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섭대표노조만이 노동자 전체의 권익을 지킬 수 있다… 박장범 사측은 깨끗이 떠나라
교섭대표노조만이 노동자 전체의 권익을 지킬 수 있다…
박장범 사측은 깨끗이 떠나라
오늘로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가 마무리된다. 이번 절차에는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와 KBS노동조합, KBS같이노동조합 등 3개 노조가 참여했고, 오늘까지 자율교섭이 이뤄지지 않으면, 과반노조인 KBS본부가 교섭대표노조로 확정된다. 교섭대표노조의 출범은 단순히 교섭 창구를 하나로 묶는 행정적 절차가 아니다. 직종과 소속을 넘어 KBS 노동자 전체의 권익을 온전히 지켜내고, 새 방송법에 따라 교체될 리더십과 함께 무너진 노사관계를 복원할 가장 확실한 기틀이다.
그러나 어제 퇴근 시간 직전, KBS노조가 지난해 3월에 이어 또다시 사측에 개별교섭 동의를 요청했다는 공문을 보내왔다. 개탄을 금할 수 없다. 개별교섭은 지난 2년간 ‘파우치’ 박장범과 그 수하들이 공영방송 KBS에서 자행한 노조 파괴와 구성원 갈라치기의 핵심 수단이었다. 만약 곧 퇴장할 사측이 이에 또다시 응한다면, 이는 전체 노동자의 권익을 대변해야 할 교섭 구조를 무력화하고 일터의 분열을 영구화하려는 악의적 꼼수에 불과하다.
지난 2년의 파행은 왜 ‘교섭대표노조’가 전체 구성원을 위해 필수적인지 명확히 증명한다. 그동안 박장범 사측은 교섭 정보를 독점한 채 소수노조와의 교섭을 핑계로 KBS본부와의 교섭을 고의로 지연시켰고, 취업규칙 불이익변경을 시도하며 조합 간 차별을 일삼았다. 특히 특정 노조와 야합해 ‘일반직만의 급식비 인상’에 합의함으로써, 전체 구성원의 5분의 1을 차지하는 비일반직 노동자들을 수개월간 깊은 소외감에 시달리게 하며 직종 간 갈등을 은밀히 조장했다. 교섭창구가 쪼개질 때 사측의 입맛에 맞춘 구조적 차별이 어떻게 일터의 약자를 배제하는지 우리는 똑똑히 목격했다. 모든 직종과 구성원을 아우르는 교섭대표노조가 바로 서야만 이러한 구조적 차별의 악순환을 끊어낼 수 있다.
더욱이 사측의 ‘갈라치기 개별교섭’은 그 누구의 권익도 지키지 못한 채 한 지붕 두 가족이라는 기형적인 근로조건만 낳았다. 개별교섭의 결과, 사측과 단협을 체결한 소수노조 2곳의 조합원들은 내년부터 연차 전일 촉진을 전제로 한 연차휴가보상제도를 적용받는다. 반면, 무단협 상태인 KBS본부 조합원과 무노조원들은 기존 취업규칙과 보수규정, 단협의 규범적 효력에 따라 의무연차를 제외한 미사용 연차 전액을 보상받을 수 있다. 사측과 소수노조의 개별교섭이 오히려 소수노조 조합원들의 근로조건마저 후퇴시키는 촌극을 빚은 셈이다. 이 과정에서 주말과 명절까지 반납하며 끝없는 단협과 임협 절차에 내몰린 노사 실무자들의 몸만 축났다.
결국 지난 2년간 박장범 사측이 개별교섭을 통해 얻어낸 것은 아무것도 없다. 지상파 시장의 구조적 위기 속에서 구성원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도 모자랄 판에, 노사관계와 노노관계만 파탄에 이르렀다. 사측의 노조 파괴 시도는 철저히 실패했고, 역설적이게도 분열과 차별에 맞선 구성원들이 결집하며 KBS본부의 과반노조 달성만 앞당겨 주었다.
이제 박장범과 그 수하들의 시간은 끝났다. 새 방송법에 따른 사장 선출 절차가 마무리됐고, 박장범이 낸 가처분마저 기각되면서 당신들의 소임은 사실상 종료됐다. 개정 방송법에 따라 후임자에게 자리를 내줘야 할 자들이 마지막까지 개별교섭을 승인한다면, 그 혼란과 행정적 부담은 고스란히 차기 경영진과 구성원들의 몫이 된다. 곧 퇴장할 자들이 새출발해야 할 노사관계에 재를 뿌리고 가서는 안 된다.
새 방송법은 KBS가 경쟁력 있는 진짜 공영방송으로 거듭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는 첫걸음은 갈기갈기 찢긴 구성원들을 다시 하나로 응집해 변화의 시대를 함께 돌파하는 것이다. 교섭대표노조인 KBS본부는 특정 직종이나 일부 조합원이 아닌, 비일반직과 무노조원을 포함한 KBS 노동자 전체의 권익을 지키는 든든한 버팀목이 될 것이다. 박장범과 그 수하들에게 엄중히 경고한다. 더는 KBS를 늪에 빠뜨리지 말고, 깨끗하게 떠나라.
2026년 11월 4일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쟁의대책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