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방송모니터[11월26일] 박근혜에 대한 비판은 Nothing!
대선방송모니터[11월26일] 박근혜에 대한 비판은 Nothing!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12.11.26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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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방송 일일 모니터 (1126)

 

박근혜에 대한 비판은 Nothing!

- 15일 이후 단일화 관련 보도 총정리

 

지난 금요일 안철수 후보가 사퇴를 하면서 야권단일화 국면이 일단락됐다. 그런데 안철수 후보가 단일화 협상을 잠정 중단했던 지난 15일부터 약 열흘간의 대선보도는 역대 최악으로 기록될 것이다.

 

1. 문·안 단일화 갈등 ? 박, 후보 단일화 비난+정책행보

 

지난 19일 성명서(‘KBS뉴스가 새누리당의 확성기인가?’)와 공추위 보고서(‘박근혜 헌정방송 실태 고발’)을 통해 14일 야권 단일화 잠정중단 직후부터 뉴스9>의 편집 방향이 이상하게 바뀌었다는 사실을 지적한 바 있다. , 전에는 야권 단일화에 대한 세 후보의 움직임과 의견을 하나로 묶고, 세 후보의 동정과 정책을 하나로 묶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예를 들어 12일 방송의 대선 관련 보도는 다음과 같다.

 

 

- -安 단일화 방식협상팀 구성구태 정치 - 박근혜-안철수 민심 잡기’…문재인 외교 정책

 

 

그런데 14일 야권의 단일화가 잠정 중단되면서 바로 다음날부터 뉴스 편집방향이 갑자기 돌변한다.

야권 단일화를 둘러싼 문·안 후보들의 대립을 하나의 리포트로 내고, 바로 이어서 박근혜 후보측의 야권 단일화에 대한 비난과 박후보의 정책행보를 같이 묶어 보도하는 것이다. 뉴스를 보면 야권은 단일화에 대한 싸움만 하고 있고, 박근혜 후보는 정책행보만 하고 있는 것으로 비쳐진다.

14일은 마침 조해진 등 새누리당 문방위 소속 의원 3명이 박근혜 후보에 편파적이라며 방송 3사를 항의방문한 날이기도 하다. 이 영향 때문인지 편집 방향은 급변했고, 이런 경향이 지난 주말까지 이어졌다. 15일부터 25일까지 열흘간의 대선관련 보도 리포트를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1115일 ∼ 25일 대선 관련 리포트

 

 

날짜

대선관련 보도

11/15()

■ 文 “단일화 협상 중단 사과”…安 “깊은 실망”

■ 새누리 “단일화 협상 중단은 지연전술일 뿐”

 

11/16()

■ 安 “혁신 의지 실천” 요구…文 “잘못 없다” 일축

■ ‘단일화 협상 파행 책임론’ 정면충돌 배경은?

■ 박 ‘경제민주화 공약’ 발표…단일화 맹공

 

11/17()

■ 朴·文·安, 노동공약 대결…단일화 갈등 소강

■ 야권 단일화, 2002년 때와 같은점·다른점은?

 

11/18()

■ 文-安, 전격 회동…단일화 협상 재개 합의

■ 문재인-안철수, 회동 배경과 과제는?

■ 朴, 국가 운영 비전 선포…“단일화 잘못된 정치”

 

11/19()

■ 문재인-안철수, 21일 ‘단일화 TV 토론회’ 실시

■ 與 “권력 나눠 먹기”…박근혜, 5대 농업 공약

발표

■ [이슈&뉴스] 대선 D-30…여야 전략은?

 

11/20()

■ 文·安 내일 ‘TV 토론’…단일화 방식 놓고 신

경전

■ 새누리, 단일화 ‘효과 차단’ 공세…朴, 국토

공약

 

11/21()

■ 文-安 단일화 협상 난항…오늘 밤 TV 토론

■ 朴, 교육 공약 발표…與 “단일화 협상 이전투구”

 

11/22()

■ 文·安 단일화 담판, 결론 못 내…입장차 여전

■ 文 ‘국정 경험’·安 ‘새 정치’…TV토론 치열

한 공방

■ 朴 “야권 단일화 협상, 쇄신 아닌 정치 후퇴”

■ 고개 든 불법 선거운동…선관위, 9명 검찰 고발

 

11/23()

■ 안철수 대선 후보 사퇴 선언…“백의종군 할 것”

■ 문재인 “안 후보와 지지자들에게 진심으로 미안”

■ 與 “왜곡된 정치행위의 결말”…朴, 승리 다짐

 

11/24()

■ 文 선대위원장단 총사퇴 결의…安, 거취 구상

■ 朴 “安 사퇴는 文·민주당 구태”…昌 지지 선언

■ [심층취재] 전통 맞대결 구도…중도층 표심 관건

■ 기존 정치벽에 막힌 안철수 새정치 실험 66일

 

11/25()

■ [여론조사] 朴 41.7% vs 文 39.9%…오차 범위 내 접전

■ 朴 “의원직 사퇴…신뢰 못 받으면 정치 마감”

■ 文 “안철수 진영 포함 국민연대…대선 승리”

■ 이정희 “진보적 유권자 결집, 정권 교체 달성”

 

 

 

2. 박근혜 후보에 대한 비판은 Nothing!

 

각 리포트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문제는 더 심각하다. 첫 번째 야권 단일화 소식에는 문재인, 안철수 후보 간의 공방으로 채워진다. 그리고 뒤에 연이어 나오는 박근혜 후보 관련 리포트에는 단일화에 대한 맹렬한 비난과 박근혜 후보의 대선 행보 소식이 같이 다뤄진다. 그러다보니 박근혜 후보 측에 불리한 내용은 전혀 다뤄지지 않는다. 22일에는 새누리당의 반대로 투표시간 연장 법안이 본회의를 통과하지 못해 무산될 위기에 놓였고, 민주당 등 야권은 이를 비판했지만 9시 뉴스에서는 전혀 다뤄지지 않았다.

24일에는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대표의 박근혜 후보 지지 소식을 다루면서 야권의 비판은 단 한 줄도 실리지 않았다. 반면 SBS <8시 뉴스>는 짧게나마 민주통합당은 이회창 전 대표의 새누리당 입당은 과거 특권 세력의 연합일 뿐이라고 평가절하했습니다라는 민주통합당의 논평을 마지막으로 인용했다.

지난 14일 박근혜 후보의 MBC 김재철 사장 퇴진약속 번복 논란을 잠깐 언급한 이후 15일부터 어제인 25일까지 11일동안 박근혜 후보에 대한 비판이나 박근혜 후보에게 불리한 내용은 단 한 줄도 다뤄지지 않았다. 11일 동안 박근혜 후보는 완전무결, 무결점의 정치인이었던 것이다.

 

3. 새누리당의 원색적 비난 생중계

 

 

 

 

 

반면 야권에 대한 새누리당의 원색적 비난은 여과 없이 전달된다. 새누리당측에서 꼼수, 구태, 혼탁, 추태라는 단어를 써가며 야권 단일화를 맹비난하면 이를 그대로 인용하는 것이다. 거의 매일같이 이런 멘트가 나오고 있다.

 

 

- “(새누리당) 대변인들도 단일화는 정치 사기극이다, 안철수 후보는 꼼수 정치꾼이라

맹공을 퍼부었습니다” (1116)

- “새누리당은 국민만 보고 가겠다던 열흘 전 약속도 못지키는 두 후보가 오늘 또 염치

없이 국민을 앞세웠다며 국민을 기만하지 말고 사과하라고 촉구했습니다” (1117)

- 안철수 후보에 대해선 구태하고 혼탁한 정당과 권력 나눠먹기를 하면서 국민을 실망

시켰다며 용퇴해야 한다고 압박했습니다” (1119)

- “'너 죽고 나 살기'식의 이전투구만 남았다, 추태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며, 부정적 이

미지를 부각시켰습니다” (1121)

- “민주당이 안 후보 측 인사 영입을 위해 선대위 재구성을 추진하는 것도 '정치꾼의

꼼수' 라고 비판했습니다” (1124)

- “반칙으로 경쟁자를 짓밟았다며 문 후보는 단일 후보라는 단어를 쓸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1125)

 

반면 과거 박근혜 후보측에 대한 야권 후보측의 비난은 어떻게 보도되었는지 보자. 박근혜 후보에 대한 비난이 인용되는 자체가 거의 손꼽을 정도인데. 그 표현은 사뭇 객관적이고 온건한 편이다.

 

 

- 문재인 후보도 박 후보가 (정수장확회와) 무관하다는 말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

. (1015정수장학회 여야 공방 격화국정감사 파행’)

- 무소속 안철수 후보측도 국민의 상식과 사법부의 판단에 반하는 내용이라고 공격했습

니다. (1021야당 역사 인식 부재박 후보 사죄해야”’)

 

 

정치는 온갖 설전이 오가고 말의 공방이 이뤄지는 행위다. 뉴스는 그 공방의 진위를 파악하고 사실에 부합하는 주장을 최대한 객관적으로 전달해야 한다. 그런데 여야의 정치공세에 대한 판단기준이 달라도 너무 다르다.

 

4. 박근혜 후보는 슈퍼우먼?

 

지난 10여 일간 뉴스만 보면 문재인, 안철수 후보는 단일화에 대한 공방 외에는 아무 것도 하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반면 박근혜 후보는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며 민생행보에 힘쓴 것처럼 다뤄지고 있다.

안철수 후보가 사퇴선언을 한 지난 금요일 박근혜 후보에 관한 동정 리포트에는 대구, 안동, 포항의 재래시장, 연평도 2주기 추모식, 안철수 후보 지지자들의 일부 박후보 지지선언,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대표의 박후보 지지선언 등 박후보의 행보에 대한 무려 6가지의 내용이 다뤄진다. 재래시장 방문은 민생행보라는 규정과 함께, 이런 박후보의 행보에 대한 보이지 않는 의지까지 읽어내는 친절함을 발휘한다.

 

박근혜 후보는 고향 대구의 한 시장을 찾아 민생 행보에 주력했습니다.

고구마, 버섯 가격을 물어보며 지역 경제를 살리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경북 안동과 포항의 재래시장도 잇따라 찾아 지지세 다지기에 주력했습니다.

후보 등록 전 마지막 지역 일정, 정치적 기반인 대구 경북에서 필승 의지를

다지고, 야권의 단일화 바람도 차단하려는 의지로 해석됩니다.

 

뉴스에서 박근혜 후보는 상대 후보들이 정쟁에 몰두하는 동안 전국을 누비며 오로지 민생만을 생각하는 자상하고 부지런한 슈퍼우먼으로 묘사되고 있다.

이화섭 보도본부장, 이선재 보도국장, 정은창 정치부장 등 보도국의 수뇌부들에게 묻는다. 당신들은 여전히 이런 보도들이 아무 문제점이 없다고 생각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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