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호] 이런 일이 있었나?
[122호] 이런 일이 있었나?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13.10.24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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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안내

 

2면 : 뉴라이트교과서 비판했다고 <역사저널> 첫 회 불방

3면 : 길환영 사장과 J씨, 왜 특혜는 계속되는가?

<다큐극장> 종료 24편 중 13편이 유신찬양

4면 : 길환영과 엔트위슬의 차이

5면 : 수신제가하면 치국평천하가 될까?

6면 : KBS에 학자금을 허하라 / 끊이지 않는 성창경의 패륜

7면 : 종편 황금특혜 8vsb / 700MHz 통신사에 매각위기!! /

무엇을 망설이는가? 당장 황우섭을 문책하라!

8면 : 임규용을 보내며 / 추적 60분의 영광과 수난

 

 

[2면]

블랙리스트, 화이트리스트

 

뉴라이트 교과서 비판한 교수 출연했다고 <역사저널> 첫 회 불방

 

사상초유의 블랙리스트 ‘찍어 내리기’ 사태

 

길환영 사장 체제에서의 제작자율성 침해가 갈수록 노골화되고 있다.

지난 봄개편 때는 유신찬양 프로그램 <다큐극장>의 신설을 강행하고 1라디오 <열린토론> 등 시사 프로그램을 대거 폐지했다. 그리고 임창건 보도본부장, 김시곤 보도국장 체제 아래에서 국정원 대선개입을 물타기하기 위해 온갖 무리수를 두었고, 급기야는 TV 조선 베끼기 사태까지 일어났다.

 

 

이것도 모자라 이번 개편 때 신설돼 이번 주 토요일 방송 예정인 <역사저널 그날> 1편이 끝내 불방 처리됐다. 지난 주 금요일(10/18) 첫 녹화를 한 뒤 사단이 벌어졌다. <역사저널>이 방송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것. 패널인 상명대 역사콘텐츠학과 주진오 교수가 패널로 적합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 이유였다. 최근 주진오 교수가 타 방송에 출연해 교학사 뉴라이트 교과서 채택을 비판하는 발언을 한 적이 있는데, 반발과 논란이 예상되니 방송을 미루자는 것이다. <역사저널>의 아이템은 조선 말 흥선대원군과 고종에 대한 내용이었고, 최근 현안과는 무관한 것이었다. 그런데 패널을 문제 삼아 방송을 불방시키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결국 지난 월요일(21일) 김규효 기제국장이 불방을 최종 통보했고, 다음날인 화요일 두 번째 방송 녹화 때는 급조를 해 주진오 교수를 뺀 채 정조 의궤 아이템으로 녹화가 됐다.

김규효 국장은 주진오 교수가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방송을 할 수 없다고 한다. 과연 무슨 논란이 있었는가? <역사저널> 녹화 하루 전인 지난 17일 가을개편 설명회 때 배포된 보도자료에도 <역사저널> 첫 방송 아이템과 주진오 교수를 비롯한 출연자들의 명단이 명기돼 있었다. 아무도 이에 대해 문제제기를 한 적이 없었다. 그런데 시청자들과의 약속을 어기면서까지 첫회 방송을 불방시키고 2회 녹화 하루 전에 아이템을 엎어버리는 만행을 저지른 것이다.

 

김규효 국장은 의혹의 실체를 밝혀라

 

분명히 어디에선가 외압이 있었으리라고 판단되지만 김규효 기제국장은 자신이 결정한 것이라고 총대를 메고 있다. 김규효 국장은 이병순 사장 때인 2009년 에서 4대강을 다루라는 오더가 떨어졌을 때 제작진들이 거부를 하자 자신이 직접 제작을 했다. 결국 2009년 7월 5일 ‘4대강 사업, 득(得)인가 실(失)인가’ 편이 방송됐는데, 이 프로그램은 시종일관 4대강의 오염실태를 부각하며 4대강 사업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지금 4대강의 실체가 드러나고 있는 것을 본다면 그가 만든 프로그램은 결국 사기방송이었는데, 그는 이후 EP를 거쳐 지난 해 8월 다큐국장이 됐다. 이후 파업 이후 노사합의로 시사프로그램을 만들기로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편성국에 계속 책임을 떠넘기며 결국 무산시켰고, 올해 초 <다큐극장> 파동 때도 다큐국에서 제작을 해야 한다는 대다수의 바람에도 불구하고 책임을 회피해 결국 외주제작국으로 넘어가게 만들었다. 이렇게 ‘총대메기’와 ‘책임회피, 떠넘기기’로 일관해 온 그는 결국 사상초유의 불방사태의 주역을 맡고 말았다. 그는 반발이 거세지자 ‘의궤 특집 다큐멘터리가 방송되고 있기 때문에 시의성을 위해 아이템을 바꾼 것’이라며 말을 바꿨다. 사측도 지난 21일 보도자료를 내 ‘<의궤, 8일간의 축제>의 성공적인 흐름을 이어가고자 첫 방송으로 정조 4부작을 먼저 방송하고 고종과 흥선대원군 편은 방송시기를 조금 늦추기로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의궤> 방송은 몇 달 전부터 예정돼 있었는데 방송 5일 전에 불방을 시켜놓고 이 무슨 궤변인가? 녹화 당일 김규효 국장은 녹화장면을 모니터했고 제작진들에게 제작이 잘 됐다고 격려를 하기도 했다. 그런데 하루만에 마음이 바뀌어 불방을 시킨다? 아무리 논리가 옹색해도 그렇지 쓴웃음만 나온다.

 

 

낙하산, 부적격 MC 지명 전면 철회해야

 

올해 봄개편에서 ‘친박’ 평론가 고성국 씨와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 처남이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에 낙하산으로 기용되려다 반발이 거세지자 자진사퇴한 적이 있다. 그런데 이번 개편에서 비슷한 사례가 또 발생했다.

 

 

성명서에서 밝힌 것처럼 김동우 아나운서가 의 MC로 기용된 과정은 제작진과의 협의가 전혀 없이 밀실에서 결정이 된 것이다. 방송법에 의거해 2003년 제정된 <개정 KBS 방송편성규약>에 따르면 ‘취재 및 제작 실무자는 편성?보도?제작상의 의사결정에 대해 의견을 제시할 수 있고, 그 결정과정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하는 권리를 갖는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역사저널> 불방은 물론 이 사례 역시 방송편성규약 위반이다.

김동우 아나운서는 자신은 ‘MC선정위원회’라는 ‘명문화’된 절차에 따라 선정이 됐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 이번에는 ‘MC조정회의’가 열렸다고 했는데, MC선정위원회든 MC조정회의든 이것들은 사규에 규정된 공식 회의체가 아니라 김인규 사장 때 밀실에서 생겨난 임의회의체일 뿐이다.

절차뿐만 아니라 김동우 아나운서의 행적을 볼 때 그가 KBS의 대표적인 장수 프로그램을 맡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다.

그는 코비스에 올린 글에서 자신은 ‘갑질’의 희생자라고 했는데 과거 그가 빚었던 물의는 KBS 아나운서와 간부라는 직위를 이용한 행위로 볼 수 있다. 외부 강의 중 아나운서 지망 수강생과의 부적절한 관계, 심야의 추태 사건을 보면 그 역시 ‘갑’의 지위를 이용했다고밖에 볼 수 없다.

그는 지난 21일 코비스에 올린 글에서 몇 가지 충격적인 ‘폭로’를 했다. 2009년 포항국장 재직 당시 택시운전기사가 음주운전을 했다고 신고했는데 택시회사로부터 연락을 받은 경찰이 자신이 행패를 부린 것으로 사건을 조작했다는 것. 과연 상식적으로 이런 일이 가능한지 의문이다. 당시 감사가 진행됐고, 감사실은 그가 공사의 간부로서 부적절한 행위를 했다고 결론내렸다.

또한 이 사건으로 보직해임이 된 뒤 이병순 사장이 유감을 표명하고 다른 보직을 주겠다고 약속을 했는데 지키지 않고 공개사과도 안 해 이병순 사장 퇴진운동을 했다고 주장한다. 그가 이병순 사장 퇴진운동을 했다는 것은 금시초문이다.

 

심지어는 이상득 당시 의원 보좌관들이 자신을 음해해 포항국장에서 물러났고, 이병순 사장도 이에 시킨 대로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여권 실세 정치인이 KBS의 인사에 개입한 충격적인 정치 스캔들이다. 김동우 씨는 새노조 성명서의 글에 ‘문제가 있다면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고 했는데 이에 앞서 자신의 주장의 타당성을 먼저 입증해야 할 것이다.

 

어제 국회에서는 KBS 국정감사가 열렸다. 길환영 사장이 나왔고, 김현석 새노조 위원장도 참고인으로 참석했다. 길환영 사장은 조선종편 베끼기 사태에 대한 질문에 “CNN 화면을 이용하는 것과 같다”이라고 답하는가 하면 “(법무실과 심의실이 사전 검열기능을 한다는) 말은 못 들어봤다”느니 하며 최근 벌어지고 있는 사태에 대해 책임회피와 모르쇠로 일관했다. <역사저널> 불방사태에 대해 “특정 패널을 문제 삼은 것이 아니고 방송 시기 때문에 연기한 것으로 보고받았다”고 답했다. 이 말대로라면 누군가 허위보고를 한 것이 된다. 명백히 진상을 밝혀주길 바란다.

 

 

[3면]

길환영 사장과 J씨, 왜 특혜는 계속되는가?

 

<다큐극장> 초기 제작에 참여했다 과거 문제를 일으켜 퇴출당했던 제작사 책임자였음이 밝혀져 자진하차 했던 문제인사 J씨에 대한 특혜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J씨가 소속된 외주제작사는 <다큐극장> 하차 이후 <다큐공감>, <광복절 특집>, <사랑의 가족>, 등의 프로그램 제작에 참여해 약 2억여만원의 제작비를 벌었거나 벌 계획인 것으로 언론노조 KBS본부의 조사결과 드러났다.

이 제작사는 이미 <다큐극장>과 설특집으로 올 상반기 1억2천만 원의 수주를 했던 것으로 드러나, 올해에만 벌써 3억 2천만 원의 실적을 거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다큐극장> 하차 이후 특집프로그램 3편, 정규프로그램 1편이라는 파격적인 수주 실적은 이미 문제점이 밝혀졌음에도 KBS는 전혀 이 제작사를 문제 삼지 않겠으며 오히려 밀어주겠다는 의지의 피력으로 읽힐 지경이다.

 

과거 다른 이름의 외주제작사 대표였던 J씨는 2005년 6월1일 KBS <수요기획>에서 방송된 ‘자동차 반란을 꿈꾸다’ 편을 제작, 한 중소기업이 전기자동차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다고 방영했으나 그 중소기업 대표가 바로 J씨의 동생으로 드러나 KBS의 공영성에 막대한 상처를 입힌 인물이다. 당시에도 큰 문제라고 판단하여 <수요기획>과 <사랑의 가족>의 제작 참여가 3년간 금지됐던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 그가 슬그머니 컴백해 제작을 하게 된 프로그램이 바로 그 <수요기획>의 후속인 <다큐공감>과 <사랑의 가족>이라는 사실은 더더욱 일선 제작진들을 경악케 하고 있다.

J씨와 길환영 사장과의 특수관계에 대한 방증자료는 또 다른 곳에서도 드러난다. 바로 J씨의 제작사가 올 초 설특집으로 제작했던 프로그램은 ‘빛의 예술 나전, 일본을 사로잡다’ 편이었다. 나전공예가 길00씨를 다룬 다큐이다. 길환영 사장이 대전총국장으로 있던 2007년 12월, J씨는 대전 충남지역 로컬 방송용으로 나전공예가 길00씨를 다룬 다큐멘터리를 이미 제작해 납품한 적이 있다. 프로그램 제목은 ‘일본을 감동시킨 나전공예가 길00 이야기’였다. 이 프로그램은 J씨의 이름을 삭제한 채 전국방송으로도 방송됐고 재방도 됐다. 똑같은 이야기가 올해 초 또 설특집으로 나간 것이다. (2013.4.1. KBS본부 노보 103호 ‘길환영 사장 -현대사 프로그램 J씨의 특별한 관계’ 참고)

놀라운 것은 길00씨의 나전 공예 이야기가 KBS에서 최근에도 방송되었다는 사실이다. 최근 10월 2일자 뉴스광장에 길00씨의 전시회 소식이 리포트로 나갔다. 사실 길씨는 나전공예의 주요 장인들 사이에서 논란이 많은 인물이다. 길씨가 본인이 출연했던 다큐에서 언급한 것처럼 그녀는 장인이나 공예가라기보다는 기획자 혹은 사업가의 측면에서 봐야 한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한국의 대표 공영방송에서 그렇게 여러 차례 소개할만한 예술적 가치가 있는가에 대해서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그런 길씨를 50분짜리 다큐 프로그램에서 로컬 1회, 전국방송 3회나 내보낸 것이다. 뉴스에서도 이번 말고 몇 차례 방송되었다. 과연 어떤 이유가 숨겨져 있는 것일까? 길환영 사장과 해당 간부들은 이에 답해야 한다.

 

[3면]

 

<다큐극장> 종료. 24편 중 13편 유신 찬양

 

21일 가을개편 때 10월 19일 방송을 마지막으로 <다큐극장>이 종영됐다. 올해 봄 ‘관제개편’의 핵심이었던 <다큐극장>은 내외부의 극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끝내 편성이 강행됐고, 온갖 꼼수를 거쳐 외주로 제작이 됐다. 이 과정에서 2005년 <수요기획> 전기자동차 방송 사태 등 수 차례 물의를 빚어 퇴출됐던 ‘인스토리사’가 제작사로 들어온 사실이 밝혀졌고, 결국 자진 하차를 했지만 사측은 이에 대해 아무런 해명도 내놓지 않았다. 또한 KBS만이 가지고 있는 소중한 현대사 영상 자료 대부분이 외주사에 넘어갔다. 천인공노할 배임행위다.

방송된 23편 중 절반 이상인 13편이 박정희 정권의 업적을 찬양하는 내용이었다. 사측의 거듭된 변명에도 불구하고 <다큐극장>은 명백히 유신 찬양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프로그램이었다. 초기에는 5.18 항쟁, 전태일, 6월 항쟁 등을 구색맞추기라도 끼워 넣었으나 7월 들어서는 아예 유신찬양 아이템으로 도배를 해버렸다.

전 세계 어느 나라에서나 극우정권은 언론과 교육을 가장 우선적으로, 집요하게 장악하려고 한다. 교육과 언론은 사람들이 세상을 듣고 보는 눈과 귀이기 때문이다. MB정권부터 시작된 언론장악과 현재 진행되고 있는 교학사 뉴라이트 교과서의 친일·독재 미화, 유영익 국사편찬위원장 임명, 전교조에 대한 법외노조화 탄압이 바로 이런 움직임이다. <다큐극장>은 이러한 흐름에 부역을 한 것이다. 길환영 사장을 비롯해 여기에 동조한 수뇌부들은 그 죄를 어떻게 씻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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