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보 1호] 우리는 이제, 작지만 큰 투쟁의 한 발걸음을 내디뎠습니다
[특보 1호] 우리는 이제, 작지만 큰 투쟁의 한 발걸음을 내디뎠습니다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10.01.20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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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 12. 22(화) 발행된 노보 특보 1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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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경철 전국언론노조 KBS본부(준) 위원장이 드리는 글

우리는 이제, 작지만 큰 투쟁의

한 발걸음을 내디뎠습니다

 

 

 

지난해 8월 8일 KBS에 경찰이 난입한 사건이 일어나고 그들의 폭력 앞에 허망하게 무너지면서 우리들은 분노했습니다. 하지만 이사회와 청와대를 향한 분노의 크기만큼 싸움과정에서 우리들은 KBS노조 그리고 집행부의 행태에 대한 불만과 의구심도 높아졌습니다.

KBS노조는 그 이후 불법적인 사장 퇴진 상황에도, 이사회의 불법적 전횡 앞에서도, 이병순 사장의 폭거 앞에서도, 동료 조합원들을 향한 치졸한 보복인사에도, 무엇하나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습니다. 이대로 가다간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한 채 체념과 냉소주의만이 판을 칠지도 모른다는 위기의식이 생겼습니다. 정권의 방송장악 시나리오가 하나둘 현실화하는 동안에도 투쟁의 구심점을 잃어버린 우리들은 무기력하기만 했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우리들은 KBS노조에 대한 환멸 속에서 모래알처럼 흩어져 서로 속앓이하는 처지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특히 이번 파업찬반 투표 부결과 집행부의 사퇴거부는‘이젠 정말 무언가 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절박한

심정에 이르게 했습니다. 이제 더 이상의 체념은 더 이상의 냉소와 자조는 자칫 우리 모두를 다시 일어 설 수 없는 불구로 만들 지경에 이른 것입니다.

다행스럽게도 저만 이렇게 생각한 것은 아니었나봅니다.

새 노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시작하자마자 이미 수백명의 동료들이 용기있게 나서주고 있습니다. 기존의 노조가 아닌 밑바닥에서 새로 시작해야 하는 험난한 길임에도 그리고 사측과 권력의 폭력이 얼마나 심할지 뻔히 예상되는 시점임에도 정말 많은 동료들이 기꺼이 손을 잡아 주셨습니다.

‘희망이 보입니다’

이 말은 제가 한 말이 아니라 KBS 밖에 계신 한 분이 제게 한 말입니다. 우리가 낸 조그만 용기에 많은 시민들이‘희망’을 엿보고 있습니다.

저희가 이번에 만들려고 하는 새로운 노조는 사실‘새로운’ 노조가 아닙니다. 노조라면 응당해야할, 공영방송 노조라면

반드시 해야할 일들을 하겠다는 의미에서 우리는 전혀 새로운 개념의 노동조합이 아닙니다. 지금 우리 공영방송 노동조합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일까요? KBS가 공영방송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하는 지에 대한 견제와 감시입니다. 다양한 방식을 통해 김인규 체제의 공영방송에 대해 가차없이 비판하고 논쟁하고 싸우는 것이 지금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입니다. 특히 이미 비판의 예봉이 꺽여버린 시사프로그램과 뉴스의 정상화가 시급합니다. 그리고 비리감사 임명에서 보듯 김인규체제의 온갖 몰상식에도 온몸으로 당당하게 맞서나가야 겠지요.

‘진정한 공영방송으로 거듭나게 하는 것’이것이 새 노조가 할 역할입니다.

우리의 투쟁력은 어디에서 나올 수 있을까요? 그 단초는 감사실의 평직원들이 며칠전 보여준 행동에서 엿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단체협약상 노조에도 가입할 수 없는 그들이 비리감사 임명에 당당히 맞서 실명으로 된 성명서와 전보신청서를 썼습니다. 그들의 용기있는 행동에 화답하는 것, 용기있는 소수를 분노의 다수로, 같이 싸우는 다수로 만드는 것. 이것이 투쟁력입니다. 새로운 노조는 바로 그 길을 가고자 합니다.

우리는 이제 작지만 큰 투쟁의 한 발걸음을 내디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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