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소식이 전쟁의 고통보다 중요한가!…
공영방송에 걸맞게 이란전쟁을 보도하라!
미국·이스라엘의 이란에 대한 침공과 이란의 반격으로 중동이 극심한 혼란에 빠져들고 있다. 이런 가운데 KBS가 이틀 연속 이란전쟁으로 인한 증시 폭락을 <9시 뉴스> 톱 블록으로 다루면서 공영방송에 걸맞은 전쟁보도를 하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증시 동향이 국민적인 관심사이긴 하지만, 평화를 지향해야할 공영방송이 전쟁의 고통보다 증시 소식을 먼저 전하는 것이 합당하냐는 것이다.
최근 며칠 동안의 증시 하락은 대한민국 주식시장의 내생적 문제라기보다 이란 전쟁이라는 외생변수에 따른 것이기에 이러한 편집은 더욱 이해하기 힘들다. 급격한 증시 변동으로 인한 혼란이나 이란 전쟁이 국내 증시에 미칠 영향은 얼마든지 보도할 가치가 있지만, 과연 원인이랄 수 있는 이란전쟁 보도보다 더 중요한 가치를 가질 수 있는가? 과연 보도시사본부 수뇌부는 이란전쟁 자체보다 국내 증시 동향이 더 중요하다고 보고 있는가?
게다가 지난 3일에는 전쟁이 일어나면서 중동지역을 탈출하려는 교민들의 어려움이 보도됐지만, 이 역시 증시소식에 밀렸다. 재외국민의 안전과 관련한 문제임에도 증시 소식이 더 중요하다고 KBS 보도시사본부 수뇌부는 판단한 것이다. KBS가 공영방송으로 국민의 안전에 더 높은 가치를 두어야함에도 불구하고, 증시 하락에 교민 안전 소식이 밀렸다. 이란전쟁을 연이어 첫 소식으로 편집하는 다른 방송사만 보더라도, KBS 보도시사본부 수뇌부의 가치판단에 얼마나 많은 시청자가 동의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란전쟁 관련 보도조차 실망스럽다. 마땅히 KBS라면 미국과 이스라엘이 왜 침공을 시작했는지, 전쟁이 어떻게 전개되고 있는지, 국제정치질서 속에서 이번 전쟁이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미국과 이스라엘, 이란의 주장이 무엇이며 실제는 어떠한지, 전쟁 당사국의 여론은 어떠한지 등을 입체적으로 보도해야할 것이다. 하지만 전쟁 발발 직후, KBS는 타사보다 보도 분량도 적었을 뿐더러 보도 내용도 입체적이기보단 단순히 전황을 전달하는 수준에 그쳤다.
타사의 경우 이번 전쟁이 이스라엘의 설득에 의한 결정이었다는 뒷배경을 짚거나 미국 내 트럼프 대통령 지지세력인 마가(MAGA) 내부에서조차 이번 이란 공습에 대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 다양한 시각을 전달했다. 시청자들이 현 중동 사태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중요한 내용이지만, KBS에서는 관련 뉴스들을 다루지 않거나 다루더라도 리포트에서 살짝 언급하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
오늘 우리 증시는 언제 하락했냐는 듯 급반등을 했다. 코스피 지수가 하루 만에 무려 10% 가까이 급등했으며,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등 우리 증시를 이끌고 있는 주요 종목의 주가 또한 큰폭으로 상승했다. 그렇다면 오늘 KBS 뉴스는 증시 회복 소식을 톱뉴스로 다룰 것인가? 다루지 않는다면 또 그 이유는 무엇인가?
전국언론노조 KBS본부는 줄기차게 낙하산 박민 이후 파우치 박장범에 이르기까지, KBS가 무너지고 있음을 지적했다. KBS가 무너진다는 것은 단순히 시청률의 문제가 아니라 그동안 KBS 쌓아온 일하는 방식, 시스템이 무너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KBS본부는 무너지는 KBS의 시스템, 저력을 부여잡는 심정으로 요구한다. 보도시사본부 수뇌부는 이번 이란전쟁 보도와 관련해 뉴스가치 판단에 문제가 없었는지 돌아보라! 그리고 공영방송 KBS가 국민에게 어떤 소식을 전해주어야할 것인지 진지하게 판단하기를 촉구한다.
2026년 3월 5일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쟁의대책위원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