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6호-14] [본부장 칼럼] KBS는 왜 달라지지 않는가?
[236호-14] [본부장 칼럼] KBS는 왜 달라지지 않는가?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20.07.29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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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장 칼럼

KBS는 왜 달라지지 않는가? 

  오래된 숙제를 확인한 2020 경영혁신안 

  7월 1일, 조회사를 통해 경영혁신안이 공개된 직후, 중집회의에서 20여명이 모였습니다. ‘새로운 게 없다’, ‘실천이 의문스럽다’는 두 가지 반응은 같은 맥락이었습니다. 오래전부터 KBS의 혁신안들이 성과를 제대로 낸 적이 없음을 드러냅니다. 일하는 조직,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 대응이라는 숙제는 오래되었습니다. 이번 2020 경영혁신 방안은 부정적으로 말하면 짜깁기이고, 어떻게 보면 오랜 숙제를 다시 확인한 수준입니다.
 
  지휘관의 의도 (Commander’s Intent, CI)

 “어떤 작전계획도 적과 만나면 쓸모가 없어진다.” 
(美 웨스트포인트 / 톰 콜디츠 대령)

  계획대로 밀고 나가려 하지만 곧 적들이 주도권을 잡고, 날씨가 바뀌고 핵심 자산이 파괴됩니다. 계획은 있어야겠지만 실전에서 승리하려면 또 다른 무언가가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1980년대 미군은 군사계획이 아니라 지휘관의 의도 (Commander’s Intent, CI)라는 신개념을 도입했습니다. CI는 모든 명령서의 가장 윗부분에 계획의 목적과 작전 활동의 바람직한 최종 상태를 명시한 짧은 서술입니다.

  이번 KBS경영혁신안에서 목표로 기술되는 “비용 긴축과 수입 확대로 재무건전성 및 콘텐츠 투자 여력 확보”, “경영혁신과 공적 재원 안정화로 지속 가능한 KBS”가 CI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여기에 ‘직무와 성과 중심의 슬림&스마트한 조직’ 등, 큰 틀에서의 방법도 덧붙여졌으니 무난한 시작입니다. 그런데 거의 모든 KBS경영진이 여기까지는 했지만 성과는 크지 않았습니다.
   
  승리의 조건: 자율성을 주되 의도와 책임은 분명히

  미군 상위체계에서는 지휘관의 의도 (Commander’s Intent, CI)를 통해 최종적으로 바람직한 상태를 기술할 뿐, 그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한마디도 하지 않습니다. 왜냐면 돌출상황이 발생하면 계획이나 지시는 쓸모가 없어지기 때문입니다. 원래 계획상의 자원이 없어지거나 변경될 수 있습니다. 단, CI와 책임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모든 계급의 병사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상사의 상세한 지시가 없더라도 가능한 모든 수단을 스스로 선택해서 마지막까지 싸웁니다. 자율성과 책임이 균형을 이룬 것입니다. 

  혁신안이 담고 있는 CI, 즉 “혁신의도”가 구성원에게 공유되어야 혁신이 성공합니다. 이는 조직 민주주의뿐 아니라 기능적으로 판단했을 때 그렇습니다. 

  성과에 기반한 보상 체계라는 KBS 경영진의 CI를 봅니다. 당장 다른 성격의 그룹과 개인을 어떻게 평가해야 하는지, 실전의 문제에 봉착합니다. 이때, 중간관리자들이나 사원들이 ‘방법이 마땅치 않은데... 예전처럼 흐지부지되겠지’하는 태도를 가진다면 변화는 또 요원해집니다. 대안 제시와 냉소는 결정적 차이입니다. 현장에서 아이디어와 수단을 동원해 자율적으로 CI를 구현할 수 있는 환경과 그 책임이 조직 내에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우리 노조는 KBS경영진의 혁신의도가 투철하게 공유되고 있는지 설문조사를 했습니다. 우리 조합원 10명 중 8명 꼴로, 혁신안의 실천에 의구심을 품었습니다. 실천에 의구심을 품는 중간관리자나 사원들에게 현장에서 혁신을 실천할 수 있는 아이디어와 책임을 기대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이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입니다.

  경영진만의 힘으로 혁신을 이룰 수는 없습니다. 위에서 내려보내는 단기계획, 지시는 허점이나 돌출변수에 걸릴 것입니다. 이 상황을 극복해야 하는데 그것은 현장의 사원만이 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 못한다면 경영진은 대안은커녕 혁신이 어떤 반응과 성과를 거두는지 정보조차 얻지 못하다가 시간만 보낼 수 있습니다.   

  변화를 위한 노사협의체를 고민합니다 

  현장에서 답을 찾아 혁신을 달성할 구성원의 공감이 필요합니다. 사원들이 불안과 의심에 사로잡혀 있다면 공감은 불가능합니다. 우리 조합은 일터의 안정성과 공정성을 담보할 장치를 쟁취할 것입니다. 조합원이 겪는 난관, 극복할 수 있는 아이디어와 지원책이 오고 갈 수 있는 채널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조합원들의 지혜를 모아 경영진과 대화하겠습니다. 경영진은 변화를 향한 사원들의 생각을 경청하고 지원해야 합니다. 우리는 혁신의 주체입니다.

 

본부장 유 재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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