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보 1호] 김인규 특보사장의 NHK식 뉴스개조론 비판
[특보 1호] 김인규 특보사장의 NHK식 뉴스개조론 비판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10.01.20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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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자료는 2009. 12. 21(월) 발행된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노보 특보 1호에 실린 글입니다.

 

[특별기고] 김인규 사장의 NHK식 뉴스개조론을 보며

무엇을 위한 KBS의 뉴스 개편인가?

 

김경환(상지대 언론광고학부)

 

최근 KBS 김인규 사장이 뉴스에서 기자 리포트를 줄이거나 최소화하고 NHK처럼 앵커가 뉴스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개편을 시사하는 발언으로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논리적 근거는 리포트 시 사투리를 쓰거나 발음이 부정확한 기자가 나오는 것 보다 앵커가 진행하는 것이 뉴스 전달력에 유리하다는 것이다. 기자 리포트를 줄이고 앵커 위주 진행으로 뉴스의 심층성을 강화한다는 것도 이유의 하나다.

사투리 때문에 기자리포트를 줄인다?

물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공영방송인 KBS의 뉴스는 가장 정확한 표준어를 사용해야 한다는 점에서 심하게 사투리를 쓰거나 발음이 부정확한 기자의 리포트는 뉴스에 적합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사투리를 쓰거나 발음이 부정확한 기자가 리포트를 해서 뉴스 전달에 치명적인 문제가 발생한 사례가 얼마나 있는지 의문이지만, 만약 실제로 이러한 문제점이 존재한다고 해도 이것은 기존의 KBS 기자 채용 방식으로 인해 나타난 현상에 불과하다.

의사는 반드시 병의 원인을 진단하고 증상에 맞는 처방전을 내놓는다. 혹시 사투리와 발음이 부정확한 기자 때문에 리포트에 문제가 있었다면 먼저 과거 KBS가 기자 채용 과정에서 제대로 검증을 하지 못한 것을 탓해야 할 것이다. KBS 기자의 사투리와 부정확한 발음의 기자 채용 방식이 원인이다. 따라서 해결책 역시 기자 채용 방식의 개선에서 찾아야 하는 것이 순리다.

신문기자가 취재만하고 기사작성은 대필한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결법을 기자 리포트를 줄이거나 NHK처럼 앵커가 모든 뉴스를 진행하는 것에서 찾는다면 결국 배경에는 KBS 소속 기자들에 대한 노골적인 불신이 존재한다고 밖에는 생각되지 않는다. 방송뉴스를 취재한 기자가 리포트하지 않고 앵커가 전달한다는 것은 신문사의 기자가 취재만하고 실제 지면에 실리는 기사는 문장력 있는 전문대필자가 취재내용을 기사화한다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예외는 있다. 다큐멘터리는 프로그램을 만든 PD가 내레이션을 맡지 않는다. 대신 성우나 아나운서 등의 전문내레이터를 활용한다. 그러나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서 목소리 좋은 누군가에게 내레이션을 맡기는 작업과 뉴스를 전문 앵커가 읽어주는 식으로 전달하는 차원이 다른 문제다.

방송뉴스의 생명은 기자의 현장취재

방송뉴스의 생명은 기자가 직접 현장을 취재한 생생한 화면과 오디오를 시청자에게 직접 전달해 주는 것이다. 기자 리포트는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다는 증거다. 뉴스에 대한 신뢰를 담보하는 수단이다. 결국 기자의 리포트는 자신이 취재한 뉴스에 대한 일종의 무한책임을 나타내는 상징적 표현이 셈이다.

탐사보도는 축소하면서 뉴스심층성 강화는 자가당착

또한, 1분 20초짜리 뉴스를 25~26개 방송하는 현행의 ‘뉴스9’를 8개 정도의 아이템으로 줄이고 앵커 위주 진행으로 뉴스의 심층성을 높이겠다는 주장 역시 설득력이 낮기는 마찬가지다. 방송사들의 메인 뉴스는 백화점식 나열에 급급해 심층성이 낮다는 지적을 지속적으로 받아 온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심층취재를 통한 시사프로그램과 탐사보도프로그램들의 편성해왔다. 이런 심층취재 보도를 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은 자꾸 없애라고 하면서 정작 메인뉴스의 개편 구실로 심층성의 강화를 내세운 것은 자가당착이다.

신입사원 선발 시 기존의 기자직종과 PD직종으로 분리되어 있는 ‘방송직군’으로 통합하겠다는 의견도 논쟁거리다. KBS 내부에 존재하는 직종간의 두터운 벽을 타파해야 한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받아들이고 싶다. 만약 본심이라면 오늘 PD로서 오락프로그램을 만들다가 다음날 인사 발령이 나면 정치부 기자로 뉴스기사를 작성하는 것을 김인규 사장은 공영방송 KBS의 미래 인재상으로 간주한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지금 필요한 것은 저널리즘 정신 입각한 탐사보도

끝으로 김인규 사장은 앵커가 뉴스를 심층 전달하는 사례로 NHK를 거론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일본은 자유민주주의 국가 세계적으로 봐도 유래가 없을 정도로 50년간 자민당 장기집권이 이루어졌던 국가다. 공영방송은 민주주의 발전과 성숙에 필수불가결한 존재다. 공영방송은 국민에게 다양한 시각의 정보를 객관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기본적 책무다. NHK처럼 앵커에 의해 기계적 중립성을 빙자한 무색무취한 정보 전달보다는 사투리를 쓰거나 발음이 좀 부정확하더라도 저널리즘 정신에 입각해 사회의 문제점을 파헤치고자 노력하는 기자가 아직은 우리 사회에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점을 김인규 사장은 잊지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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