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성원의 안전을 외면한 사측의 산업안전보건위원회 본회의 개최 거부를 규탄한다

2026-06-30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구성원의 안전을 외면한

사측의 산업안전보건위원회 본회의 개최 거부를 규탄한다

 

 

안전한 일터를 목표로 노사가 운영해온 산업안전위원회가 결국 사측의 일방적인 거부로 개최가 무산됐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는 어제(29일) 정상적인 산안위 개최를 위해 사측을 설득하고 회의를 개최하려 최선을 다했지만, 사측은 본회의에 나와 돌연 위원의 자격을 문제 삼으며 회의 개최를 거부했다. 

 

KBS노동조합이 회의를 불참한 가운데 사측은 산안위 위원은 직위가 아닌 성명으로 지명한 만큼, 8대 집행부 당시 산안위원으로 임명된 박상현 전 본부장과 조애진 전 수석부본부장이 회의에 참석해야지 노측위원 과반 참석이 인정된다고 떼를 쓰며 끝끝내 회의 개최를 거부했다. 황당할 뿐이다. 산안위의 경우 그간 참석을 위임해서 열리기도 했던 만큼 개최할 방법이 있는데도 이는 검토조차 하지 않은 채 회의 개최를 막무가내로 무산시켰다. 이는 노사가 함께 운영하는 산업안전보건위원회의 취지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위법적 행태다.

이번 분기 본회의는 결코 형식적인 자리가 아니다. 지난해 임시회의에서 노사는 올해 전국 청사에 대한 안전점검을 단계적으로 실시하기로 했고, 이번 분기 본회의는 바로 그 점검 계획을 보고받고 구성원의 의문을 해소하기로 예정된 자리였다. 사측이 스스로 약속한 의결사항의 이행을 점검하는 자리를, 사측은 먼저 걷어찼다.

 

더구나 본회의는 노사가 사정에 따라 “하자, 말자”를 임의로 정할 수 있는 회의가 아니다. 산업안전보건법 제24조와 같은 법 시행령 제37조, 그리고 공사의 안전보건관리규정 제12조의4는 정기회의를 분기마다 위원장이 소집하도록 명문으로 정하고 있다. 개최는 법이 부과한 의무이지 사측의 시혜가 아니며, 이를 어기면 과태료 부과 대상이 되는 사안이다. 규정 어디에도 사측이 일방적으로 개최를 거부할 권한을 부여한 조항은 없다. 대법원 역시 구체적 안건의 유무와 무관하게 분기마다 정기회의를 반드시 열어야 한다고 판시하고 있다(2025도2059). 과거 노사가 합의 아래 본회의를 생략한 사례가 있었다 하더라도, 그것은 어디까지나 양측의 합의가 전제됐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노측이 명백히 개최를 요구하는 지금, 사측이 일방적으로 이를 거부할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

 

산안위 실무책임자인 백성흠 안전관리실장은 어제 최종 회의 결렬을 선언하기 전에도 산안위 본회의 개최를 거부하기 위해 실무회의로 본회의를 갈음하겠다는 식의 태도를 보인 바 있다. 실무회의는 위원장이 소집하는 법정 회의가 아니고, 근로자위원과 사용자위원이 동수로 참여해 심의·의결하는 기구도 아니며, 어떠한 의결의 효력도 갖지 못함에도 본회의 개최를 막기 위해 말도 안되는 짓을 벌인 것이다. 

 

더구나 앞선 실무회의는 본회의가 왜 반드시 열려야 하는지를 사측 스스로 증명했다. 실무회의에서 사측 실무부장은 노후화된 사옥 안전 진단과 관련해 예산과 인력의 고충을 토로한 바 있다. 이는 곧 노사가 함께 약속한 전국 청사 안전점검 계획의 이행 자체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더더욱, 노측은 그 고충에 대한 회사의 책임 있는 방침을 경영진의 공식 입장으로 본회의에서 들어야 할 의무가 있다. 현재 발생하고 있는 문제를 어떻게 풀 것인지 회사의 공식 대책을 듣기 위해서라도 본회의가 정상적으로 열렸어야 했다. 

 

지금 구성원이 느끼는 안전 우려는 어느 때보다 크다. 지난해 영상제작국에서는 천장이 무너졌고, 본관 앞에서는 지반이 꺼지는 일까지 벌어졌다. 특히 노후화가 거듭 지적돼 온 연구동은 여름철 장마와 태풍을 앞두고 누수와 구조적 안전성 문제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사측이 먼저 나서 사고 예방과 시설 보수 대책을 논의하자고 해도 모자랄 판에 본회의를 무산시키는 게 말이되는가! 제정신인가! 

 

사측이 앞서 노측 안건에 단 한 장짜리 짧은 답변서만 보냈다. 연구동의 구조적 안전성 문제에는 회사가 자체 수립한 점검 일정만 적어 놓았고, 누수로 인한 환경 악화와 안전사고 위험에는 “민원 발생 시 위탁관리 업체가 점검한다”는 설명만 달았을 뿐, 환경 개선을 위한 예산 확보와 사업 시행 계획에 대해서는 구체적 언급조차 없었다. 구성원이 요구하는 것은 허울뿐인 향후 계획이 아니라, 명확한 일정과 실현가능한 대책이다. 회사가 안전 문제에 정말 자신이 있다면, 본회의를 열어 그 계획과 대책을 떳떳하게 밝히면 될 일이다. 본회의를 거부한다는 것은 오히려 내놓을 대책이 부실하다는 의혹을 낳을 수밖에 없다.

 

사측이 KBS본부의 일부 근로자 위원의 지위를 부정하며 각종 노사 협의체의 파행을 시도해 온 흐름과 이번 거부가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는 점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그 동기가 무엇이든, 정기회의 개최가 법정 의무라는 사실은 달라지지 않는다. 어떤 노사 갈등도 법이 정한 안전 협의 절차를 건너뛸 명분이 될 수는 없다.

 

이에 KBS본부는 박장범 사장과 사측 경영진에게 분명히 요구한다. 산업안전보건위원회 본회의 개최 거부를 즉각 철회하고, 안전보건관리규정에 따라 산안위 본회의를 개최하라! 조합은 구성원을 대표해 안전 우려를 전달하고 회사의 책임 있는 답을 끌어낼 의무가 있다. 사측이 아무리 압박해도 조합은 이 법적 책임을 결코 해태하지 않을 것이다. KBS본부의 거듭된 요구에도 사측이 끝내 본회의 개최를 거부한다면, 우리는 안전보건관리규정 위반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에 대한 책임을 끝까지 물을 것이다. 나아가 노측의 요구를 묵살한 채 대책 마련을 미루다 여름철 집중호우나 태풍으로 안전사고가 발생한다면, 안전 문제를 도외시한 박장범 사장과 경영진에게 그 책임을 무겁게 지울 것이다!

   

 

2026년 6월 30일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쟁의대책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