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8호-11] 조합원들의 목소리로 읽은 ‘전태일 평전’ 언론노조 KBS본부 유튜브 계정을 통해 만나보세요!
[238호-11] 조합원들의 목소리로 읽은 ‘전태일 평전’ 언론노조 KBS본부 유튜브 계정을 통해 만나보세요!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21.02.05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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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원들의 목소리로 읽은 ‘전태일 평전
언론노조 KBS본부
유튜브 계정을 통해 만나보세요!

 

   전태일 서거 50주년이었던 2020년을 맞아 전국언론노조 KBS본부는 11월 한 달간 『전태일 평전』 오디오북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KBS본부가 주관하여 진행한 이번 프로젝트에는 KBS본부 뿐 아니라, MBC·SBS본부, CBS·YTN지부 등에서 총 68명의 아나운서 조합원들이 참가해주셨습니다. 

   한 문장 한 문장 눌러 담아 읽은 이번 오디오북은 언론노조 KBS본부 유튜브 계정과 전국방송사노동조합협의회, 민주노총, 각 지본부 유튜브 등을 통해 접하실 수 있습니다. 반 백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우리에게 큰 울림을 주는 전태일 열사의 메시지에 조합원 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전태일 평전 오디오북 참가 후기
열사, 시대정신을 이끌었던 뜨거운 젊음

 

  헤겔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한 시대의 시대정신은 그 시대가 끝나야만 알 수 있는 것이라고. 그만큼 한 인간의 눈으로 당대의 시대정신을 꿰뚫어 보는 통찰력을 지니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때로는 소수의 사람들이, 심지어 단 한 명의 위대한 개인이 시대정신의 오류를 잡아내고, 새로운 시대정신으로 이끌 때가 있습니다. 1970년 가을, 그가 그랬습니다.
  당시의 노동환경이 어떠했는지는 그 시대를 살아왔던 선배들께서 더 잘 아실 것입니다. 열사와 동시대를 살아보지 못한 후배로서는, 그저 당시의 문헌자료를 통해서만 조심스럽게 짐작해볼 따름입니다. 국가 경제발전이라는 명목 아래 수많은 노동자들이, 지금으로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환경과 처우 속에서 인간으로서의 기본적인 권리와 가치조차 존중받지 못했던 시대였습니다. 그 당시 대한민국의 시대정신은 아마도 경제발전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겠지요. 그 시대정신 자체가 나빴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하지만 완벽한 시대정신은 없습니다. 어디든지 그늘이 있기 마련입니다. 열사는 그 그늘의 한 가운데 있었고, 그것이 잘못됐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아마 여기까지는 다른 많은 사람들도 알고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많은 사람들이 모두 열사가 되지는 못했습니다. 전태일은 달랐습니다. 그는 무엇이 그렇게 특별했을까 싶었습니다. 그러나, 평전에서 만난 열사는 평범한 청년이었습니다. 다만, 고등교육을 받지는 못했어도 영민하고 예리했으며,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지 알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에게는 당신의 젊음을 기꺼이 바칠 수 있었던 정의와 용기가 있었습니다. 
  ‘젊음이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고, 정의와 올바름을 위해 사는 것이다.’ 열사보다 조금 더 앞선 시대를 살아갔던 윤동주 시인의 일기장에 적혀있던 말입니다. 전태일 열사가 하늘로 떠난 해, 그의 나이 고작 스물 둘이었습니다. 열사 역시 하고 싶은 일이 많았을 것입니다. 학구열이 뜨거웠던 만큼, 한 푼 두 푼 모아 학비를 마련해 학업을 이어가고 싶었을 것입니다. 어쩌면 남들처럼 연애도 하고 싶었을 것이고, 근사한 직장에 들어가서 멋진 정장을 차려입고 이소선 여사께 빨간 내복도 선물해드리고 싶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열사는, 당신의 젊음을, 하고 싶은 일보다는 해야 하는 일을 위해 바쳤습니다. 좀 더 앞선 시대의 선배 동주가 시대정신의 그늘에 괴로워하고, 시를 쓰며 스스로를 부끄러워했다면, 열사는 그 부끄러움을 견디지 못하고 직접 나아가 정의를 외쳤습니다. 그렇게 열사로 남은 전태일 그는, 그의 젊음은 50년이 지난 오늘까지는 맑은 날 청계천 물살처럼 우리 마음속을 거칠게 흘러가고 있습니다.

  그로 인해, 우리의 삶이 얼마나 달라졌는지는, 굳이 말해서 무엇할까 합니다. 다만 지금 이 시간에도 노동의 그늘은 여전히 존재합니다. 수많은 노동자들이 안전 사각지대에서 생명을 담보로 노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가 노동의 새로운 시대정신을 열어주었다면, 언론계에 종사하는 우리 후배들은 그의 뜻을 마땅히 이어가야 할 것입니다. 그가 그의 젊음을 마땅히 희생하였듯, 우리도 우리의 힘이 닿는 데까지 시대의 그늘을 밝히는 젊음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의 50주기를 맞아 평전을 읽으며, 우리가 다시 한 번 우리사회의 그늘을 되돌아 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남현종 조합원
아나운서구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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