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방송모니터[12월8일] 너무나 편파적인 문재인-안철수 연대 보도
대선방송모니터[12월8일] 너무나 편파적인 문재인-안철수 연대 보도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12.12.08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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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방송 일일 모니터 (2012. 12. 8)

 

너무나 편파적인 문재인-안철수 연대 보도

 

 

금요일인 어제(7일)는 부산에서 문재인-안철수 첫 공동유세가 이뤄지며 전국적인 관심을 모았다. 그런데 이에 앞서 새누리당의 이정현 공보단장이 기자들에게 한마디를 던졌다. 안철수 전 후보는 ‘선거도우미’일 뿐이기 때문에 “그에게 이렇게 많은 지면과 화면이 할애되는 것은 명백한 불공정”이라는 것이다. 실질적으로 문재인-안철수 연대에 대한 ‘보도지침’을 공개적으로 내린 것이다.

이 ‘보도지침’이 영향을 미친 것일까? 어제 이 이 소식을 어떻게 다뤘는지 살펴보자.

 

 

1. 이번에도 문재인, 안철수 부산 유세 부감샷은 없었다!

 

 

어제 MBC와 SBS는 모두 한파 관련 리포트를 톱으로 내고 한참 뒤에야 문-안 공동 유세 소식을 내보냈다. 반면 KBS는 양 후보 유세 소식을 먼저 다뤘다. 아이템 배치에서는 KBS가 더 나았다. 하지만 리포트 내용에서는 문제점들이 많았다.

 

먼저 화면 구성 문제. 안철수 전 후보가 처음으로 지원유세를 한 만큼 문재인 후보의 부산유세에는 근래 보기 드물 정도의 수많은 인파가 몰렸다. (사진1 참고)

 

<사진1> 문재인후보 부산 광복역 유세 ⓒ오마이뉴스

 

 

그런데, KBS 9시 뉴스 문재인후보 유세 리포트에서는 부감샷이 하나도 없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모였는지 가늠이 안된다.(화면캡처 1) 박근혜 후보의 유세 리포트에는 빠짐없이 부감샷을 보여준 것과는 대조적이다. (화면캡처 2)

 

<화면캡처1> 문재인-안철수, 첫 공동 유세…“단일화 완성”

 

<화면캡처2> 박근혜, 서울 공략…“文-安 공조 구태 정치”

 

 

반면 SBS <8시 뉴스>에서는 문재인 후보 유세에도 부감샷이 사용되었다. (화면캡처3)

<화면캡처3> SBS <8시뉴스> 文-安 부산 첫 공동유세…"거국내각 구성"

 

 

군중들을 촬영할 때 부감샷이 없으면 인파의 규모를 파악하기 힘들다. 때문에 양 후보의 선거유세 장면을 보여줄 때 한쪽만 부감샷을 사용하고 한쪽은 사용하지 않는다면 이는 왜곡이 된다. 그런데 이런 문제가 계속해서 되풀이되고 있다. 도대체 왜일까?

 

 

 

 

2. 박근혜 후보측의 비난·비방을 확성기처럼 전달.

 

 

첫 번째로 나간 <박근혜, 서울 공략…“文-安 공조 구태 정치”> 리포트(곽희섭 기자)를 보자. 이 리포트의 거의 절반은 문재인-안철수 공조에 대한 비난하는 새누리당의 비난으로 채워져 있다. 그런데 기자의 리포트 멘트는 새누리당의 원색적인 비난, 혹은 비방을 그대로 전달하고 있어 평정심을 잃은 느낌이다.

 

서울 표심 잡기에 나선 박근혜 후보는 문재인-안철수 선거 공조를 '구태 정치'로 규정했습니다.

이들이 정권을 잡으면 권력다툼, 노선 투쟁에 허송세월을 보낼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 박 후보 선대위는 안 전 후보를 '노무현 정권 연장의 앞잡이', '헌 정치인'이라고 비판했고, 문 후보를 안 전 후보에 기대는 '나약한 후보', '정치 마마보이' 라고 맹공을 퍼부었습니다.

 

‘노선투쟁에 허송세월’, ‘노무현 정권 연장의 앞잡이’, ‘정치 마마보이’ 같은 수사들은 정치공세를 떠나 비방에 가깝다. 그런데 이런 단어들이 KBS 기자의 입을 통해 리포트로 소개되고 있는 것이다. 아무리 인용 형식으로 전달하고 있지만 이런 근거 없는 비방을 그대로 전달한다면 뉴스를 가장해 특정후보의 네거티브를 돕는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

반면 문재인 후보의 유세 관련 리포트에는 박근혜 후보에 대한 비판, 비난이 하나도 없다. 문재인 캠프에서 네거티브 선거를 안하기 때문인지, 아니면 박근혜 후보는 흠잡을 데가 전혀 없는 정치인이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정말로 시급히 시정되어야 할 문제다.

 

 

3. 한쪽은 지지선언, 한쪽은 이탈?

 

박근혜 후보 관련 리포트에는 오늘도 박근혜 후보에 대한 지지선언이 소개됐다.

 

70~80 세대 가수들과 청년 소상공인, 여성단체 지도자 등이 박 후보 지지를 선 언했습니다.

박 후보는 직접 부른 로고송을 온라인에 공개했고.

 

<녹취> "그대 내게 행복을 주는 사람"

 

 

그런데 문재인 후보 관련 리포트에는 안철수 전 후보측 국민소통자문단의 일부 위원들이 문재인-안철수 연대 불참 소식을 자세히 다루고 있다.

 

 

하지만 안 전 후보 캠프 산하 국민소통자문단 조용경 단장 등 일부 위원들은 기 자 간담회를 열고 정권교체만을 위한 단일화는 정치 쇄신과 국민대통합을 위한 길이 아니라며 문재인-안철수 연대에 동참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지금도 양 후보 진영에는 지지와 이탈이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 이렇게 대비를 시키면 마치 한 쪽에는 지지가 이어지고 있고, 한 쪽에는 이탈이 이뤄지고 있다는 식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4. '독재자의 딸’기사가‘역경과 정치비전’소개 기사로 둔갑

 

 

박근혜 후보 리포트의 하이라이트는 끝 문장이다. 미국 ‘타임’지에 박근혜 후보가 표지모델로 실린 사실을 소개한다.

 

미 시사주간지 '타임'은 최신호에 박 후보를 표지 모델로 싣고 역정과 정치 비전 등을 소개했습니다.

 

그런데 ‘타임’지의 기사는 박근혜 후보의 ‘역정과 정치 비전’을 소개하는 내용이 아니었다. 제목도 ‘Strongman’s Daughter’, 즉 ‘독재자의 딸’이다. 새누리당이 이를 ‘강력한 지도자의 딸’이라고 소개해 strongman이란 단어의 해석을 둘러싸고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는데, ‘타임’지 인터넷판에서는 ‘Dictator’s Daughter’라고 의미를 명확히 했다. 기사는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면 그 긍정적, 부정적 의미를 소개하며 “박근혜 후보가 미래를 이끌려면 과거를 극복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런데 이를 마치 세계적 권위지가 박근혜 후보의 ‘역경과 정치비전’을 커버 스토리로 다룬 것처럼 소개하고 있다. 이는 왜곡된 해석이다.

 

 

 

5. ‘거국내각 구성’ 생략

 

 

어제 공동유세로 본격화된 문재인-안철수 연대에서 가장 핵심적인 것은 문후보의 ‘거국내각’ 구성 약속이었다. 거국내각은 사실상 문재인-안철수 간 공동정부를 의미한다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새누리당도 이를 ‘권력 나눠먹기’라며 맹비난할 정도였다.

그런데 KBS 9시 뉴스에서는 이 ‘거국내각’에 대한 내용이 전혀 언급되어 있지 않다. 반면 MBC와 SBS 메인뉴스는 이를 핵심적 내용으로 다루고 있다.

 

 

민주통합당은 문 후보가 참석한 가운데 부산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국민연대와 안 전 후보 진영, 합리적 보수세력을 포괄한 초당파적 거국내각을 구성하겠다고 밝 혀 사실상 공동정부를 선언했습니다. (MBC 뉴스데스크)

 

문 후보는 초당파적인 거국 내각 구성을 거듭 약속하며 안철수 지지층을 포함한 중도층 공략에 공을 들였습니다.

(녹취:문재인 후보) “제가 집권하면 지역·정파·정당을 넘어서는 초당파적 거국 내 각, 즉 드림팀을 구성하겠습니다.” (SBS 8시 뉴스)

 

 

최근 KBS 뉴스가 단일화 과정에서 박근혜 후보의 정책은 구체적으로 소개하고 문재인, 안철수 후보의 정책은 모호하게 다루거나 아예 다루지 않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 적이 있다. (공추위 보고서 '박근혜 헌정방송' www.kbsunion.net/933 참고) 이것도 역시 같은 맥락이다. 문-안 연대의 복원을 다루며 가장 핵심적인 내용을 언급하지 않음으로서 그 의미를 축소하고자 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들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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