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방송모니터[12월4일] 문은 까고 박은 보호하라?
대선방송모니터[12월4일] 문은 까고 박은 보호하라?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12.12.04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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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방송 일일 모니터(2012. 12. 4)

 

1. 안철수 기자회견 중 ‘정권교체’ 언급 생략

 

어제(3일)는 안철수 전 대선후보가 사퇴 후 열흘 만에 해단식을 열고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에서는 이 소식을 톱으로 다뤘다. 뉴스에 나온 안철수 씨의 발언 녹취를 보자.

 

 

 

<녹취> 안철수(전 대선 후보) : "문재인 후보를 성원해 달라고 말씀 드렸습니다. (지지자들께서) 이제 큰마음으로 제 뜻을 받아주실 것으로 믿습니다.“

 

인터뷰는 두 부분을 잘라서 편집했는데, 사실 두 번째 문장의 원문은 다음과 같다.

 

“저와 함께 새 정치정권교체의 희망을 만들어 오신 지지자 여러분들께서 이제 큰 마음으로 제 뜻을 받아주실 것으로 믿습니다”

 

문장의 앞부분, 즉 “저와 함께 새 정치와 정권교체의 희망을 만들어오신 지지자 여러분들께서”란 언급이 빠져 있다.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정권교체’란 단어가 빠진 것이다. 물론 시간이 넘쳐서 뺐다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안철수씨가 후보를 사퇴한 핵심적 이유는 회견에서 언급했듯 새정치와 정권교체를 위해서였다. 그리고 이날 ‘정권교체’라는 말을 2번이나 언급했다.

만약 녹취에서 뺐다면 리포트 원고에서는 ‘정권교체’라는 말을 언급하는 게 적절했다. 안철수씨가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는 이유를 명확히 적시하지 않고 새누리 민주 양당간의 엇갈리 해석을 전함으로써 안철수씨가 비판했던 구태, 즉 과거에 집착해 싸우는 모습만 강조한 꼴이 되고 말았다.

 

2. 문재인 후보 유세 장면은 왜 항상 썰렁할까?

 

수차례 지적을 하고 있지만, 화면 구성의 편파성 문제가 여전히 반복되고 있다. 일요일(2일)에는 박근혜 후보의 춘천 유세와 문재인 후보의 부천 유세가 다뤄졌다. 그런데 박근혜 후보의 유세에서는 두 차례에 걸쳐 군중들이 많이 모인 전체 부감 샷을 보여준 반면(캡처 1), 문재인 후보의 유세장면에서는 부감샷이 전혀 없다(캡처 2). 아래의 두 화면은 리포트의 도입부분 화면인데, 한 눈에 봐도 문재인 후보의 유세장에는 사람들이 별로 없는 것처럼 보여 전체적인 활력이 떨어진다. 문후보의 유세현장은 원래 이처럼 활력이 없어서 일까?

 

화면캡처1.<박근혜, 강원 공략…이재오 “朴 지지”>

 

화면캡처2.<문재인, 수도권 유세…범야권 연대 추진>

 

 

<사진 1>은 같은 날 문후보의 유세현장을 일반시민이 찍은 것이다. 이날은 공식 선거운동 첫 번째 주말 유세라 많은 관심이 집중됐고, 일반인의 관심도 높았다. 이 사진을 보면 비록 제대로 된 부감샷은 아니지만 문후보의 부천 유세에도 수천 명의 군중이 모인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에서는 현장의 이러한 분위기가 전혀 전달되지 않고 있다. 설마 KBS의 보도영상팀이 일반인보다 화면 감각이 떨어질 리는 없지 않은가?

KBS보도국은 수차례 지적에도 불구하고 영상이미지 차별이 반복되는 이유를 제대로 해명해주기 바란다.

 

사진 1. <유세 참가자가 찍은 사진>

 

3. MB의 선거개입 논란 발언, 교묘히 마사지

 

2일 뉴스에서는 북한 로켓 발사 준비와 관련된 내용을 심층취재로 다뤘다. 그리고 이와 관련된 이명박 대통령의 언급을 다음과 같이 처리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더라도 대통령 선거에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며 도발 중단을 요구했습니다.

 

이 리포트에서 언급한 MB의 발언은 지난 29일 청와대에서 국내외 6개 통신사와 한 공동 인터뷰의 내용을 참고로 정리한 것이다. 당시 MB의 실제 발언은 다음과 같다.

 

“과거 북한의 선거 개입시도는 그 의도와 반대되는 결과를 가져왔으며 오히려 우리 국민의 대북인식만 악화시켰다는 엄연한 사실을 깨닫기 바란다.”

“북한이 선호하는 (대선) 후보가 있겠지만 영향은 없을 것”

 

이 발언이 알려진 후 야당은 3일 대변인 논평을 통해 대통령의 선거개입이라며 강하게 비난하고 나섰다. 이 리포트가 나간 2일에는 야권의 비난 논평은 없었다. 하지만 상식적으로 살펴보자. 이것이 과연 위의 리포트처럼 처리되는 것이 정당한가? ‘북한이 선호하는 후보가 있’을 것이라는 발언은 분명히 논란이 되고도 남는 내용이다. 이런 논란의 가능성은 전혀 언급하지 않은 채 ‘대통령 선거에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니 ‘도발 중단을 요구’했다는 식으로 전하는 것은 거의 왜곡에 가까운 ‘마사지’다.

 

설상가상 3일 있었던 야권의 비난 논평을 당일 뉴스9에서는 다루지 않았다. 기왕 왜곡한 것, 그대로 밀고 가자는 얘기인가?

 

어제(3일) 길환영 신임 사장이 새노조 사무실을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새노조집행부는 최근의 불공정 편파보도에 대해 강하게 우려의 뜻을 전했다. 그러나 길환영씨는 일부 우려의 의견도 있지만 다르게 보는 시각도 있다며 대체로 (공정하게) 잘하고 있다는 취지의 답변을 했다.

 

길환영씨와 보도국 간부들에게 고한다. 2012년 대선 기간, KBS가 공정했는지 판단여부는 당신들 소관이 아니다. 국민들의 몫이다. 추상같은 국민의 비판은 매서운 심판의 칼날이 되어 돌아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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