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 가처분’ 뒤에 숨어 편성위원회 해태 말라”… “결탁의 끝은 공멸뿐이다”
“‘유령 가처분’ 뒤에 숨어 편성위원회 해태 말라”…
“결탁의 끝은 공멸뿐이다”
사측이 방송법에 따른 편성위원회 출범을 가로막기 위해 전례 없는 조직적 태업을 벌이고 있다. 종사자 측 위원들이 편성위원회 개최를 요구한 지 일주일이 지나도록 답변하지 않다가, 어제(4일) 무책임한 서면 한 장으로 대화 테이블을 걷어찼다. 더 기가 막힌 것은, 사측이 편성위원회 개최 거부의 명분으로 내세운 핑계의 실체다. 사측은 답변서에서 “사내 일부 노동조합이 종사자 대표 선출 절차와 편성위원 자격의 적법성을 다투는 가처분을 신청한 것이 확인되어, 법원 판단과 고용노동부의 유권해석 전까지는 위원회를 열 수 없다”는 해괴한 논리를 폈다.
이는 사측이 사내 특정 세력과 불순하게 결탁했음을 자백한 것에 불과하다. 사측이 방패로 삼은 KBS노동조합의 ‘종사자대표 선출 절차 속행금지 가처분’은 이미 지난 1일 KBS노조 측 소송 대리인에 의해 취하됐다. 아울러 사측은 해당 가처분을 지난달 29일 KBS노조의 성명을 통해 인지했다고 주장하지만, 그 성명이나 해당 가처분 어디에도 편성위원 자격의 적법성을 다투는 내용은 없다. 결국 KBS노조 측이 ‘종사자대표 선출 절차 속행금지 가처분’을 취하하면서 새롭게 제기한 가처분에 편성위원 자격의 적법성을 다투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고, 이를 사측이 다른 경로로 인지했다는 것으로밖에 해석할 수 없다.
그 사건은 당사자인 종사자 대표가 아직 송달도 받지 못했으며, 법원에 직접 문의해도 “보정 명령이 내려졌고 밀행성이 요구된다”는 이유로 내용을 알려주지 않는 사건이다. 그런데 사측은 어떻게 그 가처분의 내용을 알았는가? 소송의 일방 당사자도 모르는 기밀 정보를 소송 당사자도 아닌 사측이 손바닥 보듯 꿰뚫고 있는 이 기괴한 공조 체제는, 사측과 KBS노조가 추잡한 야합을 벌이고 있다는 합리적 확신을 주기에 충분하다.
KBS노조에도 묻는다. 지금 당신들이 벌이고 있는 이 무모한 발목잡기가 진정 일터의 안위를 걱정하는 현업 종사자와 조합원의 뜻인가? 아니면 권력의 부스러기를 좇아 눈앞의 이익만 탐하는 일부의 사리사욕 챙기기인가? 스스로 공영방송 KBS의 노동조합이라는 간판을 달고 있다면, 그리고 이 일터와 동료 구성원들의 안위를 단 한 순간이라도 생각한다면, 사측의 ‘침대축구’에 가담하는 이 황당한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 사측의 방패막이를 자처하며 방송법상 편성위원회의 출범을 막아서는 행위가 결국 누구를 위한 것인지 냉정히 돌아보라. 현업을 지키는 다수 노동자의 명예를 더럽히며 벌이는 얄팍한 정치 행위의 대가는, 고스란히 KBS의 신뢰 추락과 전체 구성원의 생존권 위협이라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뿐이다.
사측에도 촉구한다. 편성위원회 개최를 거부하며 개정 방송법을 위반하는 행위를 멈추라. 현행 방송법은 편성위원회의 설치와 운영을 법적 의무로 강제하고 있다. 특히 방송법상 의무를 위반하고 파행을 거듭할 경우 감독 기관인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는 즉각적인 시정명령을 내릴 수 있으며, 사측이 이를 거부할 경우 과태료가 부과된다. 이는 향후 방송 평가 감점으로 직결되어 공영방송 KBS의 생명줄인 ‘채널 재허가 박탈’이라는 파국적 재앙을 초래할 수도 있는 중대 사안이다. 박장범 체제의 명줄을 연장하려다가 KBS에 치명상을 안기지 말라.
이미 경쟁사는 개정 방송법의 취지에 발맞춰 편성위원회 정비를 마치고 후속 절차를 밟아 나가고 있다. 반면, KBS는 사측의 몽니에 가로막혀 제자리걸음 중이다. 이미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이달 26일까지 교섭단체와 학계, 법조계에 공영방송 이사 추천을 요구하는 시한을 못 박은 상황에서, 사측의 고의적인 태업은 회사를 회복 불가능한 낭떠러지로 밀어 넣는 자해 행위다. 그로 인한 법적 처벌과 대외적 불이익은 고스란히 KBS와 전 구성원의 몫으로 돌아오게 될 것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사측은 물론 사측과 결탁한 세력에게도 최후통첩을 보낸다. 유령 소송 뒤에 숨어 편성위원회 출범을 막으려는 추잡한 야합을 중단하라. 오는 8일(월), 편성위원회 종사자 측 위원들이 세 번째로 요구한 편성위원회 개최 요구에 응하라. 만약 이번에도 편성위원회를 파행으로 이끌어 회사에 회복할 수 없는 손실을 입힌다면, KBS본부는 가용한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 박장범 사장과 관련 책임자 전원, 그리고 이에 동조한 자들에게 그 무거운 죄과를 물을 것이다.
2026년 6월 5일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쟁의대책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