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영서지부 성명] 피 흘리는 제작 현장을 외면 말라!

2026-07-16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강원 영서지부 성명]

 

피 흘리는 제작 현장을 외면 말라!

 

52기 신입사원 채용 수정안이 돌고 있다. 기존보다 전체 채용 인원이 늘었다고는 하나, 강원도의 제작 실정과 직원들의 요구를 전혀 반영하지 못한 반쪽짜리 수정안이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묵묵히 지역방송의 책무를 이행하던 언론노조KBS본부 강원영서지부 조합원들은 이에 분노를 넘어 비참함을 느끼고 있다.

 

 

을지국 핑계만 8년째… 원치 않는 인사 강행하면서 신입은 없다!

춘천총국은 2019년 입사를 마지막으로 8년째 신입 PD를 받지 못하고 있다. 이번에도 강원권 PD 채용은 0명이다. 인사철마다 원주국과 강릉국에 각각 PD가 있기 때문에 숫자로 봤을 땐 인력이 부족하지 않다는 게 이유다. 하지만 청주총국에 근무하던 PD가 징계로 인해 강릉국에 떠넘겨졌던 문제는 고려되지 않는다. 당시 구성원들의 거센 반발에도 사측은 일방적으로 인사를 강행했고, 매해 신입 충원에 대한 요구를 묵살하며 총국 대 총국, 총국 대 을지국의 갈등만 키우고 있다. 이는 명백한 사측의 방임이다.

게다가 실제 인력구조를 들여다보면 강원권 전체에 근무 중인 11명의 PD 중 4년 내로 퇴직하는 인원만 3명이다. 2024년부터 FD, 인제스트 인력까지 없어진 상황에서 해를 지날수록 더해가는 업무 부담에 더 이상 제작에 대한 열의로만 버틸 수가 없는 실정이다. 이런 악화일로 속에서 올해 초 본사 PD를 ‘자리 챙겨주기’로 국장 자리에 앉히고, 그 대가로 신입 충원에 대한 거짓된 약속을 했던 사측에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원치 않는 인사 강행에 대해 책임지고, 강원권 신입 PD 1명 충원을 보장할 것을 요구한다!

 

피 흘리는 촬영 현장… 신입사원 충원이 생존이다!

영상제작부 역시 2019년 입사를 마지막으로 신입 촬영감독을 받지 못했다. 최근 인력 부족 상황 속에서 홀로 고군분투하던 촬영감독은 결국 과중한 노동의 여파로 촬영 현장에서 구조물에 머리가 찢어져 피를 흘리는 안전사고까지 당했다. 여기에 사측이 긴축을 핑계로 촬영 보조 인력까지 감원하면서, 남은 오디오맨들은 한 달에 120시간이 넘는 살인적인 시간외 근무에 시달리고 있다. 촬영 현장 전체가 생명과 안전을 위협받는 한계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본사를 비롯한 전사적인 인력 부족 속에서, 특히 야외촬영부터 중계, 스튜디오, 뉴스 제작까지 모든 영역을 멀티로 감당해야 하는 지역총국의 노동 강도는 이미 지속 가능한 임계치를 넘어섰다. 늘어나는 업무를 신규 채용 없이 현장의 희생으로만 때우는 것은 노동자를 사지로 모는 일이며, 공영방송 제작 퀄리티의 동반 하락을 불러올 뿐이다.

사측은 살인적인 노동 강도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고, 현장의 안전과 생존을 위해 신입 촬영감독과 제작 보조인력을 즉각 채용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송신소는 그대로인데 관리할 사람이 없다… 적정 인원 기준부터 밝혀라!

춘천총국 라디오에는 전담 기술 인력이 없다. 8개월째다. 다른 업무를 맡은 직원들이 자기 일을 하면서 겸직으로 라디오를 메우고 있다. 방송이 나가고 있다는 것은 인력이 충분하다는 뜻이 아니라, 남은 직원들이 그만큼을 떠안고 있다는 뜻이다. 인력 부족은 이미 실제 방송 운영의 리스크가 되어 현장에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 춘천총국 기술직 직원 28명 중 11명, 원주국은 9명 중 8명이 2032년까지 정년퇴직한다. 원주국에 남는 직원은 단 1명이다. 그러나 이번 채용의 기술직 강원권 배정은 충청권과 묶인 1명뿐이고, 그 1명이 강원에 배치될지 아닐지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조직을 어떻게 개편하든 강원도의 송신소와 중계소는 사라지지 않는다. 스튜디오도, 중계차도, 방송 장비도 그대로 남는다. 그것을 돌리는 것은 조직도가 아니라 사람이다. 재난은 예고하고 오지 않는다. 산불이 난 뒤에 사람을 뽑을 수는 없다. 평시에 인력이 없다면 재난방송 주관방송사라는 말은 문서상의 선언에 불과하다.

그래서 묻는다. 회사는 지금의 방송 환경에서 지역 기술국의 적정 인원을 몇 명으로 보고 있는가. 24시간 송출, 송신소와 중계소 유지보수, 재난방송, TV와 라디오 운영까지 감당하려면 몇 명이 필요한지 산출한 기준이 있기는 한가. 있다면 공개하라. 없다면 지금까지의 채용은 계획이 아니라 그때그때의 땜질이었음을 인정하라. 기준 없이 “최소한만 뽑는다”는 방침을 언제까지 방치할 것인가.

 

사측은 지역 기술국의 적정 인원 산출 기준을 공개하고, 강원권 기술직 퇴직 인원에 대한 중장기 충원 계획을 마련하며, 신입사원의 강원권 배정을 확실시하라!

강원권의 모든 직군이 퇴직 인원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신입 인력에도 해마다 늘어나는 신규 사업과 협찬 유치 등으로 허덕이고 있다. 춘천총국은 올 한 해만 3번의 산재 사고를 겪었다. 구성원들의 희생과 인내로 유지되는 지역방송은 더 이상 존속 가능하지 않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강원영서지부 조합원들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시 인사 참사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 단체 행동에 나설 것을 공표한다.

 

 

2026년 7월 16일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강원영서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