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방송모니터[12월12일] G20특집 3,300분 VS 대선 특집 180분
대선방송모니터[12월12일] G20특집 3,300분 VS 대선 특집 180분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12.12.12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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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방송 일일 모니터(2012. 12. 12)

 

1. 국정원 직원 문재인 비방 여론조사의혹 아침 뉴스로 방송

 

어제 저녁 발생한 국정원 여직원의 문재인 후보 비방 여론조작 의혹 관련 아이템은 당일 9시 뉴스에서 다뤄지지 않았다. 민주당 관계자들과 선관위, 경찰들이 국정원 직원의 오피스텔을 찾아간 시각이 저녁 7시 경이니 9시 뉴스에서 다루기에는 시간적으로 어려울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밤 11시 <뉴스라인>과 밤 12시 20분 <마감뉴스>에서도 역시 방송되지 않았다.

다음날인 오늘 아침 6시 <뉴스광장> 1부에서 48초간 다뤄졌다. 이 사건은 민주통합당과 국정원간에 계속 진위여부를 둘러싸고 공방이 계속 오가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 논란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오늘 밤 9시 뉴스에서 이 사건을 다룰지, 다룬다면 어떻게 다룰지 지켜볼 일이다.

 

 

오늘(12일) “국정원 직원 여론 조작“ vs “사실무근, 법적 대응 검토”

 

 

향후의 보도를 지켜봐야겠지만 우려가 되는 것은 선거과정에서 여권에 불리한 내용은 축소되고 때로는 너무 심하게 ‘마사지’되는 과거의 행태가 재연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지난해 4.27 강원, 경남도지사 재보궐 선거 당시 공방위에서 지적이 되었지만, 당시 KBS 뉴스는 엄기영 강원지사 후보 측의 펜션 불법 전화 선거운동과 관련한 보도를 하면서 적발 주체인 선관위를 적시하지 않은 채 마치 민주당의 정치공세인 것처럼 보도를 했다.

 

“민주당은 한나라당 엄기영 강원도지사 후보 측이 불법 선거 운동을 벌였다며 현장을 공개했습니다.

민주당은 엄 후보측이 강릉의 펜션에서 전화 홍보원 30여 명을 동원해 지지 부탁 전화 를 돌렸고 이들에게 식사까지 제공한 것은 명백한 불법 선거운동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불법 선거운동을 적발하고 공개한 주체가 선관위인데도 마치 민주당이 적발을 한 것처럼 표현해 이를 여야 간의 정치공방으로 몰아간 것이다. 선거를 앞두고 여권에 불리한 사건이 터지면 이를 외면하거나, 설사 보도를 하더라도 이렇게 ‘물타기’ 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이번 국정원 직원 사건의 경우 이런 경향이 반복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2. 북한 로케트 발사, 대선국면에서 악용되지 말아야

 

오늘 아침 발사가 지연될 거라는 예상을 뒤엎고 북한이 로켓트를 발사했다. 각 언론에서는 속보가 쏟아지고 있다.

오늘 9시 뉴스도 이 소식으로 ‘도배’가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자칫 KBS가 ‘북풍’을 조장한다는 비판을 들어서는 안 될 것이다. 2010년 천안함 사건 때도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보도와 온갖 특집 프로그램을 쏟아 부은 적이 있었고, KBS가 북풍몰이에 나섰다는 거센 비판을 들었다. 또 다시 이런 일이 되풀이되어서는 안 된다.

 

 

3. G20 특집 3,300분, 대선 특집은 180분

 

어제 밤 10시 20분에는 <2012 대선특별기획 제2편 - 대통령을 만드는 사람들>이 방송됐다. 1편의 방송연기와 이사회 간섭 사태를 겪고 우여곡절 끝에 방송됐는데, 탐사기법을 동원해 박근혜-문재인 양 캠프의 인물 1,400여 명에 대한 분석을 했다. 대선캠프 인물들에 대한 병역, 재산, 전과, 논문 등을 전수조사해 검증하는 것은 새로운 시도로, 대선 관련 프로그램을 찾아보기 힘든 요즘 돋보이는 프로그램이었다.

 

<대선특별기획 2부 ? 대통령을 만드는 사람들> (어제 밤 10:20)

 

보도든 프로그램이든, 올해는 대선관련 방송이 양적으로 최저라는 점은 수없이 지적이 돼 왔다. 과연 어느 정도였을까?

2010년 언론노조 KBS본부는 KBS에서 G20 관련 특집방송을 무려 3,300분이나 방송했다는 점을 밝힌 바 있다. 그래서 당시 G20 특집방송 시간을 집계했던 동일한 방식으로 이번 대선 관련 특집 방송을 TV로 얼마나 했는지 분석해봤다. 올해 1월부터 이번 주말까지 TV 주간 편성표를 분석했고, 뉴스나 기자회견, 선관위 주최 토론, 정강정책방송 등은 제외했다.

결과는 놀라왔다. 2010년 G20 관련 특집은 3,300분이었던 반면, 올해 대선 관련 특집은 단 180분이었다! 올해 대선 관련 특집 방송은 <2012 대선특별기획> 1,2부와 단 3편이었다.

 

2007년 대선 때도 대선 관련 특집 방송 자체는 많지 않았다. 하지만 그때는 <시사투나잇>, <시사기획 쌈>, <단박 인터뷰> 등에서 대선 관련 주제를 활발히 다뤘다. <다큐멘터리 3일>에서는 여야 후보 경선 3일을 다뤘고 <아침마당>에서는 ‘대선후보 부인과 함께’라는 제목으로 연속으로 5편의 특별기획을 방송하기도 했다.

그런데 올해는 대선 관련 방송은 특집이든 정규 프로그램이든 눈을 씻고 찾아봐도 거의 없다. 앞서 말한 특집 3편과 (‘2012대선, 유권자가 말한다’ 10/21), <시사기획 창>(‘응답하라 경제민주화’10/9, ‘응답하라 정당개혁’10/23), <추적 60분> (‘2012 대선 핵심쟁점 - 1편 경제민주화’ 12/5, ‘2편 한반도 평화와 신뢰’ 12/12) 등 몇몇 프로그램에서만 대선 관련 이슈를 다뤘을 뿐이다. 한 예로 2007년과 올해 <취재파일 4321>의 대선 관련 아이템 방송을 비교해보자.

 

 

 

2007년

2012년

이명박-박근혜 최후의 승자는? (8/19) 18대 대선 D-100, ‘안갯속 대선’…변수는? (9/9)
범여권 대선 후보는? (10/14) 2012 단일화 (11/11)
범여권 후보 확정 이후 단일화 진로는? (10/21)  
‘이회창 출마’ 요동치는 대선 정국 (11/11)  
김경준 귀국, 대선 뇌관? (11/18)  
“이상한 대선” 잃어버린 정책 선거 (11/25)  
D-10 대선 정국 어디로? (12/9)  

 

 

대선이 끝나기 전 한 번 더 방송을 할 수는 있겠지만 지난주까지 비교해보면 2007년도에는 7번이었던 반면 올해는 2번밖에 방송을 안했다.

우리가 이번 대선 방송을 87년 이래 ‘최악’이라고 평가하는 가장 핵심적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편파, 왜곡보다 더 나쁜 것은 ‘외면’이다. 공영방송 KBS가 대선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G20이나 핵안보 정상회담처럼 정권의 업적을 찬양하던 것의 반의반만큼이라도 노력을 했나?

전혀 그렇지 않다. 보도본부(본부장 이화섭)에서는 박근혜 후보가 토론을 거부한다는 이유로 자체 규정을 뒤엎고 대선후보 토론방송을 무산시켰고, 박근혜 후보 지지자들이 안 온다는 이유로 대선토론 전 현장 중계방송을 무산시켰다. 이사회는 대선검증 프로그램 1편을 편향적이라고 억지를 부렸고, 사장은 그에 동조했으며, 급기야 대선후보진실검증단장이 사의를 표명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콘텐츠본부(본분장 전용길)에서는 에서 한 편이 나간 것을 빼고는 이번 대선 때 아무 것도 방송하지 않았다. KBS 역사상 전무후무한 일이다.

KBS가 선거와 후보들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기보다는 무관심을 조장해 특정 진영에게 유리한 국면을 만들기 위해 뛰고 있다는 비판에 과연 어떻게 반박을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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