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국힘에 유출! 공정방송 파괴 덮으면 경영진도 공범

2026-06-01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여론조사 국힘에 유출! 공정방송 파괴 덮으면 경영진도 공범

 

KBS가 진행한 보궐선거여론조사 결과가 방송도 되기 전에 국민의힘 선거 캠프에 유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KBS는 5월 26일(화) 17시 1분 홈페이지를 통해 ‘부산 지역 지방 선거’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21일부터 25일 오후까지 여론조사가 진행됐다. 그런데 이 조사 결과가 기사로 보도되기도 전에 국민의힘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 캠프로 유출된 것이다.

 

유출자는 부산총국 보도국에서 선거방송을 책임지고 있는 이상준 보도국장으로 밝혀졌다. 이 국장은 여론조사 결과를 전달 받자 박형준 캠프로 자료를 넘겼으며, 전달받은 사람은 박형준 캠프에서 공보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정은창 전 부산방송총국장이다. 이 국장의 여론조사 유출은 한 번이 아니라 두 차례인 것으로 알려졌다. 선거 보도와 개표방송을 총괄하는 지역 보도 책임자가 특정 정치세력과 유착해 비공개 정보를 두 차례나, 그것도 KBS 기자 출신 선거캠프 핵심 관계자에게 전달했다는 사실은 실로 충격적이다.

 

중앙선관위의 ‘선거여론조사기준’ 제12조는 여론조사를 실시한 기관·단체가 해당 여론조사 결과를 공표 또는 보도하려는 때에는 그 전에 ‘최초 공표·보도 예정일시’를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 등록하도록 정하고 있다. 최초 공표 시간 이전에 외부로의 자료 유출을 엄격히 금지한다는 의미다. 또한, 사내 구성원이 반드시 준수해야 할 KBS 취업규칙은 직원이 재직 중 업무상 지득한 비밀을 누설해서는 아니 된다고 엄격히 규정하고 있으며, 공사의 업무와 관련한 내용을 대외에 발표할 경우 철저히 사장의 승인을 받도록 절차를 제한하고 있다. 선거 캠프에 비밀을 빼돌린 행위는 승인 대상인 대외 발표도 아닐뿐더러, 취업규칙이 명시한 비밀엄수 의무를 정면으로 위반한 중대 비위 행위다.

 

여기에 KBS 방송강령은 공표되지 않은 자료를 개인의 이익이나 취재 목적 외 용도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KBS 윤리강령 역시 취득한 정보를 프로그램을 위해서만 사용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윤리강령 세부 시행기준에서는 직무상 취득한 중요한 정보를 사장의 사전허가나 승인 없이 제3자에게 누설해서는 안된다고 다시 한번 강조한다. 또한 KBS 편성규약에는 KBS 구성원이 외부 정치세력과 사적 이해관계로부터 방송의 독립성을 지키라고 엄중히 요구한다. 이토록 많은 규정들을 낱낱이 들먹이지 않더라도 KBS에서 기자 생활을 30년 가까이하고 보도국장 보직까지 맡고 있는 사람이 공영방송의 근간을 흔들고 공정성과 신뢰성, 독립성을 무너뜨렸다는 게 참으로 한심할 따름이다.

 

그러나 이번 사건이 KBS 구성원들에게 더 큰 충격을 주는 이유는 따로 있다. 박장범 사장과 김대홍 보도본부장이 해당 사실을 확인하고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관련 규정 위반이 명확하고 본인도 두 차례 자료 유출을 시인했음에도 직무 배제도, 징계 회부도, 대기발령도 없었다. 책임 있는 자들이 징계는커녕 쉬쉬하는 사이 애꿎은 부산총국 보도국 기자들이 모든 오명과 책임을 뒤집어쓸 뻔했다. 언론노조 KBS본부가 이 사실을 드러내지 않았다면,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그냥 덮어질 수도 있었던 사건이다.

 

 

‘조그마한 파우치’ 박장범에게 묻는다. 듣기로 ‘대노’하셨다고 하는데 이 사건이 화만 내고 끝내면 되는 일인가? 본인이 임명한 보도국장이라서 ‘박절하게’ 대하기가 어려웠나? 아니면 ‘마음의 고향’ 국민의힘에 여론조사 결과를 갖다 바친 건 괜찮다는 건가? 다 아니라면 며칠이 지나도록 침묵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여론조사 결과 사전 유출 행위가 정말 별것이 아니라고 판단하는 건가? 지난 2월 지방선거 선거보도자문단 출범식에서 “KBS는 정확하고 공정하며 객관적인 선거 보도를 통해 유권자들의 현명한 선택을 돕는 공영방송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겠다”라고 말한 박장범은 유령 박장범인가? 선거 여론조사 자료 유출도 스리슬쩍 넘어가는 사장이 공정하고 객관적인 보도를 어떻게 하겠다는 말인가? 

 

전국언론노조 KBS본부는 파우치 박장범에게 엄중히 요구한다. 해당 보도국장을 즉시 업무에서 배제하고 인사위원회와 윤리위원회에 회부해 징계 절차에 즉각 착수하라. 사건 경위 등 조사 결과를 공개하고 필요시 국민의힘과 이상준 부산총국 보도국장의 유착관계를 수사 의뢰하라. KBS본부가 요청한 대로 임시공정방송위원회를 곧바로 개최해 이 사안을 누가 덮으려 했는지 진상을 규명하라. 이 조치들을 신속히 이행하지 않는다면 KBS 본부는 파우치 박장범 역시도 여론조사 자료 유출 공범으로 규정할 것이다.

 

     

2026년 6월 1일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쟁의대책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