스 최종 큐시트에는 김정환 기자의 “교수 출신 공직자 35% 논문 이중게재 의혹”이라는 리포트가 19번 째에 2분 10초 분량으로 잡혀있었다. 하지만 9시 뉴스가 이미 끝나가고 있는 21시 51분 20초에 수정된 큐시트에는 이 리포트가 빠졌다.

김정환 기자가 준비한 리포트는 같은 날 <시사기획 KBS10>에 방영될 “학자와 논문 2부: 공직의 무게”를 요약하는 내용이다. 교수 출신 고위공직자 등의 논문을 분석해 이중게재 등 연구 윤리를 위반한 사례를 추적했다. 구체적인 사례로 현병철 국가인원위원장과 박재완 청와대 국정기획수석 등이 포함됐다.




이화섭 보도제작국장은 리포트를 편집 중인 김정환 기자를 오후 7시 30분에 불렀다. 리포트 원고에 포함돼 있는 박재완 청와대 국정기획수석과 이인실 통계청장의 부분을 빼라고 지시했다. 해당된 논문이 너무 오래된 논문이라는 게 그 이유였다. 문제가 된 박재완 수석의 논문은 92년과 93년에 발표된 것이다. 하지만 제작진이 설정한 논문 검증의 기준은 90년 이후 발표된 논문이다. 이 기준에 따라 검증을 한 것이다. 김정환 기자는 삭제 지시를 거부했다.

이후 저녁 8시 45분 이화섭 보도제작국장은 시사기획 KBS10의 김인영 데스크와 박중석 기자 등을 불러 “국장 직권으로 데스크권을 발동하겠다”는 어이없는 멘트를 날렸다. 또 “박재완 수석 부분을 삭제하고 방송하던지, 하니면 방송할 수 없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박중석 기자가 합당한 이유를 설명해 달라고 했지만 대답은 하지 않은 채 국장실에서 나가라고 소리를 질렀다. 또 “국장직을 걸겠다”는 말을 덧붙였다.

김인영 데스크도 이후 박중석 기자에게 “이해할 수 없다”는 말을 했다. 장한식 1TV뉴스제작팀장도 박중석 기자에게 자기도 뉴스를 내고 싶다며 이화섭 국장을 빨리 설득하라고 까지 말했다.



(불방된 리포트 테이프. 박재완 청와대 수석이 등장한 리포트는 결국 나갈 수 없었다.)

이화섭 국장의 어처구니 없는 ‘데스크권 발동’으로 이 뉴스는 불방됐다. 지난해 천성관 법무부장관 내정자와 관련된 뉴스가 불방된 것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다. 그 때는 증거를 가져오라는 어거지를 썼지만 이제는 아무 이유도 설명하지 않고 무조건 빼라고 지시한 것이다.

청와대 수석 하나 보도하기가 불가능해졌다. 하수구에 처박힌 KBS의 정치독립 수준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이화섭 국장의 폭거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이제 KBS보도본부의 자존심이 시험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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